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 CB 잡는 코스닥]'오버행 감내' 버킷스튜디오, 투자자에 '액면가' 당근4050만주 전환 대기, 추가 물량 리스크 불구 이점 제공…'비덴트' 지원에 총력
신상윤 기자공개 2021-12-01 08:00:36
[편집자주]
코스닥 기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던 전환사채(CB) 판이 완전히 바뀐다. 지배력과 자산증식 지렛대로 활용됐던 콜옵션에 브레이크가 걸린 탓이다. 수혜자 면면 역시 다 밝혀야 한다. 전환가액 상향 조정도 의무화된다. 그만큼 안전판 두께가 얇아졌다. 바뀐 규정은 2021년 12월1일부터 적용된다. 마지막 과실을 따 먹을 기회는 남아있다. 최근 코스닥 CB 발행 공시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막차를 타야만 하는 기업들의 속내와 노림수를 더벨이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9일 08: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버킷스튜디오'가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섰다. 계열사 전반이 '빗썸'과 관련한 지분 취득에 힘을 쏟는 가운데 필요한 운영자금을 신규 투자자에게 조달하는 상황이다.잦은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로 약화된 지배력은 50% 콜옵션으로 방어막을 쳤다. 다만 최근 주가가 연초 대비 5배 가까이 급등한 상황에서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해 액면가까지 전환가액을 조정할 수 있는 '당근책'도 마련해뒀다.
버킷스튜디오는 이달 초 이사회를 열고 11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권면총액은 300억원이며 운영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에 각각 150억원씩 투입할 예정이다. 투자자로는 '지에이치 1호조합'과 '토러스 1호조합'이 나섰다. 각각 150억원씩을 책임졌다. 내년 1월 28일 납입될 예정이다.
CB 투자자들의 셀다운이 예견되는 가운데 최근 버킷스튜디오 주가가 연초 대비 5배 가까이 오른 점이 변수다. 특히 앞서 발행했던 8~10회 CB 전환가액이 2000원 미만인 데다 다음달 4일부터 전환기일이 도래해 오버행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8~10회차 CB가 보통주로 전환될 경우 발행될 신주는 4050만주가 넘는다. 현재 발행된 주식의 95%를 웃도는 물량이다.
콜옵션은 50%로 설정했다. 발행사에 유리한 조건이다. 다만 반대급부로 버킷스튜디오는 당초 최대 70%까지였던 전환가액 조정 최저한도를 액면가(500원)로 정정하는 당근책을 제시했다. 주가가 하락해도 투자자들에게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하는 형태다. 납입일도 내년 1월로 설정해 투자 주체들에게 일정도 넉넉하게 제시했다.
11회차 CB는 내년 1월 발행되지만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 개정안과는 무관하다. 금융당국이 이번 증발공 개정과 관련해 올해 12월 이전에 이사회에서 결의한 CB 발행에 대해선 소급 적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11회차 CB 발행은 계열사 간 대규모 자금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강지연 ㈜이니셜 대표는 버킷스튜디오와 인바이오젠, 비덴트 등 상장사를 거느리며 자금흐름을 관장한다. 그는 이니셜이 최다출자자인 '이니셜1호 투자조합'을 기점으로 '버킷스튜디오(14.44%)→인바이오젠(32.41%)→비덴트(13.39%)→빗썸홀딩스(34.22%)→빗썸코리아(73.98%)'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강 대표는 내년 초 비덴트를 거점으로 대규모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상장사인 버킷스튜디오와 인바이오젠, 비덴트가 유상증자와 CB 발행 등을 연이어 공시한 상황이다. 이들 거래를 뜯어보면 비덴트로 현금을 흘려보내는 게 목적이다.
출발선은 이니셜1호 투자조합이 끊는다. 버킷스튜디오는 내년 1월 14일과 20일 각각 300억원, 400억원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버킷스튜디오 최대주주인 이니셜1호 투자조합이 두 차례 유상증자에 총 600억원을 출자한다. 나머지 100억원은 강 대표가 조합장인 이니셜3호 투자조합이 책임졌다.
총 700억원이 버킷스튜디오에 채워지지만 곧장 인바이오젠으로 흘러간다. 내년 1월 21일과 27일 인바이오젠 유상증자에 버킷스튜디오가 총 600억원을 출자하기 때문이다. 인바이오젠에 꽂힌 자금은 다시 내년 1월 28일과 2월 4일 계획된 비덴트의 600억원 규모 유상증자 투자로 쓰일 예정이다.
즉, 강 대표는 이니셜1호 투자조합을 통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해 각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최종 목적지인 비덴트 곳간을 채우는 셈이다. 이 자금은 빗썸홀딩스 추가 지분 취득에 쓰일 전망이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최대주주이지만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과 우호 세력에 밀려 지배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신상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desk]'부동산 PF' 누가 떠안을 것인가
- [건설리포트]삼성물산 건설부문, 분기 최대 영업이익 달성
- [2024 건설부동산 포럼]"부실 PF 분산·유동성 지원책 필요, 세제 혜택도 해법"
- 디벨로퍼 시티코어, 서소문 개발 사업 본PF 전환 '첫발'
- [디벨로퍼 리포트]일레븐건설, 주춤했던 외형 성장 다시 '기지개'
- [건설리포트]주택 키운 제일건설, '실적·재무' 두토끼 잡았다
- 서희건설, 오너 지배력 강화 '애플이엔씨·자사주' 투트랙
- [건설산업 스몰캡 리포트]우원개발, 부동산 개발업 재시동 '차입 활용' 속도
- 역대급 실적 '엠디엠그룹', 현금성 자산 4000억 웃돈다
- 우원개발, 원가율 부담 속 '재무통' 이사회 합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