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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자본확충]신규 투자자들이 본 매력 포인트 '경쟁사 카뱅'카카오뱅크 고밸류 후광효과, 암호화폐 시장 공략 차별성에 높은 점수

이장준 기자공개 2021-05-28 07:30:51

이 기사는 2021년 05월 27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단일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의 자본확충에 성공하면서 신규 투자자들이 진입해 이목을 끈다. 특히 어떤 매력에 끌려 투자자들이 진입했는지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을 높게 평가해 케이뱅크가 후광효과를 누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암호화폐 시장 등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카카오뱅크와 '다른 길'을 갔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은 배경으로 꼽힌다.

케이뱅크는 26일 이사회를 열어 1조249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그중 7250억원 규모는 제3자 배정으로 신규 투자자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MBK파트너스(2000억원), 베인캐피탈(2000억원), MG새마을금고가 대표 투자자(LP)로 참여한 사모펀드(1500억원), JS프라이빗에쿼티-신한대체투자운용이 Co-GP로 결성한 사모펀드(1250억원), 컴투스(500억원) 등을 새로운 주주로 맞이한다.

신규 투자자 대부분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 이후 차익 실현을 기대했으리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케이뱅크는 내년에 흑자로 전환하고 2023년에 IPO를 하겠다는 로드맵을 갖고 있다. 피어그룹(peer group)으로 묶일 카카오뱅크의 '몸값'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0월과 11월 카카오뱅크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 주당 발행가격은 2만3500원을 기록했다. 장외시장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 카카오뱅크의 주당 가격은 26일 기준 9만6500원이었으니 발행가의 4.11배에 달한다.

지나친 고(高) 밸류에이션이라는 평가도 많지만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후광효과를 입어 시장에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번 증자 발행가가 액면가 대비 30% 오른 금액임에도 투자 수요는 충분했다.

한 주주사 관계자는 "이번 증자에는 기존 주주들이 잘 참여하지 않고 외부에서 새로 유입된 경우가 많았다"며 "카카오뱅크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물론 단순히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라고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단적인 예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플랫폼을 등에 업고 가파르게 성장했으나 케이뱅크는 활용할 만한 플랫폼이 없어 차별화할 '무기'가 필요했다.

케이뱅크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지난해 6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를 맺고 원화 입출금 전용계좌 서비스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코인 시장에 유동성이 쏠리면서 본격적으로 주목받았다. 올 1분기에만 4대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빗, 코인원)에서 거래된 자금 규모만 1500조원에 달할 정도였다.

시장에서는 케이뱅크의 요구불예금이 급증하자 안정적으로 예대율을 관리할 수 있는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확보한 저원가성 예금을 대출 대신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는 식으로 풀어냈다. 국공채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안전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꾸렸고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작년 금융권에서 처음 선보인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도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여기 힘입어 지난달 말 케이뱅크의 고객 수는 537만명으로 늘어났다. 한 달 전과 비교해 146만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수신은 한 달 만에 3조4200억원 늘어 12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여신 잔액은 같은 기간 8500억원 증가한 4조6800억원이 됐다.

이번 증자로 납입자본금은 9017억원에서 2조1515억원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그만큼 여수신을 추가로 키울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앞서 케이뱅크는 내부적으로 자본금 규모가 최소 1조1000억~2000억원 수준이 되면 여수신을 8조원 수준으로 늘릴 수 있어 손익분기점(BEP)을 넘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시 은행권 평균 순이자마진(1.5%)과 1년 판매관리비(1200억원) 등을 감안한 수치다. 이번 증자로 납입 자본금 규모가 2배로 뛰면서 단순 계산 시 여수신을 16~17조원 수준까지 늘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자본비율도 상당히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6월 말 10.2%였던 케이뱅크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BIS비율)은 4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받고 3개월 뒤 25.9%로 높아진 바 있다. 영업자산 규모가 작아 상승 폭이 유독 컸다. 작년 말 기준으로는 17.9%를 기록했다. 올해 영업활동으로 BIS비율은 이를 밑돌았으나 이번 증자 이후 다시 20%를 훌쩍 넘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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