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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체라, 아쉬운 '메타버스 양심선언' [thebell note]

윤필호 기자공개 2021-08-13 07:00:29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1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시장에서 '테마주'는 영원한 숙제다. 투자자의 수익 창출 기대와 염원을 담아 대규모 유동성 쏠림 현상으로 나타난다. 낙관적인 시선을 담으면 새로운 산업에 투자 수요를 충족시키고 주식 시장도 활성화로 이끄는 효과를 낸다. 하지만 테마주는 실제 종목의 가치와 관련 없이 무분별한 투자가 대부분이며 시장 왜곡으로 이어진다.

금융당국과 유관기관들은 매번 테마주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책 마련에 골몰한다. 하지만 다양한 수고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테마주를 찾는 움직임은 막기 어려웠고 투자 러시로 귀결되곤 했다. 특히 실제 사업과 관련이 없는 경우 문제가 커진다. 정확한 정보 검증 절차 없이 내재가치 이상의 과도한 자금이 쏠리면서 결국 투자자 피해로 이어지곤 했다.

테마주로 꼽힌 상장사 입장에서 특별한 대응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실제 사업과 관련이 있는 경우면 더욱더 그렇다. 기업가치를 높인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는 측면도 있다. 이에 적극적으로 테마주와 연관성을 만들어 주가 부양에 나서는 상장사도 적지 않다.

최근 시장을 이끄는 대표적 테마주로 메타버스(Metaverse)를 꼽을 수 있다. 메타버스는 3차원 가상공간을 구체화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최근 기술의 발전과 함께 플랫폼 개발로 파생된 다양한 행동 양식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신사업으로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엿보고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발굴 열풍이 불고 있다. 직접적으로 플랫폼을 개발·운영하는 네이버Z 등 대기업뿐 아니라 첨단 기술을 앞세워 협업에 나선 중소·벤처기업에도 투자금이 몰렸다.

하지만 영상인식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알체라'는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최근 메타버스 테마주로 꼽히면서 주가가 급등하자 지난달 27일 홈페이지 공고문을 통해 "지금까지 알체라의 사업모델 중 메타버스와 관련된 직접 사업 모델은 없다"고 밝혔다.

남다른 양심선언의 배경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매출액(연결기준)이 50억원도 안 되는 알체라가 시가총액 5000억원을 넘기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알체라가 어떤 생각으로 공고문을 발표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공고문의 문구를 통해 과도한 투자에 부담과 우려가 있었음은 짐작할 수 있다. 성과와 기술을 통해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겠다는 의도도 어느 정도는 깔려있다고 보인다. 테마주에 취하지 않고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 빠르게 행동에 옮긴 모습은 장기적으로 정직한 기업이라는 신뢰 구축에도 긍정적이다.

다만 이 같은 결단을 이행하는 방식에 아쉬움을 남겼다. 특별한 신호 없이 뜻밖의 공고문을 마주한 주주들은 다음날 전날 종가대비 25.09% 주가 하락을 감내했다. 단기적으로 주주들의 신의를 저버린 셈이다. 더 고민했다면 테마주 탈출 플랜도 충분히 연착륙이 가능했을지 모르는 일이다. 자본시장과 구성원을 향한 배려가 부족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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