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GS의 휴젤 인수 반대표 던진 김진태 사외이사 '눈길'그룹 차원 바이오사업 확대에 유일하게 반대표 행사...사유는 비공개
조은아 기자공개 2021-10-26 09:24:14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2일 07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의 지주사 ㈜GS 이사회에서 처음으로 사외이사의 반대의견이 나왔다. 특히 최근 M&A 시장에서 큰 화제를 모은 휴젤 인수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통상 이사회 안건은 사전조율을 거쳐 상정되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일이다. 반대표를 던진 인물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8일 열린 ㈜GS 2021년 5차 (임시) 이사회에서 김진태 사외이사가 첫 번째 안건 '휴젤 주식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참여 및 투자 승인의 건'에 반대의사를 개진했다. 김 사외이사의 반대에도 이 안건은 가결됐다. 전체 7명의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김 사외이사를 제외한 6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GS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인 등 모두 7명의 이사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3명은 허태수 ㈜GS 대표이사 회장, 홍순기 ㈜GS 대표이사 사장,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 부회장 등 오너일가 2명과 전문경영인 1명이다. 사외이사 4명은 김진태 사외이사와 현오석 사외이사, 양승우 사외이사, 김진태 사외이사, 한진현 사외이사다.
이날 이사회는 오전 9시에 열려 10시 30분에 끝났다. 휴젤 인수 건 외에 2021년 사채 발행 및 차입 한도 변경 승인,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 개정의 건도 상정됐고 전원 찬성으로 모두 가결됐다.
GS그룹의 휴젤 인수는 올해 M&A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거래 중에 하나로 꼽힌다. ㈜GS가 직접 투입하는 돈은 1억5000만달러(약 1750억원)로 그리 많지 않지만 GS그룹이 그동안 보여왔던 소극적 행보를 깬 사례이기 때문이다.
실제 GS그룹이 휴젤 인수전에 참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도 업계는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인수전에 발만 담갔다 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을 깨고 ㈜GS 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자로 낙점됐다.
휴젤 인수는 GS그룹에게 여러 면에서 상징성이 크다. 오랜 침묵을 깬 데다, 2004년 그룹 출범 이래 처음으로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것이기도 하다. 앞으로 바이오사업을 확대한다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GS그룹은 휴젤을 그룹 차원의 바이오사업 다각화 플랫폼으로 육성해 바이오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룹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에 김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셈이다. 반대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상법에 따라 이사회 의사록에는 의사의 안건, 경과요령, 그 결과, 반대하는 자와 그 반대이유를 기재하고 출석한 이사 및 감사가 기명날인 또는 서명하여야 한다.
다만 공개 의무는 없다. ㈜GS는 이사회 의사록은 공개했으나 전체 6페이지 가운데 절반 정도만 공개했다. 중간에 몇 페이지가 누락돼 반대이유 등은 확인할 수 없다.
이사회 안건에 공식적으로 반대가 나오는 일은 상당히 드물다. 실제 ㈜GS가 출범한 2004년 이후 이사회에서 반대표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대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 사외이사가 과거 검찰 조직에 몸담을 때부터 대표적 원칙론자로 알려진 만큼 그의 성격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750억원이라는 가격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했을 수도, 7%라는 지분율이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기엔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GS그룹의 바이오사업 진출 자체에 반대했을 가능성도 물론 열려있다.
사외이사의 반대 의견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는 안건 상정 전에 사전조율을 거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총수나 고위 경영진의 결정에 쉽게 반대하지 못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 사외이사는 2019년 3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인물로 2015년까지 검찰총장을 지냈다. 1952년생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3년 정도 한국은행을 다니다 사법시험에 도전해 합격했다.
한국은행에 근무한 경험 덕분에 서울중앙지검 근무 당시 특수부 검사들을 불러놓고 계좌추적 강의를 할 정도로 관련 업무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2013년 12월 제40대 검찰총장에 취임했고 2년 뒤 자리에서 물러나 법무법인 세종의 대표 변호사를 지내고 있다.
당시 ㈜GS는 김진태 사외이사의 선임 배경에 대해 "제 40대 검찰총장, 대검찰청 차장검사를 역임한 법률 전문가로서 여러 현안에 폭넓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향후 회사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사외이사로서 요구되는 전문성, 성실성 등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조선 기자재 키플레이어]세진重, 윤지원 체제 구축…LNG탱크 성과 부각
- [GM·르노·KGM 생존기]부활 신호탄 쏜 KGM, 환율효과로 버텼다
- 현대IFC 인수 '저울질' 동국제강, 실익있나
- [thebell note]금호타이어의 '붉은 넥타이'
- '해상풍력 진출' HSG성동조선, 1137억 투자유치 성공
- 효성중공업, 美 IRA 세액공제 받는다
- 제일기획, 비수기에도 호실적…'신·구 광고' 조화
- 미, 동남아 우회 중국 태양광 제재…빛보는 OCI홀딩스
- '흑전' 삼성중공업, 하반기 더 기대되는 배경은
- 한화오션 "필리조선소 생산능력 2배 이상 확대"
조은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은행권 알뜰폰 사업 점검]돈 못 버는 알뜰폰, 호수될까 악수로 남을까
- KB금융 "건전성 회복, 그룹 차원 최우선 과제로 설정"
- [thebell desk]9개월차 금융 출입 단상
- 은행 살아난 KB금융, 분기 기준 역대 두 번째 순이익
- 우리금융도 실적발표 앞두고 일반주주 질문 직접 받는다
- [신한금융-더존비즈온 맞손]2대주주 더존비즈온 역할은
- [신한금융-더존비즈온 맞손]신한이 매출 4000억대 '중견기업' 선택한 이유는
- [신한금융-더존비즈온 맞손]제주은행 주가 급등한 두 가지 이유
- [금융지주사 조직 분석]신한금융, 자회사 13곳 이사회에 지주 임원 참여…가교 역할
- [금융지주사 조직 분석]'인사' 책임지는 신한금융지주 COO의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