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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센터 풍향계]하나증권 클럽원 불황없다…핫딜에 VVIP 900억 운집美 기업 몰로코 투자 상품에 뭉칫돈 몰려

양정우 기자공개 2022-10-05 08:21:1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8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클럽원(Club1)에서 미국 유니콘 기업인 몰로코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자 삽시간에 뭉칫돈이 몰렸다. 최소 가입금액이 8억원에 달하는 초고액 상품이지만 1000억원에 가까운 수요가 모집되면서 판매 채널로서 역량을 드러냈다.

28일 자산관리(WM)업계에 따르면 최근 클럽원의 본점인 삼성동 지점에서 미국 인공지능(AI) 애드테크(광고기술) 스타트업인 몰로코에 투자하는 상품이 완판됐다. 판매 개시 후 하루 이틀 새 총 모집금액인 350억원이 몰려 가입 신청이 종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몰로코 상품은 최소가입금액이 8억원으로 책정됐다. 전국 25~30평 평균 아파트값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판매 개시 시점에 집계된 가수요 규모만 91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클럽원 입장에서는 VVIP 고객의 오버부킹(overbooking) 물량을 어떤 식으로 분배해 상품에 가입시킬지 고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자산시장은 올들어 하락세가 유지되고 있다. 주식과 채권 등 전통자산은 물론 대체성이 부각돼온 부동산, 원자재, 가상자산 등도 연일 급락세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클럽원을 찾는 강남권 VVIP는 여전히 투자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관측된다.

WM업계 관계자는 "자산 폭락기가 지속되는 만큼 세일즈 난이도가 높아진 건 분명하다"면서도 "초고액 자산가의 경우 불황 속에서도 워낙 투자 재원이 풍부하기에 침체기를 오히려 공격적 투자 기회로 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클럽원은 고객층이 탄탄해 다른 프리미엄 점포보다 타격이 훨씬 덜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센터는 아무래도 일반 점포처럼 광범위한 고객층을 확보하기보다 VVIP인 소수 고객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만큼 신규 고객의 새로운 투자금 못지 않게 기존 고객의 재투자 자금이 중요하다. 판매 상품의 투자회수가 쉽지 않을 경우 신규 판매에 투입될 수 있는 재원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프라이빗뱅커(PB) 입장에서는 최근 자산시장의 국면이 세일즈 난이도가 한층 올라가는 여건이다.

하나금융그룹의 VVIP 점포인 삼성동 클럽원(Club1).

하지만 역으로 보면 성장 잠재력이 큰 타깃을 싼값에 투자하는 절호의 타이밍이기도 하다. 몰로코는 2013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안익진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업체다. 안 대표는 AI 머신러닝을 활용해 광고가 연동된 동영상을 사용자 특색에 맞게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유튜브의 첫 수익모델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인사가 진두지휘하는 유망 스타트업인 셈이다.

불과 1년여 전 자산시장의 호황기엔 유니콘 스타트업의 몸값이 수개월만에 2배 가까이 껑충 뛰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클럽원이 마련한 상품은 지난해 몰로코가 시리즈C 투자에서 책정받은 기업가치와 거의 비슷한 수준(달러 기준)에서 투자가 단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마지막 투자 라운드에서 15억달러(당시 약 1조75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고 클럽원에서 제시한 상품에서도 2조원 정도로 기업가치가 매겨졌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자산시장의 빙하기엔 매력적 타깃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것도 장점"이라며 "과거엔 구하기 힘들었던 비상장사의 구주 물량도 근래 들어 시장에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몇 운용사가 세컨더리펀드를 만든 것도 이런 여건을 활용하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몰로코는 마케팅 파트(퍼포먼스 마케터)를 위한 머신러닝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앱 개발자와 퍼블리셔에게 광고 구매 플랫폼(DSP)을 제공해 모바일 앱 지면에 광고를 게재하고 더 넓은 범위의 유저(사용자)에게 도달하도록 돕고 있다. 지난해 1억달러(약 1173억원) 규모의 순매출을 거뒀고 올해는 2억달러(약 2655억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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