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LX인터내셔널]곳간 두둑하게 불린 일등공신 '민병일 전무''자산 매각·조세 환급' 주효, 포승그린파워 인수 등 사업다각화 동력
박동우 기자공개 2022-04-28 07:25:31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2일 08:0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X인터내셔널은 인수·합병(M&A)과 신규 자회사 설립으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포승그린파워, 한국유리공업 등을 사들이는 행보가 대표적이다. 현금성자산 등 유동성이 급증한 덕분에 동력을 얻었다.회사의 곳간을 두둑하게 불리는 데 기여한 일등공신은 민병일 전무다. 2019년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부임한 이래 자산을 매각하고 조세를 환급하는 노력을 기울인 대목이 주효했다.
◇3년새 유동성 3637억→8775억, 부채비율·차입금 의존도 하락
LX인터내셔널은 최근 포승그린파워의 인수를 결정했다. DL에너지가 보유한 포승그린파워 주식 899만4800주를 사들이는 데 방점을 찍었다. 63.3%의 지분을 950억원에 취득하는데, 오는 7월 29일까지 대금을 납입해야 한다.
3개월가량 시한이 남은 만큼 회사의 자금 동원 여력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말 LX인터내셔널의 유동성(이하 연결 기준)은 8775억원이다. 현금성 자산이 압도적으로 많다. 8385억원으로, 전체의 95%를 차지한다. 단기금융상품은 208억원, 당기손익 공정가치 금융자산은 182억원이다.
실탄을 축적한 데 공헌한 인물은 민병일 전무다. 민 전무는 LG전자 금융 담당으로 활약하다가 2019년에 LX인터내셔널(당시 LG상사)과 연을 맺었다. 그가 부임하기 직전인 2018년 말 LX인터내셔널의 유동성이 3637억원에 그쳤으나, 3년새 곳간을 2배 넘게 불리는 성과를 올렸다.
잇달아 자산 매각을 단행한 게 주효했다. 2019년에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를 LG에 팔아 1336억원을 확보했다. 2020년에는 베이징 트윈타워 매각을 염두에 두고 건물을 보유한 LG홀딩스 지분 25%를 3631억원에 처분했다.
법인세 납부액을 환급하는 시도 역시 성공했다. 2019년에 조세심판원의 결정으로 475억원을 돌려받았다. 2020년에는 지방소득세 경정 청구가 인용되고 행정소송 조정을 거친 결과로 160억원을 확보했다.
LX인터내셔널의 2018년 말 부채비율은 213.3%였으나 지난해 말 183%로 낮아졌다. 차입금 의존도 역시 28.3%에서 23.3%로 5%p 하락했다.
◇상환능력 여유, 신사업 성공 여부와 현금 창출력 맞물려
LX인터내셔널의 풍부한 현금은 차입금을 당장 갚고도 남는다. 금융비용보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9.6배 많아 이자 부담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상환 기일이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은 4160억원이다. 우리은행, 중국은행(BOC) 등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끌어다 쓴 일반차입금은 3971억원이다. 뱅커스 유전스(Banker's Usance)는 24억원 존재한다. 은행에서 수입 대금을 먼저 치른 뒤 해당 금액을 은행에 상환하는 방식을 뜻한다. 금리는 0.4~0.5% 수준으로, 하나은행과 거래 관계를 맺었다.
장기차입금 가운데 만기 도래 시점까지 1년도 채 남지 않은 유동성장기부채는 1887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만기가 1년을 웃도는 장기차입금은 3436억원이다. 원화 잔액은 5002억원이다. 우리인터내셔널제일차, 수출입은행, 에너지공단, 산림조합중앙회 등에서 자금을 빌렸다. 외화로 표시된 잔액은 321억원으로, 에너지공단과 수출입은행을 차입처로 설정했다.
회사채의 경우 2022년에 만기가 다가온 건은 900억원 규모인 116-3회차와 500억원의 115회차다. 다행히 올해 1월에 차환 용도로 3000억원어치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상환 리스크를 해소했다. 작년 말 기준 미상환 사채 잔액 4100억원 가운데 29%(1200억원)는 내년에, 나머지는 △2025년 △2026년 △2030년 △2031년에 만기가 도래한다.
차입금 상환을 넘어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면서 발생하는 자금 소요에 대응할 역량도 충분하다. LX인터내셔널은 2021년에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드는 회사 '에코밴스'를 설립하는 데 360억원을 출자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유리공업을 인수하면서 5925억원을 투입했다.
앞으로 관건은 현금 창출 능력을 보강하는 데 달렸다. LX인터내셔널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9년 말에는 2250억원이 유입된 이래 2020년 말 2548억원, 2021년 말 1756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019년 말 1056억원, 2020년 말 1438억원을 시현한 뒤 지난해 말 282억원을 기록했다.
LX인터내셔널의 현금 창출력은 △물류 △에너지·팜 △생활 자원·솔루션 등 주요 사업 부문의 성장과 맞물린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양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트레이딩 등의 신사업 성공 여부에 민 전무를 포함한 재무 부문 임·직원들이 계속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금융 "롯데손보 M&A, 과도한 가격 부담 안한다"
- 신한캐피탈, 지속성장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체계 강화
- 하나금융, ELS 악재에도 실적 선방…확고한 수익 기반
- 하나금융, 자본비율 하락에도 주주환원 강화 의지
- 국민연금, '역대 최대 1.5조' 출자사업 닻 올렸다
- [도전 직면한 하이브 멀티레이블]하이브, 강한 자율성 보장 '양날의 검' 됐나
- [퍼포먼스&스톡]꺾여버린 기세에…포스코홀딩스, '자사주 소각' 카드 재소환
- [퍼포먼스&스톡]LG엔솔 예견된 실적·주가 하락, 비용 절감 '집중'
- [퍼포먼스&스톡]포스코인터, 컨센서스 웃돌았지만 주가는 '주춤'
- 신한금융, ‘리딩금융’ 재탈환에 주주환원 강화 자신감
박동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비상장사 재무분석]'IFRS 도입 3년' 야나두, 재무구조 개선 관건 'RCPS'
- [Board Index/카카오]뱅크와 페이 '경영자 승계정책' 무엇이 다를까
- SNT모티브 CFO의 '특별한' 소통
- [유동성 풍향계]HD현대케미칼 현금흐름 좌우한 'HPC 설비'
- [Board Index/카카오]SM엔터·카뱅 이사회 공시, 결정적 차이는 '반대사유 공개'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갚고 또 갚고' GS E&R, 재무건전성 강화전략 지속
- [Board Index/카카오]페이·게임즈·SM엔터, 사추위에 '전원 사외이사' 배치
- [Board Index/카카오]'대표·의장 따로' 상장계열사 10곳 중 4곳
- [Board Index/카카오]'쇄신'과 마주한 이사회, 인적구성부터 바꿨다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HD현대오일뱅크 차입기조 관통하는 키워드 '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