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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ICT 3사 합작품 '사피온', 미국에 본사 둔다 AI 반도체 인프라 및 수요 집중, 투자유치 용이…추후 미 증시 상장 염두 가능성

이장준 기자공개 2022-01-12 08:02:05

이 기사는 2022년 01월 09일 09: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가 'SK ICT 연합'을 결성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사피온(SAPEON Inc.)을 첫 결과물로 내놓는다. SK스퀘어의 투자 역량, SK텔레콤의 5G·AI 기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을 한데 모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사피온의 본사로는 한국이 아닌 미국을 택했다. AI 반도체 인프라가 풍부한 데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수요가 많아 사업을 키우기 좋은 환경이라는 판단이다. 투자 유치도 준비하는 만큼 추후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도 열어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 스퀘어, '5G·AI' 텔레콤, '반도체' 하이닉스 CEO 시너지협의체 운영

SK스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는 9일(현지시간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SK ICT 연합 출범을 선언했다. ICT 융합기술 공동 개발부터 투자, 글로벌 진출까지 도모하겠다는 구상이다. SK스퀘어의 투자 역량, SK텔레콤의 5G 및 AI 기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등 강점을 살려 지속적인공동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이들의 시너지를 살려 국내 최초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설계회사 사피온이 조만간 출범할 예정이다. 그동안 SK텔레콤 내부적으로 룬샷 태스크포스(Loonshot TF)를 꾸려 자체 AI 액셀러레이터를 개발해 왔다. 2020년 '사피온 X220'을 만들면서 성과가 나타났고 해당 연구개발(R&D) 조직을 별도로 분사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사진=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2 현장. 왼쪽부터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류수정 SK텔레콤 AI Accelerator 담당,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윤풍영 SK스퀘어 CIO.

SK ICT 연합은 다각도에서 사피온에 힘을 싣기로 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사피온 X220 제작 과정에서 칩 안에 들어가는 메모리 관련 로직과 벡터 엔진 등을 설계하며 기여했다. 추후에도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있는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AI 반도체 고도화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과 함께 전략적 투자자(SI)와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하는 데 주력한다. 이번 CES 2022 행사에서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이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퀄컴 사장을 만나 반도체와 ICT 전 영역에 걸쳐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만큼 퀄컴의 투자참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SK텔레콤은 5G와 AI 분야에서 축적한 R&D 역량과 서비스 경험을 기반으로 사피온 기술 개발을 주도한다. 중장기적으로 데이터센터, 자율주행 전용 사피온 모델 라인업을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미국에 설립될 사피온에는 총 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텔레콤 500억원(62.5%), SK하이닉스 200억원(25%), SK스퀘어 100억원(12.5%) 등 3사가 모두 참여한다. 박 부회장이 주도하고 유영상 SK텔레콤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이 참여하는 '3사 시너지협의체'를 이달부터 운영해 여기서 추후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하기로 했다. 국내외 반도체, ICT 분야 R&D 협력, 공동투자 등을 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시스템 반도체 본고장에서 승부수, 인재 영입 등 이점 많아

특히 사피온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에 본사를 두기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은 추후 사피온의 자회사로 둘 사피온코리아(SAPEON Korea)가 담당하게 된다.

반도체는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로 구분되며 AI 반도체는 시스템 반도체의 일종이다. 시스템 반도체 시장은 전 세계에서 미국이 주도하고 있고 한국의 시장점유율은 3%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의 본고장에서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자신감에는 탄탄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사피온은 CPU나 GPU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기존 AI 반도체와 달리 AI 연산을 목적으로 만든 전용 반도체(ASIC)로 초고속·저전력의 성능을 자랑한다. 컴퓨터 자원 소비효율을 높여 환경부담을 덜기 때문에 ESG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의 AI 반도체 인프라가 가장 탄탄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 주도로 차세대 인공지능 연구 프로젝트 '인공지능 넥스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AI와 이종 칩의 통합부터 인간의 뇌 구조를 본따 만든 반도체 칩인 뉴로모픽 칩(Neuromorphic chip)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세대 기술 연구개발과 기업의 장기 투자를 지원한다. 고도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핵심 인재 확보 차원에서도 미국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도 상당하다. 사피온은 미국에 거점을 둔 글로벌 빅테크를 주요 타깃층으로 삼으려 한다. AI 반도체는 빅데이터 분석이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영위하는 소프트웨어·서비스 업체는 물론 스마트폰, 자율주행 자동차 등 디바이스 제조 기업의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외부투자 유치가 비교적 용이하다는 점도 미국 행을 택한 이유로 꼽힌다. 추후 사업이 안정화되고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추후 미국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SK ICT 연합이 현지에서 투자자를 모색하는 중인데 기업공개(IPO)를 약속해야 투자 차익을 기대하는 FI를 끌어들이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표 출처=한국전자통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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