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완주 가능성은 예비입찰 참가...인수 가격 및 추가 투자 부담
조은아 기자공개 2022-07-06 07:37:10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4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예비입찰에 국내 SI(전략적 투자자)로는 롯데케미칼만 유일하게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매물로 등장했을 때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등 유력 인수후보들이 거명됐으나 모두 참가하지 않으면서 흥행에 실패한 모양새다. 이들 기업은 애초부터 참가를 염두에 두지 않았던 것으로도 전해진다.롯데케미칼의 완주 가능성 역시 현재로선 그리 높지 않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매각 타이밍이 워낙 좋지 않다. 처음 매물로 나왔던 5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8만~9만원 사이를 오갔던 주가는 최근 하락을 거듭하면서 6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일진머티리얼즈 몸값은 3조원 안팎이다.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사장이 보유한 지분(53.3%)에 경영 프리미엄을 더한 금액이다. 그러나 주가 하락으로 현재 일진머리티얼즈의 시가총액이 3조원 수준에 그친다. 지분 53.3%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해도 2조2000억원이다. 매각자 측의 눈높이와는 1조원 가까이 차이가 난다.
롯데케미칼은 2차전지 관련 매물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올 때마다 인수후보로 가장 먼저 오르내리고 있다. 이유는 의지와 자금력에서 찾을 수 있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전 역시 다르지 않다.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 가장 먼저 떠올린 곳은 롯데케미칼이었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2차전지 소재 가운데 하나인 PI필름을 생산하는 PI첨단소재 인수전에도 참가했다. 본입찰에서 최종 탈락하긴 했지만 인수 의지는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승자가 된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가 써낸 1조2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케미칼은 2차전지 소재 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갈 길은 멀다. 경쟁사들과 비교해 출발이 다소 늦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2차전지의 4대 핵심소재 사업 모두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자금 여력도 갖추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5021억원에 이른다.
다만 걸리는 점도 만만치 않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솔루스첨단소재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동박 시장에 발을 걸쳐뒀다. 관계사 롯데정밀화학은 2020년 솔루스첨단소재를 인수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의 출자자(LP)로 참여했다. 스카이레이크가 투자금 회수에 나설 때 가장 유력한 원매자로 꼽히는 상황에서 굳이 동박 기업을 3조원을 주고 인수하진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동박의 경우 설비 투자비도 높다. 2차전지 핵심소재를 살펴보면 보통 1만톤당 투자비는 양극재가 700억원, 음극재가 600억원, 동박이 1500억원으로 전해진다. 늘어나는 동박 수요에 맞춰 생산량을 확대하려면 그만큼의 투자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앞으로 일진머티리얼즈가 동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2조~3조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기업 입장에서 3조원에 사서 다시 조단위 투자를 이어갈 정도의 매력은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롯데케미칼이 이왕이면 2차전지 원가에서 40%가량을 차지하는 양극재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결국 가격 수준을 놓고 재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매각자 측에서 3조원이라는 몸값을 포기해야 국내 대기업들이 인수를 검토라도 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롯데케미칼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써낼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고, 중도하차 역시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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