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케미칼의 변신]내화물이 끈 50년, 배터리 소재가 주도하는 50년①2차전지 시대 일찌감치 대비, 양극재·음극재 공격 확장
김위수 기자공개 2022-05-02 07:50:52
[편집자주]
1971년 설립된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소재 사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50년간 핵심 먹거리였던 내화물 사업에서 배터리 소재 사업으로 무게추를 옮기며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대표적인 2차전지 기업으로 자리잡으며 포스코케미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더벨은 포스코케미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26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창사 50주년을 맞은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시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기업 중 하나다.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며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산업 전반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시점이다. 포스코라는 대기업을 등에 업은 배터리 소재 기업에 관심이 쏠린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사실 대표적인 2차전지주로 자리매김한 포스코케미칼이 배터리 사업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 50년간 내화물(耐火物)을 중심으로 꾸준히 사업을 확대해가며 발판을 만들어놓은 덕에 빠르게 도약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주력 사업은 내화물, 높았던 최대주주 의존도
포스코케미칼의 전신은 1971년 설립된 포항축로주식회사다. 정부 주도로 1968년 세워진 철강 제조사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공장 건설 과정에서 내화물 설치 및 관리를 담당하도록 세운 자회사다. 내화물은 1500℃ 이상의 고온을 견뎌낼 수 있는 물질을 뜻한다.
포항제철의 성장과 함께 덩치가 커진 포항축로는 포항로공업, 거양로공업으로 두차례 사명을 변경했다. 내화물 제조까지 사업을 확장한 것은 1994년 포항제철이 단행한 구조조정이 계기다. 포항제철이 경영권을 확보한 내화물 제조사 삼화화성과 통합되며 내화물 제조 및 시공 전문회사 포철로재로 거듭났다.
포철로재는 국내 내화물 산업을 선도하는 위치에 올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포철로재는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뜻을 담아 2001년 사명을 포스렉으로 변경했고 같은 해 자금 조달을 위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08년부터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및 광양제철소의 석회 소성공장 설비를 운영하며 라임(LIME) 사업에도 진출했다. 제철화학·소재 등으로 사업분야를 넓히며 회사의 사명도 같이 변화했다. 2010년부터는 포스코켐텍, 2019년부터는 포스코케미칼로 불렸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50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애쓰기는 했으나 든든한 버팀목은 내화물 사업이었다. 내화물 사업은 포스코케미칼이 생석회 사업을 시작한 이후에도 전체 매출의 30~40% 이상을 차지해왔다. 최근 에너지 소재 부문의 매출이 늘어나며 내화물 사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기는 하지만, 매출 금액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다만 내화물 사업과 생석회 사업은 사업구조상 최대주주인 포스코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한계점으로 지목된다. 불과 2016년에만 해도 포스코케미칼 매출 중 포스코와의 거래에서 발생한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72.7%에 달했다. 지난해 비중은 39.3%로 줄어들었지만 낮은 편은 아니다.
내화물 사업이 전방산업인 철강 산업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문제다. 철강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어 내화물 사업의 확장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케미칼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는 배터리 소재 사업이 지목되고 있다.
◇일찌감치 준비한 미래, 도약의 발판으로
양극재·음극재와 같은 배터리 소재 사업이 포스코케미칼 전면에 등장한 것은 2020년이다. 2020년 포스코케미칼에는 에너지소재본부가 처음 설립됐다. 이전까지 포스코케미칼의 사업부문은 내화물본부와 라임화성본부로 나뉘었다. 이전에도 음극재, 양극재 사업을 진행해오기는 했지만 독립적인 사업본부 체제로 운영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시장에서 배터리 소재 기업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2020년 코로나19 이후 주당 3만원으로 떨어진 주가는 이듬해인 2021년 최고 18만4500원까지 뛰었다. 2022년 4월 현재도 주당 13만원 선을 유지 중이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봐도 달라진 배터리 소재 사업의 위상이 눈에 띈다. 2019년까지만해도 2차전지 소재 사업에 대해 사업보고서에는 "음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후 글로벌 톱티어 석탄화학 및 탄소소재 전문 메이커 도약을 위한 기틀을 다지는 중에 있다"고 짧게 설명돼있다. 하지만 2020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음극재, 양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진출 후 에너지소재 기업으로의 재도약 과정 중에 있다"며 보다 중요한 사업으로 구분했다.
배터리 소재 업체로의 도약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일은 아니다. 이미 2010년부터 배터리 소재 사업 진출에 대한 로드맵을 그리고 있었다. 화성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콜타르가 배터리 음극재의 원료로 쓰일 수 있다는 데서 나온 구상이다.
때마침 음극재사업부 매각에 나선 LS엠트론으로부터 사업을 인수하며 음극재 시장에 진출했다. 또 포스코와 휘닉스소재가 2012년 설립한 양극재 합작법인 포스코ESM을 2019년 흡수합병하며 양극재 사업역량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투자를 확대해 포스코케미칼은 2018년 말부터 배터리 소재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다. 현재 포스코케미칼은 포항·광양·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세종에 음극재 공장을 보유 혹은 설립 중이다.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도 캐나다에 양극재 합작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은 2030년까지 양극재 생산능력 연산 61만톤, 음극재 32만톤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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