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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선 해성옵틱스 대표의 '가업 포기' [thebell desk]

박창현 기자공개 2021-10-05 07:00:04

이 기사는 2021년 09월 29일 07: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해성옵틱스'는 20년 업력의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전문기업이다. 창업자는 이을성 회장이다.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사회 생활을 하다 모태 기업인 해성산업을 세웠다. 이후 해성옵틱스로 법인 전환을 했고 2013년에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열리면서 르네상스를 맞았다. '1억불 수출의 탑'과 '코스닥 히든챔피언', '세계일류상품 인증', '코스닥 라이징스타', '중소기업청 선정 월드클래스 300' 등 온갖 표창과 훈장을 가슴에 달았다.

하지만 꽃길은 길지 않았다. 전방 산업과 최종 메이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부품사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19 확산에 더해 카메라 모듈 수율 문제까지 발생하면서 무려 400억원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반등을 위해서는 신규 투자가 필요했다. 메이커가 원하는 스펙을 맞추기 위해서는 선 투자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불확실한 시장 상황 탓에 투자자 유치에 난항을 겪었다. 결국 오너 2세인 이재선 대표이사가 총대를 멨다. 개인회사까지 팔아 신규 출자금을 댔다. 그렇게 가까스로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그 때부터 가업 계승자는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었다. 20년간 해성옵틱스가 걸어왔던 길을 반추해 봤을 터이다. 분명 영광의 시절이 있었다. 기술력 하나 만큼은 그 누구한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그럼에도 항상 외풍에 흔들렸다. 대기업에 종속된 부품 기업의 한계를 그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했다.

더욱이 해성옵틱스는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전기 1차 밴더다. 통행세를 받는 관문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그 만큼 마진이 박하다. 고객사 품질 요건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재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완성품 사이클에 맞춰 수동적으로 기업을 이끌어가야만 한다.

만 42세, 젊은 CEO는 선택의 기로에 섰고 결국 가업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 다만 책임감까지 내려놓지 않았다. 해성옵틱스를 가장 잘 이끌 수 있는 투자자를 물색했다. 자연스럽게 카메라 모듈 사업을 하는 동종업체들과 연이 닿았다.

실제 이번에 투자자로 낙점된 '㈜해화'와 '옵트론텍'은 모두 해당 산업 생태계에 속해 있다. 높은 사업 이해도를 기반으로 투자 결정과 동시에 발 빠르게 사업 재편 액션플랜을 가동했다. 베트남법인 적자 사업부 정리가 대표적이다. 투자 결정 후 채 한달도 안돼 이뤄진 일이다.

"이재선 대표는 최선을 다했다. 할 수 있는 건 다했다. 하지만 아버지 측근을 정리하고 적자 사업을 내치는데 부담이 컸다. 이 일을 새로운 투자자가 들어와 잘 이행하고 있다. 이게 양 쪽 모두 사는 길이라고 본다." 오랜 기간 해성옵틱스와 동거동락했던 한 임원의 허심탄회한 생각이다.

탈제조업의 시대, 오너 2세의 선택은 많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해성옵틱스가 끝이 아닌 것처럼 이 대표의 경영자 행보도 현재 진행형이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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