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라운지]가상자산·블록체인 쫓는 거부, 해시드에 몰렸다SK·네이버 참여한 2400억 펀드, 신흥부자도 베팅…최소가입금액 30억에도 배정 물량 동나
양정우 기자공개 2021-12-16 08:09:39
[편집자주]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와 문화 생활에도 트렌드가 있다. 이들은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 투자 상품 뿐 아니라 문화 생활에도 차별화를 추구한다. PB 비즈니스에 적극적인 금융회사들은 이들만을 위한 채널을 집중 관리하고 있다. 고액자산가들의 관심사, 그리고 투자동향과 문화생활에 대해 더벨이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14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향한 초고액자산가(VVIP)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 통칭)로 불리는 20~30대 신흥 부자를 중심으로 투자처를 찾는 데 몰두하고 있다.아직 증권사 PB센터 등 제도권 창구에서는 이들 신흥 자산을 제대로 취급하지 않는다. 비록 신뢰가 쌓인 방향타가 없어 헤매고 있으나 투심은 갈수록 가열되고 있다. 헤시드처럼 업력을 쌓은 투자사가 펀딩에 나서면 곧장 수십억원 대 자금을 투입하는 자산가가 늘고 있다.
◇해시드, 2400억 2호 펀드 클로징…신흥자산 쫓는 개인 갑부, 뜨거운 관심
최근 블록체인 투자사 헤시드벤처스가 조성한 2400억원 규모의 '해시드 벤처투자조합 2호(Hashed Venture Fund II)'에 개인 자산가가 속속 이름을 올렸다. 법인 투자 상품 성격이 강하나 이 조합엔 전문투자자 자격을 보유한 개인 자산가도 가입이 가능하다. 개인중 일부는 신탁 비히클(Vehicle)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해시드 2호는 국내외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출자자(LP)로 참여해 유명세를 탔다. SK와 LG, 네이버, 크래프톤, 위메이드, 무신사, 하이브 등 국내 유력 기업이 줄줄이 투자에 나섰다. 이들 틈바구니에서 개인 자산가 역시 직간접적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눈에 띄는 건 해시드 2호의 최소가입금액이다. 헤시드벤처스가 직접 배포한 투자제안서엔 30억원을 투자 마지노선으로 명시하고 있다. 대기업이나 금융사 자기자본투자에서는 재정적 부담이 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개인으로서는 아무리 VVIP여도 고심이 깊어질 수 있는 액수다. 그럼에도 투자 열기가 고조되면서 단숨에 물량이 소진된 것으로 파악된다.
WM업계 관계자는 "해시드 2호는 본래 펀드결성 목표가 2000억원 규모였으나 총 2400억원으로 펀드레이징이 완료됐다"며 "수천억원 대 자산을 보유한 거부가 이번 펀드에 투자를 검토하다가 며칠 새 완판 통지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싶은 VVIP가 크게 늘었는데 아직 신뢰가 깊은 창구와 상품이 부족한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투자 시장에서 해시드는 일명 '해시드 포트폴리오'로 입소문을 탔다. 해시드의 투자처만 쫓으면 경제적 자유를 이룬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해시드 벤처투자조합 1호'의 경우 결성된 지 1년만에 포트폴리오에서 4개의 유니콘이 나오는 성과를 냈다.
핵심 투자처로는 △이더리움 기반 최대 탈중앙화 파생상품 거래소 디와이디엑스(dYdX) △블록체인 게임회사 미씨컬게임즈(Mythical Games) △NFT 플랫폼 리큐어(Recur) △8조원 이상의 NFT 자산을 관리하는 NFT뱅크 △미국 최대 비상장 주식투자 플랫폼 리퍼블릭(Republic) 등이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PB센터, MZ세대 비중 상승세…가상자산·블록체인 니즈에도 방향타 실종
코로나19 사태 이후 VVIP 전용 PB센터에서 MZ세대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 특정 점포의 경우 20~30대 비중이 20%에 수준으로 증가해 센터 고객층의 평균 연령대마저 낮아졌다. 이들 신흥 부자가 목돈을 거머쥔 루트는 기업공개(IPO), 가상자산, 유튜브, 쇼핑몰 등으로 다양하다.
기성세대와 MZ세대 고객의 가장 큰 차이점으로 투자처에 대한 개방성 정도가 꼽힌다. 젊은 거부는 특정 직업과 전통 자산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자유롭다. 40대 이상인 고객은 상장주식, 부동산 등에 주력하는 경향이 짙으나 MZ세대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등 생소한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든다.
다만 아직 시중은행과 증권사의 PB센터에서는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을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금융 당국의 스탠스를 감안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뿐 아니라 미래 현금흐름으로 적정 가격을 찾는 전통적 가치 산출법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신흥 부자는 정보와 지식의 장벽에 막혀 마땅한 투자처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여건이다.
한 투자사 대표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20억~30억원씩 투입하는 큰손도 이제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업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갈피를 잡지 못해 그나마 짧은 기간 업계에서 명성을 쌓은 투자사와 펀드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시드 2호의 투자처 가이드라인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여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 △블록체인에 접근하는 전통 스타트업/금융 생태계의 활동을 돕는 스타트업 △블록체인이나 가상경제 네트워크에서 모든 가치를 만드는 프로젝트 등이다.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투자처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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