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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잇따른 환경기업 인수…ESG는 명분, 속내는 IPO 몸값 [상장전략 다시 쓴 SK에코플랜트]①이익 불안정한 건설업 대신 '수처리·폐기물' 택했다…베올리아·WM과 비교 기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1-08-13 10:19:06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0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부터 ESG(환경·사업·지배구조) 경영을 공언하면서 친환경 관련 기업 인수를 연달아 성사시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ESG 경영에 화답하는 측면이 높지만 속내는 기업공개(IPO)에 있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SK에코플랜트는 건설업을 주력으로 하던 시절에도 여러 번 IPO를 시도해왔지만 여러 악재가 겹쳐 무위로 돌아간 바 있다. 친환경 사업이 건설업보다 주목받는 투자 분위기 속에서 ESG를 명분으로 IPO를 위한 기업가치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이다.

◇'불안한' 건설업 이익 창출력…'수처리·폐기물'로 상장 돌파구

SK에코플랜트는 10여년 전부터 상장을 추진해 온 경험이 있다. SK건설이 해외 플랜트 사업에 집중하던 시절이다. 2014년 IPO를 목표로 했지만 중동 플랜트 원가율 상승으로 인해 2013년 별도 기준 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탓에 상장설도 자연스레 사라졌다.

사진출처=SK에코플랜트

3년 전이던 2018년에는 상장이 더욱 구체화 됐다. IPO 작업에 적극 나섰지만 같은 해 7월 라오스에서 시공 중이던 댐 붕괴 사고가 발생하며 무산됐다. 이 사건으로 2018년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60% 가까이 하락한 867억원을 기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상장을 준비할 때마다 이익이 등락을 거듭하며 골머리를 앓았다. 상장설이 시작된 지난해에도 건설업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했다. 부전~마산 복선전철 시공 현장에서 지반 침하 사고가 생긴 탓에 복구 공사 비용을 선반영했다. 코로나19로 때문에 해외 공사에서 피해도 있었다.

결국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다. SK에코플랜트는 그 답을 수처리·폐기물 산업에서 찾은 셈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7월 조직 개편을 통해 “경제적가치(EV)와 사회적가치(SV)를 함께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신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ESG 경영을 처음으로 본격화했다. 공교롭게도 지난해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이 ESG를 핵심 투자 지표로 삼겠다고 연초에 선언한 뒤 전세계적으로 ESG 경영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해이기도 하다.


SK에코플랜트는 ESG 경영 선포 후 9월 수처리·폐기물 전문 기업인 환경시설관리(옛 EMC홀딩스)를 1조500억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환경시설관리는 수처리 민간위탁 시장 점유을 41%를 기록 중인 국내 1위 업체다. 폐기물 소각과 매립시설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폐기물 M&A(인수합병)가 활발하다. 국내 폐기물 기업 M&A 경쟁에서 SK에코플랜트가 빠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6월 초 충청권 폐기물 업체 4곳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도 폐기물 소각 업체 3곳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인수에 썼거나 앞으로 쓸 돈이 1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SK에코플랜트 측은 하루 968톤(의료폐기물 제외) 규모 사업장 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한 국내 1위 사업자 지위를 갖췄다고 강조한다.

◇'환경업' 밸류에이션 메리트 뚜렷…해외 기업과 비교 노릴 듯

SK에코플랜트가 상장을 위해 핵심으로 택한 수처리·폐기물 사업은 향후 IPO 추진 시 회사가 목표한 밸류에이션으로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주식시장에 상장할 때는 시장 내 유사기업과 비교해 가치평가를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경우 건설사는 통상 PBR(주가순자산비율) 방식으로 가치평가를 받는다.

반면 환경업을 활용하면 PER(주가수익비율)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비교기업을 찾을 수 있다. 수처리·폐기물 사업은 세계적으로 쓰레기 양은 늘지만 정부 규제, 투자 규모 등을 이유로 처리 시설 공급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 진입이 어렵기 때문에 기존 참여자에 대한 주식시장의 기대도 크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5월 안재현 대표이사가 직접 사내 인트라넷 영상에 출연해 기업가치 10조원 전략을 공개했다. 국내 건설사 중 시가총액 1위인 현대건설 시가총액이 6조원에 못 미치는 만큼 건설업을 기준으로는 이런 평가를 받기 어렵다.

SK에코플랜트가 피어그룹(Peer Group)으로 내세울 수처리·폐기물 기업으로는 국내외 기업이 모두 거론된다. 최근 상장한 기업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전통의 국내 기업이 아닌 해외 기업을 비교기업에 대거 포함시키고 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도 해외 플랫폼 기업 4곳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국내 금융 지주회사보다 높은 가치를 인정 받았다. SK에코플랜트도 이런 동향을 예의주시할 것이란 평이다.


해외 피어그룹 후보로는 프랑스의 베올리아, 미국 웨이스트 매니지먼트(WM) 등이 꼽힌다. 베올리아는 전세계 수처리 1위 업체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인수한 환경시설관리의 사업 모델이 베올리아와 유사한 구조다. 미국 WM은 자국 내 폐기물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이 SK에코플랜트와 비슷하다. SK에코플랜트처럼 유사 기업을 인수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현재 유로넥스트 파리에서 거래되는 베올리아의 PER은 30배, NYSE에 상장해 있는 WM은 PER 39배로 평가 받고 있다. 만약 PER 30배를 적용한다면 당기순이익 3000억원 수준으로도 SK에코플랜트가 목표로 제시한 시가총액 10조원을 달성할 수 있다.

국내 폐기물 기업도 성장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있다. 코엔텍과 인선이엔티가 대표적이다. 영남권 최대 산업 폐기물 업체인 코엔텍은 PER 18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건설폐기물 처리 분야 선도 업체로 2019년 아이에스동서에 인수된 인선이엔티도 PER 14배로 시장에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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