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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경쟁력 분석]2세 승계 마무리…제조업 '중추' 자리매김③김남호 회장, 상근 회장직 수행…그룹 주력계열사 상징적 의미

김혜란 기자공개 2021-08-26 07: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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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자, 막대한 차입규모 탓에 DB그룹의 미운오리로 불렸던 DB하이텍이 파운드리 진출 20여 년 만에 화려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높아진 몸값, 8인치 반도체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시장에선 매각 가능성이 돌기도 했다. 알짜 우량기업으로 거듭난 DB하이텍의 경쟁력과 과제는 무엇일까. 재무상태와 성장전략, 지배구조를 통해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8월 25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지주회사(DB아이앤씨)를 제외하고 계열사 임원 명부에 이름을 올린 곳은 DB하이텍이 유일하다. 그는 지난해 회장직에 취임하면서 바로 DB하이텍 미등기 상근 회장으로 등재해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김준기 전 회장 역시 DB하이텍에 상근 창업회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DB하이텍이 그룹의 출발점인 제조업의 중추 계열사로서 상징적 의미나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 회장은 작년 7월 DB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DB아이앤씨 사내이사와 이사회 의장도 맡았다. 김 전 회장으로부터의 지분승계는 일찌감치 마무리했지만 지난해 창업주 김 전 회장의 뒤를 이어 DB그룹 회장직까지 이어받으며 공식적인 그룹 총수 자리에 올랐다.

회장으로서 DB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책임을 부여받자 계열사 중 유일하게 DB하이텍 상근 회장으로 들어간 것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창업주 김 전 회장도 지난 4월 DB하이텍 상근 회장으로 복귀했다. 김 전 회장은 원래 2015년부터 3년 가까이 DB하이텍 미등기임원으로 상근 회장직을 수행했으나 2017년 퇴진했다가 올해 다시 복귀했다.

DB하이텍 측은 김 회장이 전문경영인과 함께 경영을 총괄하고 김 전 회장은 창업자로서 경험이 많은 만큼 회사 경영에 대한 자문과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 회장은 DB하이텍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DB아이앤씨(지분 16.83% 보유) 통해 그룹 제조 계열사인 DB하이텍과 DB메탈을 지배하고 있다. DB아이앤씨는 DB하이텍 지분 12.42%를, DB하이텍은 다시 DB메탈 지분 26.94%를 보유 중이다. DB하이앤씨가 제조업 부문의 실질적 지주사다. 제조업과 함께 DB그룹의 다른 양대축인 금융업의 주력계열사는 DB손해보험이지만, 김 회장이 직접 임원 명부에 등재해 있진 않다.

그룹 오너가 공식 직함을 걸었다는 건 DB하이텍이 그룹 내에서 여전히 중요한 계열사고 오너가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다. 투자 결정이나 자금 조달을 위한 지주사 등의 지원도 핵심 계열사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 최근 매각설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지만 그룹 내에서 이를 강하게 부정한 이유도 DB하이텍의 중요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DB그룹은 원래 제조업에서 출발했고 과거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져 구조조정을 단행할 때도 김 회장이 사재까지 출연, DB하이텍을 지켰다.

김 전 회장의 반도체 사업에 대한 애착과 의지도 유명하다. 그는 1969년 미룡건설(현 동부건설)을 모태로 창업한 이후 1997년 동부전자를 세워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파운드리에 진출한 건 2001년이다.

동부전자로 출발해 그 후 사명을 동부아남반도체로, 다시 동부일렉트로닉스로, 또 동부하이텍에서 현재 DB하이텍으로 네번 바뀌었고, 중간에 아남반도체도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누적적자와 과다한 부채로 몸살을 앓았지만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2013년부터는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주력 계열사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동부건설과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제조계열사를 떼어냈지만 DB하이텍만은 살아남았다. 김 전 회장은 2009년 사재 3500억원을 출연해 DB하이텍을 지키며 반도체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전 회장은 DB하이텍이 아날로그 반도체 등 특화 파운드리 분야의 제품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이끌었다. 누적 적자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막대한 투자금을 들여 공정 기술 개발에 주력했고, 2010년 아날로그 특화 파운드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DB하이텍은 2014년 처음으로 456억원 흑자를 낸 뒤 지난해 매출 9359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성장해 그룹의 알짜 우량 회사로 거듭났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운드리 시업에 진출한 이후 세계적인 특화 파운드리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일체의 정부 지원 없이 사재를 투입하며 악전고투 끝에 결국 사업을 성공시킨 것이다.

DB그룹은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제조계열사를 대거 매각하고 DB하이텍과 DB Inc, DB메탈만 남으면서 금융그룹 색깔이 강해진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B하이텍은 여전히 그룹의 중추 제조업 계열사이자 그룹 총수의 뚝심과 집념의 상징으로서 위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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