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업 리포트]경동나비엔의 사업재편 노림수는 무엇①2세 경영 통해 내부거래 비판 해소하고 지배구조 안정화…지분율 50.51%→56.7%
손현지 기자공개 2021-08-24 07:17:55
[편집자주]
국내 보일러업체들이 변혁기를 맞고 있다. 사업다각화와 해외진출 등으로 매출 1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배구조 면에선 3세 경영을 준비하며 후계구도를 준비하고 있다. 경동나비엔과 귀뚜라미, 린나이코리아 등 3강 체제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변화, 재무관리, 신사업 준비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0일 10: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동나비엔의 2세 경영자인 손연호 회장은 최근 사업재편에 한창이다. 사업 특성 상 '경동원-경동나비엔'간 내부 거래가 불가피했는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요 알짜 사업부문을 중심으로 물적분할 등 지배구조를 개편하고 있다.경동나비엔은 모회사와 종속기업들의 자산총액이 1조원이 채 안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법적 감시망에 속하지는 않는다. 다만 회사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개선이 절실하다. 무엇보다 3세대 경영을 위한 후계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으로 지배구조의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내부거래 '70%'…지속되는 사익편취 비판
경동나비엔은 1973년 손도익 명예 회장이 창업한 보일러 제조사다. 지난 40여년간 도시가스 보일러, 기름보일러, 가스온수기 등 제조 뿐 아니라 버너, 열교환기 등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했고 국내 가정용 난방기구 업계 1위에 올랐다. 현재 8개에 달하는 종속회사를 거느리며 생활 환경 에너지 전문 기업으로 도약했다.
손 회장은 경동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경동나비엔 경영권을 쥐었다. 손 회장은 캐시카우인 나비엔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토대로 나머지 종속회사들을 효율적으로 거느리기 시작했다.
다만 경동원과 경동나비엔의 사업이 일부 중복되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졌다. 경동원이 영위하는 사업은 크게 지주사업부, 건축재·환경소재개발(세라텍사업부), 난방제어 시스템(네트웍사업부) 세 축으로 나뉜다. 네트웍사업부에서 제조한 보일러와 온수기에 사용되는 '콘트롤러 회로기판'의 경우 경동나비엔 납품 의존도가 컸다. 2018년에는 경동나비엔을 상대로 한 매출이 무려 70%에 달했다.
이 때문에 일감몰아주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손 회장을 비롯한 오너들이 보유한 경동원 비준율은 94.43%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거래 감독범위는 내부거래 금액 200억 이상, 연매출의 12%가 넘는 수준이다.
◇물적분할 카드…간접지배력↑,일감몰아주기 해소
손 회장은 2019년 1월 물적분할 카드를 꺼내들었다. 네트웍사업부문 중 콘트롤러 사업 등 일부를 물적분할해 경동전자라는 신설법인으로 떼어냈다. 그리고 1년 반 만에 경동나비엔 밑으로 합쳤다.
올들어 또 한 차례 사업재편에 나섰다. 경동원의 알짜사업으로 평가받는 PL(고무·플라스틱)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경동폴리움(신설법인)으로 분리시켜 오는 10월 주식교환을 통해 경동나비엔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PL사업은 경동원 세라텍사업부의 사업으로 보일러·온수기의 수배관모듈, 온수매트 부품 제조를 맡고 있다.
두 차례의 물적분할, 주식교환을 거치면서 경동원의 경동나비엔 지분율은 2019년 50.51%에서 오는 10월 56.7%로 변경될 예정이다. 손 회장의 상장 계열사 간접지분율도 더욱 올라갔다.
사익편취 비판에서도 한층 자유로워진다. 지배구조가 총수일가→경동원→경동나비엔→경동폴리움으로 개편된다. 경동원과 달리 경동나비엔과 신설법인인 경동폴리움의 경우 손 회장 지분이 미미하기 때문에 내부거래 비판에서 벗어난다.
물론 자산 규모는 아직 공정위 규제 대상이 아니다. 공정위는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 10조원 이상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대상으로 부당 내부거래 등을 감시하고 있다. 경동원, 경동나비엔, 경동에버런, 경동티에스 등의 별도기준 자산 총계는 9560억원으로 1조원이 채 안된다. 추후 사업확장세를 감안해 선제적인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경동나비엔은 이번 물적분할에 대해 사업효율성을 높이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보일러의 주요 부품인 플라스틱 사출품에 대한 전문성을 제고하겠단 목적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수급측면에서 핵심 중간제품,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한 것"이라며 "연결재무제표상 영업이익 증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새 경영진 임종윤·종훈 형제의 일성 "네버 어게인"
- JB금융, 얼라인에 판정승…이사회 2석만 내주며 선방
- [Company Watch]'TGV 첫 양산' 필옵틱스, 글라스 패키지 시장 선점
- 폴라리스오피스, 한국 AI PC 얼라이언스 참여
- 이에이트, 생성형 AI 접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개
- 일반석서 주총 관람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 ‘책임경영’ 의지 피력
- AI매틱스-한국교통안전공단, AI 기반 버스 사고 예방 MOU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 OCI-한미 통합 결렬
- 휴온스 이사회 입성한 오너3세, 경영 참여는 'NO'
- 필옵틱스, 업계 첫 TGV 양산 장비 공급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NH증권, 증권업계 최초 '부동산 PEF'에 도전하다
- [IPO 모니터]속도 높이는 더본코리아, 상반기 예심청구 '무게'
- [IPO 모니터]'농기계 자율주행' 긴트, 코스닥 상장 닻 올린다
- [이사회 모니터]중앙회와 소통 '키맨' 민승규 사외이사, NH증권 의장도 맡을까
- [IB 풍향계]DN솔루션즈 IPO, 길어진 대기모드…'모회사 IR 먼저'
-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 해외 '밸류업 세일즈' 성과는
- [IPO 모니터]시프트업 NDR, 해외 투자자 관심집중 '콘솔신작'
- NH증권 윤병운호, 당면 과제는
- [thebell note]NH증권 IB의 '파이오니아' 유전자
- [IB 풍향계]LG화학 딜 '한국증권 셀프참여'에 IB들 '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