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의료 AI 1호' 제이엘케이, 진단 넘어 '예측·치료' 겨냥①2014년 설립 후 한 차례 '피보팅', B2B·B2C 확대…플랫폼 역량 키운다
신상윤 기자공개 2021-03-19 07:36:44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지난해 100곳을 넘기며 시장에 안착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나노소재 등 비(非)바이오 기업 약진도 눈에 띈다. 다만 일부 기업의 신뢰성 문제는 제도에 색안경을 씌운다. 한국거래소가 올해 평가항목 확대 등을 개선해 질적 성장 도모에 나선 이유다. 더벨은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 전망과 현재를 비교해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6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M에서 개발한 '왓슨'은 대중적으론 널리 알려졌지만, 엄밀히 의료 인공지능(AI)이라고 인정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왓슨은 의사들이 입력한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증상에 따른 과거 진단과 치료법을 보여주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다만 왓슨은 시장의 문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왓슨이 문을 연 의료 AI는 현재 신약 개발과 헬스케어 등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다.의료 AI 기업 '제이엘케이(JLK)'는 1호 상장사 타이틀을 거머쥔 곳이다. 제이엘케이는 김원태 대표가 2014년 2월 설립한 '제이엘케이인스펙션'이 모태다. 사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설립 초기에는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과 AI 기술을 결합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표면의 미세 크랙을 검출하는 장비를 개발해 납품했다.
그러나 전방 산업 불안정성 등 이유로 이듬해 의료 AI 전문기업으로 '피보팅'했다. 이후 김 대표는 도쿄대에서 뇌 과학과 AI 등을 연구하던 김동민 대표를 영입했다. 연구소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된 그는 최고경영자(CEO)에도 오르며 성장의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자 대표 체제를 꾸린 제이엘케이는 김원태 대표가 경영총괄을, 김동민 대표가 경영 및 연구총괄을 맡고 있다.
김동민 대표는 제이엘케이 합류 후 뇌졸중과 전립선암 진단 솔루션 등에 기여하며 기술력 높이는 데 힘을 쏟았다. 특히 뇌졸중 유형을 분류하는 AI 기반 뇌경색 분석 솔루션(JBS-01K)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 3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데 이어 분당서울대병원 등에 납품되며 사업화 가능성도 보여줬다.
제이엘케이는 영상처리와 AI 분석 기술 등을 탑재한 의료 분석 올인원(All-in-One) 플랫폼 '에이아이허브(AIHuB)'를 기반으로 기술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이 같은 기술력에 기반해 제이엘케이는 2019년 12월 기술특례 상장제도를 밟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외부 평가기관인 NICE평가정보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각각 BBB등급과 A등급을 취득했다.
제이엘케이 사업 영역은 △AI 기반 의료영상 진단 플랫폼(에이아이허브·AIHuB) △원격 AI 헬스케어 플랫폼(헬로헬스·Hello Health) △AI 토털 데이터 매니지먼트 플랫폼(헬로데이터·Hello Data) 등으로 나뉜다. 대표 플랫폼 에이아이허브는 37개 AI 솔루션으로 의료영상을 진단한다. MRI와 CT 등 8가지 의료영상 장비에서 촬영된 데이터를 짧은 시간 내 분석해준다. 병원, 의료기관 등이 주 고객이다.
헬로헬스는 에이아이허브 핵심 솔루션을 원격 의료 플랫폼에 적용한 B2C 사업이다. 웹 또는 앱으로 개인이 의료영상 정보에 접근하고, 분석된 데이터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의료진의 진료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헬로데이터는 에이아이허브와 헬로헬스 등에서 축적한 정보를 수집 및 정제, 가공 등 사업을 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제이엘케이는 AI 기술과 빅데이터 플랫폼을 결합해 다양한 산업에 진출할 계획도 품고 있다. 가까이는 신약 후보 물질 도출이나 제약 관련 플랫폼에서부터 멀리는 자율주행과 같은 이종산업으로 진출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제이엘케이는 우선 AI와 빅데이터를 결합해 사업화가 가능한 플랫폼 구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계획이다.
제이엘케이는 설립 7년여 만에 상장하면서 목표 달성을 위한 성장 동력도 얻었다. 걸음마 단계인 의료 AI 시장 선점과 더불어 AI 학습에 필수적인 데이터 확보 등에 주력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현재 질병의 상태를 진단하는 것을 넘어 건강 관련 예측과 치료의 영역까지 확장한다는 것이다.
제이엘케이는 지난해 매출액(45억원)이 전년대비 20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목표했던 시장이 잠재력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코로나19는 비대면 의료 시장에 대한 인식과 수요를 예년과 달리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도 됐다.
김동민 대표는 "지난해 의료 현장에서도 AI와 빅데이터가 대결 구도가 아닌 정확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새로운 기술이란 데 인식의 변화가 있었다"며 "의료 현장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함께 제이엘케이 차별화된 플랫폼을 고민하며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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