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캐피탈, 계열분리로 공고해진 지배구조 [현대카드·캐피탈 경영 분리 1년]①정태영 부회장, 현대카드 지배력 강화…현대차, 현대캐피탈 지분율 99.78%로 높여
이기욱 기자공개 2022-09-21 07:29:40
[편집자주]
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 등 현대자동차그룹 금융 3사가 경영 체제를 분리한 지 1년의 시간이 흘렀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 직할 체제 하에서 캡티브사 역할에 집중하고 있으며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은 독자 경영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년동안 현대차 금융 3사의 주요 변화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경영 전략들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6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기간 현대자동차그룹의 금융 3사(현대카드·캐피탈·커머셜)는 독특한 경영 체제를 유지해왔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세 회사의 최대 주주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경영권은 현대가의 사위인 정태영 부회장이 행사해 왔다. 정 부회장은 세 회사의 대표직을 겸임하며 18년동안 금융계열사들의 수장 역할을 맡아 왔다.현대차 금융계열사의 지배구조가 본격적으로 변하기 시작된 것은 지난해 9월부터다. 정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경영에서 손을 뗐고 현대캐피탈의 최대주주인 현대차그룹이 직접 경영에 나섰다.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의 경영에 보다 집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같은 시기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도 현대카드 브랜드부문 사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업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에서 정의선 현대차 회장으로 경영이 승계되는 과정에서 금융 3사가 모두 독립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정 회장은 현대캐피탈을 그룹에 남겨 해외 자동차 시장 진출에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1년여가 지난 현재 현대금융계열 3사의 지분 구조는 공고하게 구분이 이뤄졌다. 우선 현대차와 기아차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캐피탈의 지분은 79.78%에서 99.78%로 늘어났다. 기존에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현대캐피탈의 지분을 각각 59.68%, 20.1%씩 보유했다. 나머지 20%는 특수목적법인(SPC) 엘리시아제육차주식회사와 제이스씨제삼차주식회사가 10%씩 갖고 있었다.
기아차가 지난해 12월 이들 회사가 보유한 주식 전량(1986만1486주)을 8722억7674만원에 매입했고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 완전 계열사로 편입됐다. 2016년 미국 GE캐피탈로부터 매입한 지분을 두 곳의 SPC에 넘긴지 약 5년만이다.
당시 현대차는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캐피탈 지분 20%를 약 6000억원에 인수했고 해당 지분을 총수익스와프(TRS, Total Return Swap) 거래 방식으로 SPC에 매각했다. TRS는 파생금융상품의 일종으로 수익 매도자가 투자자 대신 주식 등의 기초자산을 매입하고 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이익과 손실을 투자자가 책임지도록 하는 계약이다. 지난해 10월 TRS만기가 도래하자 현대차는 계약을 2개월 초단기로 연장한 후 연말에 지분 정리를 마무리했다.
현대카드는 보다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커머셜이 현대카드의 지분을 늘리기 시작했다. 현대커머셜은 지난해 8월 어피니티(Affinity) 컨소시엄이 보유한 현대카드의 지분 4%를 매입하기로 결정했고 올해 2월 거래를 완료했다.
지난 7월에는 현대카드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1.1%를 추가로 공개매수했다. 기업공개(IPO) 잠정 중단 결정으로 이익 실현의 기회가 사라진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지난해 9월말 24.54%였던 현대커머셜의 현대카드 지분율은 30%까지 상승했다.
현대커머셜의 지분율 상승은 정태영 부회장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차 금융계열사 중 정태영 부회장과 정명이 사장의 지배력이 가장 강한 회사다. 정 부회장과 정 사장이 각각 12.50%, 25%씩 총 3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지분(37.5%)과 동일한 수치다.
여전히 현대카드의 최대 주주는 현대자동차(36.96%)고 기아차(11.48%)의 지분까지 합치면 지분율이 48.44%로 절반에 가깝다. 현대커머셜과는 20%포인트 가량 차이가 난다. 다만 정 부회장의 우호세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대만 푸본그룹이 19.9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정 부회장의 독자 경영에 힘을 실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김화진칼럼]영국 RBS
- '환경 변화 고려'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사업 계속 키운다
- [DN솔루션즈 IPO]고심끝 상장 철회…비우호적 시장 환경에 '결단'
- [i-point]신테카바이오, ‘2025 글로벌 IP 스타기업’ 선정
- [i-point]채비, 서울시 전기버스 충전 인프라 확대 사업자 선정
- [영상/Red & Blue]현대엘리베이터 '주주환원, 리포트, 실적' 삼박자
- 기지개 켜는 인성정보의 '헬스케어'
- [i-point]인텔리안테크, 정부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 '핵심'
- [NHN 리빌딩]'아픈 손가락' 콘텐츠, 더디지만 잠재력 확신
- [영상]‘메타가 탐낸’ 퓨리오사AI의 백준호 대표에게 들었다…회사의 향후 계획은
이기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JW중외제약, 빈혈 치료제는 지연…기대되는 '통풍 신약'
- 제테마, 필러 중국서 '첫 발'…차별화는 '안전성·고급화'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신약 안보는 동국제약, 제네릭 잇는 '의료기기' 사업
- 존재감 키우는 에이아이트릭스, 시장 데뷔 2년 '100억' 매출
- 롯데바이오, 솔루플렉스 무기 갖춘 ADC '첫 수주' 결실
- [차바이오텍 유상증자 용처 분석]'차헬스' 1순위 배경, 지연된 병동 신축 '2600억' 상환 압박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녹십자, 600억 알리글로 상각 시작…공백 메울 넥스트 부재
- 일반상장 타깃 덱스레보, '액상 PCL' 국내 진출 준비 '분주'
- 삼성바이오로직스, 40%대 영업이익률 '캐파의 경제학'
- [영상]금감원 넘은 차바이오텍 유상증자, 주요 사용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