[ESG Global Sight]신용만큼 흔들리지 않는 포스코의 글로벌 ESG글로벌 철강사보다 앞선 ESG 경영...전문성·다양성 등 지적
박기수 기자공개 2021-02-16 10:21:02
[편집자주]
환경(E)·사회(S)·지배구조(G)를 합친 단어인 'ESG'는 2021년 국내 재계의 최대 화두다. 동시에 ESG를 고려한 'ESG 경영'은 기업들의 중장기 목표가 됐고 투자자들에 어필할 강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 평가 기관에서 부여받은 고(高)등급은 기업의 자랑거리가 된다. 다만 시각을 '국내'로만 한정 지으면 그만일까? 해외 기업과 경쟁 중인 대기업들의 ESG 경쟁 무대는 국내가 아닌 '글로벌'이다. 국내 기관과 글로벌 기관이 부여하는 ESG 등급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 지, 글로벌 기관이 평가한 국내 대기업들의 ESG 등급은 어떠한지 더벨이 취재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5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에게 2020년은 잊고 싶은 해면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남긴 오묘한 해였다. 우선 코로나19와 원가 폭등이 겹쳐 사상 첫 분기 적자라는 오명을 썼다. 재무적 성과 창출의 실패였다.그럼에도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은 포스코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무디스는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ArceloMittal)의 신용등급을 Baa3(부정적)에서 Ba1(안정적)으로, 일본제철의 신용등급을 역시 Baa1(부정적)에서 Baa2(부정적)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포스코의 신용등급(Baa1(안정적))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무구조를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 셈이었다. 실적 부진 와중에 거둔 소기의 성과였다.
동시에 포스코는 올해 최대 화두가 된 '비재무적 성과'와 관련해서도 글로벌 평가기관으로부터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는 매년 ESG 우등생이었던 포스코가 글로벌 단위의 평가에서도 동종업계 경쟁사들과 밀리지 않는 모습 이상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글로벌 경쟁사 앞서는 ESG 등급...지배구조 긍정적
글로벌 ESG 평가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포스코의 ESG 등급을 BBB등급으로 평가했다. MSCI 등급 분류상 BBB등급은 총 7등급 중 4번째 등급으로 중위권에 속한다. 매년 최상위급 평가를 받는 국내의 시선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다만 경쟁사들의 경우 포스코보다 평가 등급이 낮다. 일본제철(BBB)만이 포스코와 동일한 등급을 받고 있다. MSCI는 아르셀로미탈에 BB등급을, 중국의 바오산철강과 허베이강철에는 각각 BB등급, CCC등급을 부여했다. 바오산철강의 CCC등급은 최저 등급이다.
영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LGIM 역시 포스코의 ESG 점수를 17점으로 부여했다. 아르셀로미탈(11점), 일본제철(12점), 허베이강철(8점)보다 높은 점수다.
등급과 점수 개념에서 벗어나 ESG 관련 리스크의 정도를 평가하는 서스테이널리틱스(Sustainalytics)의 경우 포스코의 ESG 리스크 정도를 40.8점으로 평가했다. 낮지 않은 수치지만 일본제철(50.2점), 허베이강철(62.1점)보다는 적은 점수다.
세 ESG 평가 기관의 공통점은 포스코의 지배구조를 높이 평가했다는 점이다. 특히 LGIM의 경우 포스코의 주식 유통 비율(Free float)이 50% 이상이라는 점과 이사회 의장과 이사회 멤버들에 대한 독립성이 보장돼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서스테이널리틱스 또한 포스코가 기업지배구조와 관한 이슈를 잘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감사위원 전문성 기준 및 성별 다양성 부족, 환경분야 개선 시급
다만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LGIM은 포스코의 감사위원회의 전문성에 대해 기준 미달이라고 지적했다. LGIM은 감사위원회 내부에 적어도 1명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규정한 재무 전문가'를 포함시키도록 권고한다. 현재 포스코 감사위원회 위원들(△박병원 △정문기 △박희재 중 재무 전문가로 분류되는 인물은 정문기 사외이사다.
LGIM은 포스코 이사진에 성별 다양성이 없다는 점도 감점 요소로 꼽았다. LGIM은 등기임원진에 30%의 여성 임원을 두는 것을 최저 기준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재 포스코는 대표이사부터 사외이사진들까지 이사회 멤버 12명 전원이 남성이다.
환경(E) 분야에서의 개선도 시급해 보인다. 포스코는 LGIM으로부터 환경 점수 3점을 받았다. 산업 특성 상 저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일각에서는 평가하지만 동종업계의 바오산철강이 20점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이를 '개선할 수 없는 요소'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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