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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과 충당금…효율성·리스크 관리에서 엇갈리다 [숫자로 본 5대은행 판도변화]②‘하나’ 순이익률 압도적 1위…’우리·신한’ 상승세, ‘KB·NH’ 하락세

고설봉 기자공개 2022-03-15 07:44:41

[편집자주]

5대 은행의 순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코로나19, 부동산 열풍, 주식시장 과열 등으로 이자수익이 확대되며 수익 규모가 커졌다. 반면 종잡을 수 없는 외생변수는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 은행들은 나름의 전략을 통해 변별력을 만들어냈다. 더벨은 은행들이 공시한 실적을 기반으로 숫자 너머에 있는 은행들의 성과를 비교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08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대 은행은 지난해 큰 폭의 자산성장에 힘입어 외형을 키우는데 성공했다. 다만 이를 온전히 순이익으로 전환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각 은행별 편차가 컸다. 특히 각종 비용 효율화와 리스크관리 역량에 따라 순이익 실현에 큰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총영업이익 대비 순이익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2020년 대비 7.52% 포인트 상승한 38.71%를 기록하며 경쟁사들을 압도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이 순이익 기준 2위 은행으로 도약한 원동력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34.69%와 34.22%로 순이익률 기준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큰 폭의 실적개선에 성공하며 확실한 4위를 굳혔는데, 그 이면에 순이익률 개선세가 자리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2020년 대비 순이익률이 3.65% 포인트 개선됐지만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다.

KB국민은행의 순이익률은 지난해 30.70%를 기록했다. 2020년 29.33% 대비 1.37% 포인트 개선되는데 그쳤다. NH농협은행의 순이익률은 25.80%로 30%를 넘지 못했다. 이마저도 2020년 23.63% 대비 2.17% 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농협은행은 매년 경쟁사 대비 최소 5% 포인트 이상 순이익률이 뒤쳐져 있다.

지난해 5대 은행들의 순이익률을 결정지은 핵심요소는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다. 영업이익경비율(CIR)로 표현되는 효율성 관리와 충당금 적립으로 대변되는 리스크 관리에 성공한 은행의 순이익률이 높았다. 내용 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 은행들은 이자수익과 비이자수익 등을 합산해 총영업이익을 산출한다. 기업의 매출과 같은 개념이다. 여기에서 각종 판매관리비와 충당금전입액 등을 제한 뒤 영업이익을 산출한다. 이후 영업외손익 등을 가감해 순이익을 산출한다.

은행의 순이익 크기와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판관비와 충당금전입액이다. 효율적인 조직 운영으로 판관비를 얼만큼 줄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수익성을 좌우한다. 또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충당금을 최소화하는 것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CIR은 은행의 총영업이익 가운데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이 비율이 낮을수록 경영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각 은행마다 CIR 산출 근거로 활용하는 지표 및 공식은 미세한 차이를 보인다. 이 기사에서는 총영업이익을 판관비로 나눈 값을 CIR로 활용한다.

CIR 측면에서 보면 지난해 가장 성공적으로 조직을 운영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CIR 44.78%를 기록했다. 2020년 46.15% 대비 1.37% 포인트 낮췄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의 CIR이 46.11%로 낮았다. 2020년 대비 감소율은 1.02% 포인트다.

CIR이 가장 높은 곳은 농협은행으로 지난해 53.70%를 기록했다. 이마저도 2020년 55.07% 대비 1.37% 포인트 낮춘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의 CIR은 각각 52.46%와 52.17%로 예년과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각 은행들의 경쟁력은 리스크 관리에서도 비교됐다. 대출자산에 대한 부실 징후를 감지하고 이를 사전에 예방하는 차원에서 충당금을 적립했다. 다만 각 은행별 충당금 적립률 및 적립액 등은 천차만별이었다. 사전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잘 이뤄진 은행은 충당금적립액을 줄여 순이익을 극대화 했지만 반대의 경우 대규모 충당금이 빠져나가며 순이익 규모가 줄었다.

통상 은행들의 충당금적립률은 대출자산을 기초로 한다. 해당 회계년도 기준 대출자산 대비 충당금적립액을 나눠 비율을 산출한다. 대부분 은행들이 300조원 안팎의 대출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충당금적립률은 0.5% 아래로 맞춰진다.

다만 충당금적립액은 매년 그 해의 영업이익 가운데 일부를 떼어내 적립하는 일종의 비용이다. 적립 후 대출채권에 대한 리스크가 발현하면 이를 리스크 대응 비용으로 상각한다. 반대로 리스크가 소멸되면 영업외수익으로 다시 환입한다.

이에 따라 충당금은 해당 회계년도 각 은행들이 지출하는 일종의 리스크 관리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리스크 관리 역량에 따라 각 은행별 비용의 크기가 결정되고 이는 수익성으로 직결된다. 리스크 관리 성패에 따라 총영업이익 대비 순이익률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런 측면에서 각 은행들의 총영업이익 대비 충당금적립액비율(이하 충당금적립률)을 따져보는 것은 영업의 효율성과 내부 리스크 관리 역량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척도가 될수 있다.


지난해 충당금적립률이 가장 낮은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2.87%를 기록하며 2020년 8.9% 대비 6.04% 포인트 낮췄다. 큰 폭의 순이익 신장의 이면에 꼼꼼한 리스크 관리가 뒷받침 돼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의 충당금적립률은 3.72%를 기록했다. 2020년 대비 4.32% 포인트 낮하락했다. 신한은행은 4.69%로 전년 대비 5.32% 포인트 낮아졌다. 농협은행도 2020년 대비 1.81% 포인트 낮춘 5.0%를 기록했다.

지난해 충당금적립률이 가장 높은 곳은 국민은행으로 6.19%를 기록했다. 국민은행은 2020년 대비로도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충당금적립율이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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