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DB 반도체 미래먹거리 'GaN' 로드맵은 웨이퍼 생산부터 전력반도체 설계, 제조까지 생태계 조성 움직임
김혜란 기자공개 2022-10-17 13:15:42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4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 어떻게 대비하느냐는 반도체 업계가 항상 피할 수 없는 고민이다. 최근 업계에서 부각되는 화두 중 하나가 기존 실리콘(Si) 대비 고전압, 고전류, 고온에서 동작이 가능한 질화갈륨(GaN) 반도체다. 현재 국내 반도체업계에선 SK와 DB그룹을 중심으로 다가올 8인치(200㎜) GaN 시장 개화에 맞춰 관련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웨이퍼(반도체 원판) 전문기업 SK실트론은 세계적인 GaN 웨이퍼 제조사인 영국 IQE과의 공동개발을 시작했고, 파운드리(위탁생산) DB하이텍과 키파운드리도 GaN 반도체 생산을 위한 공정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국내에는 GaN 관련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보니 국내·외 기업과의 협업, 해외 팹(Fab·공장) 인수 등 사업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모습이다.
◇DB하이텍, 에이프로세미콘과 협업…MOCVD 내재화 추진할듯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에이프로세미콘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GaN 반도체 파운드리 공정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에이프로세미콘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이지만, 8인치 GaN전력반도체의 기반이 되는 GaN 에피택셜(에피) 웨이퍼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해외 의존도가 높은 GaN 웨이퍼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 2020년 GaN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유기화학증착장비(MOCVD)를 미국 장비사로부터 구매해 국내에 처음 도입했기 때문이다.
웨이퍼로 반도체를 생산해야 하는 DB하이텍은 에이프로세미콘으로부터 GaN 웨이퍼를 구매하고, GaN 전문 팹리스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GaN 시장을 연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에이프로세미콘 입장에서도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할 안정적인 국내 파운드리 파트너를 확보했단 점이 의미 있다.
또 에이프로세미콘과의 협업은 궁극적으로 MOCVD 내재화로 나가려는 DB하이텍 로드맵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MOCVD 장비를 설치했던 엔지니어들이 에이프로세미콘에 있다"며 "에이프로가 국내에서 GaN에 대해 아는 몇 안 되는 기업이기 때문에 DB하이텍도 에이프로를 통해 MOCVD 장비를 설치하고 앞으로 계속 장비를 구입해나가는 게 일차적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 계열사 밸류체인 활용
SK그룹은 계열사들이 웨이퍼 전문기업과 팹리스, 파운드리까지 아우르기 때문에 미래먹거리인 GaN 사업도 다양한 계열사들 간 시너지를 노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짤 수 있다.
SK 계열사들은 이미 GaN 관련 다양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SK그룹의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설계·제조 계열사 예스파워테크닉스와 RFHIC가 GaN 화합물반도체 합작회사(JV)를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GaN 트랜지스터 양산기업인 RFHIC는 국내에서 GaN 관련 기술력을 축적한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다. 예스파워테크닉스는 SiC 웨이퍼 제조기업인 SK실트론의 손자회사 SK실트론CSS으로부터 SiC 웨이퍼를 공급받아 전력반도체 칩을 직접 설계·생산한다.
예스파워테크닉스와 RFHIC는 당장은 SiC에 기반을 둔 질화갈륨 반도체(GaN on SiC)를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더 하이테크인 질화갈륨 다이아몬드(GaN on Diamond) 개발을 바라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SiC·GaN 웨이퍼를 실트론에서 공급받아 3사가 협력하는 구도를 가져갈 전망이다.
최근엔 SK실트론이 GaN 웨이퍼 전문 기업 IQE와 기술협력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GaN 웨이퍼를 만들려면 SiC 웨이퍼 위에 GaN 박막을 증착시켜야 하는데, GaN 웨이퍼 기술이 있는 해외 기업과의 협력은 장기적으로 기술 내재화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8인치 파운드리 키파운드리도 GaN 공정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GaN 웨이퍼 생산부터 전력반도체 설계와 제조까지 GaN 밸류체인을 점차 그려간다는 로드맵을 가동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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