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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옥죄기 파장]KB국민은행, 대출 규제 부담? 오히려 반사이익농협·우리 대출 중단하자 수요 몰려, 상반기 소극적 영업 만회 기회

고설봉 기자공개 2021-09-06 07:13:41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2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은 정부의 대출 규제에 오히려 반사이익을 볼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옥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추가 대출에 나설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권고 대비 가계대출 성장세가 경쟁사보다 낮다.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의 가계대출 중단 덕에 공격적 대출에 나설 기회를 얻었다.

올 6월 말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총 301조3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54.54%인 164조2530억원이 가계대출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 주택담보대출 117조3763억원, 신용대출 37조1973억원 등이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은 133조3638억원으로 전체 대출금 가운데 44.26%를 차지했다. 중소기업대출 118조596억원이었고, 대기업대출 18조827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대비 올 6월 말 원화대출금 증가율은 전체 1.95%를 기록했다. 기업대출 증가율은 2.53%로 금액으로는 3조3734억원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1.48%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액으로는 2조3973억원 늘었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은 전체적으로 대출자산 증가세가 둔화했다. 특히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출자산 성장세를 제한한 가운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무작정 기업대출을 줄일 수 없었던 만큼 가계대출을 통제한 결과였다.

실제 국민은행은 올해를 시작하며 소극적인 영업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대출자산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올 상반기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 원인이다. 특히 가계대출 영업활동에서 유독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 금리경쟁을 펼치지 않은 게 그 일환이다. 연초 경쟁사들은 대출금리를 낮춰 고객 유입에 힘을 쏟았지만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금리를 높이며 대출자산 속도조절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2.89%였던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올 1월 2.9%, 2월 2.85%를 각각 기록했다. 신용대출의 경우 지난해 말 대비 일부 금리를 낮추며 영업활동을 펼쳤지만 경쟁사와 비교하며 높은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은 지난해 12월 대비 금리를 연이어 낮추며 고객 확대에 열을 올렸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1월 0.08%, 2월 0.2% 등 저조했다.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오히려 지난해 12월 대비 올 1월 마이너스(-) 0.21%로 역성장했다. 2월 들어서 일부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성장세는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


실제 올 상반기 내내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쳤다. 전월 대비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1월 0.08%, 2월 0.24%, 3월 0.35%, 4월 0.88%, 5월 마이너스(-) 0.1%, 6월 0.06% 등 저조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전월 대비 기업대출 증가율은 올 1월 0.29%, 2월 0.27%, 3월 마이너스(-) 0.4%, 4월 1.20%, 5월 0.48%, 6월 0.66% 등 가계대출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이 같은 영향으로 최근 진행되고 있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다. 당국은 5~6% 선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조절할 것을 각 은행에 권고하고 있다. 특히 지난 5월부터는 매월 단위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보고받으며 적극적으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해왔다.

이러한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국민은행에겐 오히려 기회로 다가왔다. 이미 당국 권고 이상으로 가계대출을 실행한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일부 전세대출)이 사실상 하반기 가계대출 경쟁에서 제외되면 국민은행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가계대출 시장은 국민은행을 포함한 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각 시장 점유율 17% 안팎을 차지하는 우리은행과 농협은행이 빠지면 국민·신한·하나 등 3대 은행의 시장 지배력은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과 8월 대출규제가 확산하면서 은행권 신규 대출수요가 증가하는 틈을 타 국민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타행들이 당국의 규제로 인행 가계대출 영업활동에서 주춤하는 사이 국민은행이 치고나간 모습이다.

지난 7월 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조1142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56.93%인 1조7729억원은 가계대출이었다. 6월 대비 7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1.08%로 올 들어 처음으로 1%대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증가율은 0.98%, 전체 대출자산 증가율은 1.03%로 각각 집계됐다. 가계대출이 7월 대출자산 성장세를 이끌었다.

지난 8월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국민은행의 대출자산은 8월 한달 3조6701억원 증가했다. 이가운데 1조6967억원이 가계대출에서 발생했다. 7월 대비 8월 가계대출 증가율은 1.02%로 집계돼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증가율은 1.43%, 전체 대출자산 증가율은 1.21%로 집계됐다. 여전히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른 모습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아직 올해가 4개월 정도 남아서 한도가 크게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라며 “자체적으로 세운 연간 계획을 최대한 벗어나지 않는 수준에서 대출중단 여파로 인한 잠재 수요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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