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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KB국민, 급부상한 하나은행 [숫자로 본 5대은행 판도변화]①신한은행 3위로 밀리고…우리은행은 NH농협과 격차 벌려

고설봉 기자공개 2022-03-14 07:44:39

[편집자주]

5대 은행의 순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코로나19, 부동산 열풍, 주식시장 과열 등으로 이자수익이 확대되며 수익 규모가 커졌다. 반면 종잡을 수 없는 외생변수는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 은행들은 나름의 전략을 통해 변별력을 만들어냈다. 더벨은 은행들이 공시한 실적을 기반으로 숫자 너머에 있는 은행들의 성과를 비교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8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5대 은행간 경쟁이 한층 치열하게 펼쳐졌다. 코로나19와 가계대출 폭증세 등으로 영업환경이 급변하면서 각 은행간 경영전략에도 변수가 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각 은행들은 매 분기 전략을 미세조정하며 탄력적으로 시장에 대응했다.

5대 은행은 대출자산 확대와 비이자이익 증대, 조달 전략, 리스크 관리 및 충당금 적립 이슈 등에서 차이를 보였다. 우선 핵심 사업인 이자이익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 가계대출 확대에 보수적으로 접근해 정부 및 금융 당국의 권고를 성실히 수행한 은행도 있었지만 그 반대 경우가 더 많았다.

사모펀드 부실 사태 이후 성장세가 꺾였던 비이자이익 전략에서도 각 은행별 큰 차이를 보였다. 조달부문에서는 저원가성 수신에서 성과를 낸 은행이 순이자마진(NIM) 개선에 성공하며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리스크관리부문에선 충당금 적립률에 대한 각 은행별 시각 차이가 컸다.

그 결과 지난해 순이익 기준 5대 은행 순위에 변동이 생겼다. 십수년 동안 굳건하게 1위를 지켜온 KB국민은행은 지난해에도 1위를 차지했다. 다만 2위와 격차는 크게 줄었다. 가장 큰 변화는 2위 싸움에서 일어났다. 국민은행을 턱밑까지 추격하던 신한은행이 3위로 밀렸다. 3위였던 하나은행은 처음으로 신한은행을 누루고 2위에 올랐다.

4, 5위 싸움도 볼만했다. 2020년 사모펀드 부실 후폭풍으로 주춤했던 우리은행은 지난해 NH농협은행과 확실한 격차를 벌리며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020년 순이익 기준 우리은행을 넘어섰던 NH농협은행은 지난해 경쟁사 대비 저조한 성장률을 보이며 우리은행에 다시 4위 자리를 넘겼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2조5908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2조2982억원 대비 12.73% 증가한 수치다.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2위와 격차는 한층 더 줄었다. 2020년 2위였던 신한은행과 순이익 격차는 220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2위를 차지한 하나은행과 격차는 204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2위로 도약한 하나은행은 지난해 2조570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2020년 2조101억원 대비 27.87% 성장했다. 2020년 국민은행과 순이익 격차는 2881억원이었지만 지난해 204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았다. 4분기에만 순이익 6234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은행들은 3분기까지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다 4분기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다. 각종 일회성비용 증가와 충당금 반영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의 순이익 전환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에만 이자이익 1조6760억원을 달성했다. 4분기 최고조에 다다른 자산성장세에 NIM 개선세까지 더해지면서 큰 폭의 이익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일회성비용 지출은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3위로 밀렸다. 2020년 2조778억원이던 순이익은 지난해 2조4944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성장률에서 하나은행을 따라잡지 못했다. 2020년대비 2021년 신한은행의 순이익 증가율은 20.05%로 27.87%를 기록한 하나은행보다 낮았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신한은행은 하나은행을 크게 따돌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 등 각종 일회성비용을 대거 지출하며 순이익 364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 순이익(6234억원)의 40% 수준에 머물렀다. 결정적으로 지난해 4분기 일회성비용 지출 여부가 은행권 2위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됐다.


4위를 차지한 우리은행은 5대 은행 가운데 지난해 가장 큰 성장세를 보였다. 2020년 1조3630억원이어던 순이익은 지난해 74.32% 성장한 2조376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모펀드 부실이슈로 영업력이 저하됐던 2020년의 실적을 만회듯 지난해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 등 전 영역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렸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5위로 다시 밀렸다. 2020년 우리은행의 실적 저조를 기회로 4위에 도약했지만 지난해 성장세가 뒷받침 되지 못하며 주춤했다. 2020년 대비 지난해 순이익 성장률은 13.49%로 우리은행(74.32%) 대비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 농협은행은 가계대출 증대에 힘쓰며 상반기까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 당국의 제재를 받으며 3분기 중반부터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눌렀다. 그 결과 하반기 들어 실적이 눈에 띄게 꺾이며 우리은행과 경쟁에서 크게 밀렸다.

실제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농협은행은 순이익 각각 4097억원과 4467억원을 기록하며 순항했다. 하지만 3분기 3812억원, 4분기 3181억원 등 하반기 들어 계속해 순이익 규모가 줄었다. 지난해 9월 농협은행은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권고를 초과하면서 대출상품 판매 중단사태를 맞았다. 이후 가계대출 위주 자산성장세가 꺾이며 수익 실현에 애를 먹은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해 은행간 순이익 규모에서 변수가 커졌는데, 자산성장 등에선 비슷한 모습을 보였지만 각종 일회성비용 반영과 충당금 적립률 등에서 차이가 컸다”며 “순이익 규모 면에서 하나은행과 신한은행간 순위가 바뀐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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