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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성과보다 중요했던 조달능력 [숫자로 본 5대은행 판도변화]③‘하나·우리’ 저원가성수신 늘려 NIM 개선 성공…농협, 개선폭 낮아

고설봉 기자공개 2022-03-16 07:44:55

[편집자주]

5대 은행의 순위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 코로나19, 부동산 열풍, 주식시장 과열 등으로 이자수익이 확대되며 수익 규모가 커졌다. 반면 종잡을 수 없는 외생변수는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 은행들은 나름의 전략을 통해 변별력을 만들어냈다. 더벨은 은행들이 공시한 실적을 기반으로 숫자 너머에 있는 은행들의 성과를 비교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5대 은행들은 저마다 사상 최대 이자이익을 거뒀다. 가계대출 폭증세로 영업성과가 좋았던 탓이다. 원화대출금 성장세가 예년보다 가팔랐고 외형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이자수익 규모도 커졌다.

한걸음 더 들어가 보면 은행별 수익성은 편차가 컸다. 특히 이자수익성에서 차이를 보였다. 표면이자율이 엇비슷한 상황에서 조달 경쟁력에 따라 수익의 질과 크가가 결정됐다. 대출재원으로 조달 과정에서 얼만큼 저원가성수신을 늘려 이자비용을 낮췄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엇갈렸다.

국내 은행들은 영업이익의 80% 이상을 이자수익에서 얻는다. 최대 약 90%까지 이자수익 의존도가 높은 곳도 존재한다. 이런 사업구조 탓에 지난해 은행들은 모두 사상 최대 이자수익을 거뒀고 이는 곧 순이익 증대로 이어졌다.

은행들이 이자수익을 얻는 방식은 간단하다. 대출자산을 기반으로 이자를 받는 형태다. 대출자산이 많을수록 자연스럽게 이자수익은 커진다. 이에 따라 대출자산이 많은 은행일수록 이자수익도 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 은행 가운데 대출자산이 가장 많은 곳은 KB국민은행이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318조6843억원의 원화대출금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12월 말 295조4569억원 대비 7.9% 성장했다. 2위는 신한은행이다. 2021년 12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 271조148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0년 12월 말 248조8082억원 대비 9.0% 늘었다.

3위는 우리은행으로 2021년 12월 말 기준 288조990억원의 원화대출금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12월 말 264조5330억원 대비 8.9% 성장했다. 4위는 하나은행이다. 2021년 12월 말 기준 256조7110억원의 원화대출금을 쌓았다. 2020년 12월 말 239조1880억원 대비 7.3% 늘었다. 5위는 NH농협은행으로 2021년 12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 254조1847억원을 보유 중이다. 2020년 12월 말 237조1884억원 대비 7.2% 늘었다.

다만 대출자산의 크기와 이자수익의 크기는 꼭 정비례 하지 않는다. 각 은행별 고객에게 제시하는 표면이자율에서 차이가 난다. 이자율을 높게 제시하면 적은 대출자산을 가지고도 많은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은행들이 대출재원으로 활용하는 예수금의 조달이다. 조달 측면에서 얼만큼 저원가성수신을 많이 늘리느냐에 따라 대출의 원가(이자비용률)를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원가가 줄어들면 그만큼 수익은 커진다. 결국 조달 결쟁력이 높은 은행이 이자수익성도 높일 수 있다.

은행들의 조달경쟁력은 저원가성수신에서 결정된다. 핵심저금리 상품과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이 저원가성수신에 포함되는데 이 저원가성수신 증대에 성공한 은행일수록 이자비용률을 낮추는 데도 유리했다. 이는 곧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저원가성수신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우리은행이다. 2020년 12월 말 127조2000억원에서 2021년 12월 말 147조7120억원으로 16.13% 증가했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이 14.64%의 증가율을 보였다. 2020년 12월 말 108조4320억원에서 2021년 12월 말 124조3100억원으로 늘었다.

다음으로 신한은행의 증가율이 14.5%로 집계됐다. 2020년 말 131조2235억원에서 2021년 12월 말 150조31118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국민은행은 2020년 12월 말 155조8991억원에서 2021년 12월 말 174조2141억원으로 11.7% 늘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증가율은 7.4%에 그쳤다.

저원가성수신 증대에 맞춰 NIM 개선세도 컸다. 지난해 NIM 개선세가 가장 컸던 곳은 하나은행이다. 2020년 말 1.28%에서 2021년 말 1.47%로 0.19% 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은 1.29%에서 1.42%로 NIM이 0.13% 포인트 개선됐다.

신한은행의 NIM은 2020년 말 1.34%에서 2021년 말 1.45%로 0.11% 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1.51%에서 1.61%로 0.10% 포인트 높아졌다. 농협은행의 NIM은 2020년 말 1.40%에서 2021년 말 1.43%로 0.03% 포인트 개선되는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순이익 증대의 기반이었던 이자수익에서 높은 효율성을 보였던 은행들은 수신과정에서부터 철저한 저원가성수신 확대를 통해 승부수를 띄웠다. 이 과정에서 탄탄한 영업력과 고객 유대를 통해 저원가성수신을 많이 늘린 곳이 효율성도 높일 수 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의 자금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저절로 대출자산 확대가 이뤄진 측면이 있고, 영업적인 요소가 많이 개입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금리인상 등 여건에서도 저원가성수신을 늘렸다는 것은 자금유치 경쟁에서 이겼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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