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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호중공업, 곳간 채우기 재시동 거나 상장 앞두고 투자매력 갖추기… 부채비율 안정화는 고민

강용규 기자공개 2022-02-23 09:14:31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1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현금 늘리기에 재시동을 걸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현금 회복세가 순풍을 받는 듯 했으나 4분기 들어 제동이 걸렸다. 올해는 상장을 시도하는 만큼 곳간 채우기에 힘써 현금을 통한 위기 대응능력을 투자매력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의 2021년 4분기 실적발표자료에 따르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이 3860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1273억원 감소했다.

조선업의 특성상 조선사의 현금 보유량은 위기 대응능력의 지표다. 통상 2년 안팎의 선박 건조기간에 원자재가격 상승 등 다양한 변수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현금이 필요하다. 조선사들은 공정 진척도에 따라 매출을 기록하지만 선박 건조대금은 몇 차례에 나뉘어 지급되는 만큼 재무제표상의 매출 인식시점과 실제 현금이 들어오는 시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 현대삼호중공업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 변화를 살펴보면 2017년 5713억원에서 2019년 1331억원까지 감소했다가 2020년 5133억원으로 다시 회복됐다. 2021년에는 3분기 말 6891억원까지 현금 보유량이 증가했으나 4분기 말 기준 3860억원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위기 대응능력이 2년에 걸쳐 탄탄해지다 잠시 주춤한 것처럼 보인다.

현대삼호중공업 측에서는 우려할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선박 수주가 1~3분기와 비교해 다소 적었는데 이에 따른 선수금 감소 탓”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삼호중공업의 2021년 선박 수주 추이를 보면 3분기 말 기준 누적 수주척수는 42척, 4분기 말 누적 수주척수는 45척이다. 4분기에 선박 3척만을 수주한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16~2020년 5년 동안 연 평균 30.6척(총 153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이를 고려하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도크의 수용능력을 고려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선사는 도크 수용능력을 웃도는 수준의 일감에 욕심을 냈다가 인도기한을 맞추지 못했을 때 위약금의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조선업계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올해 현금 곳간 채우기에 다시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이 우세하다. 상장을 준비하는 만큼 위기 대응능력을 높여 투자매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관점에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현대삼호중공업 지분 15.15%를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하는 프리IPO를 통해 4000억원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계산하면 현대삼호중공업의 IPO는 기업가치 2조5000억원 이상을 눈높이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사의 기업가치 측정방식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2021년 말 기준으로 순자산이 1조6685억원으로 집계된 만큼 기업가지 2조5000억원의 평가를 위해 PBR 1.5배를 인정받아야 한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상장에 PBR 1.12배가 적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상장을 앞두고 순수 자산규모 이상의 투자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현대삼호중공업이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은 투자자들이 보기에 충분한 매력이 될 수 있다. 올해 조선사들은 조선용 후판 등 원자재 가격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강재 가격을 좌우하는 철광석 현물가격이 2월 3주차(14~18일)에 톤당 134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1주일 전보다 14% 하락한 수치이지만 3개월 전보다는 49% 상승한 수치다. 이처럼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는 등 업황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현금을 많이 보유한 조선사가 조업에 비교적 부담을 덜 느낀다.

다만 현대삼호중공업은 현금 보유량을 중시하는 재무정책을 놓고 다소 고민하게 될 것으로도 보인다. 지난 몇 년 동안의 조선업 불황기를 거치는 동안 현대삼호중공업은 부채비율이 2017년 말 56%에서 2021년 말 203%까지 치솟았다. 통상 안정적 기업의 기준을 부채비율 200%로 잡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상장에 앞서 부채비율을 낮춰 둬야 할 필요가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사의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다면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에도 문제가 생긴다”며 “현대삼호중공업이 재무적 관점의 투자매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금을 늘리면서도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수금환급보증은 조선사가 선박 건조에 실패할 때를 대비해 은행이 선수금에 보증을 서는 것을 말한다. 조선사가 선수금환급보증을 받지 못하면 선박 발주처가 건조계약을 취소하기도 한다.
(자료 = 현대삼호중공업 사업보고서, 한국조선해양 IR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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