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십 시프트]손오공 품은 김종완 대표, 6%대 지배력 변수③주총 정족수 문제로 부결, 적대적 M&A 비롯 위험 노출…전략적 파트너 '마텔' 이탈 변수
신상윤 기자공개 2022-10-18 07:31:23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경영권 이동이 만들어낸 파생 변수와 핵심 전략, 거래에 내재된 본질을 더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4일 13시1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완구 유통 전문기업 '손오공'이 변화의 길로 들어섰다. 오랜 기간 경영 전반을 책임졌던 김종완 대표가 전략적 투자자이자 글로벌 파트너였던 '마텔(Mattel)'의 자리를 이어받았다.다만 김 대표가 확보한 지배력이 6%대에 그쳐 외풍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오공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주요 임원 선임을 위한 의결권도 확보하지 못하는 등 향후 적대적 M&A 시도가 발생할 경우 방어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손오공은 이달 7일 최대주주가 '마텔 마케팅 홀딩스(Mattel Marketing Holdings, Pte. Ltd.·이하 마텔)'에서 김 대표로 변경됐다. 김 대표는 마텔이 가진 지분 156만5619주를 인수해 손오공 지분 6.27%를 가진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가 시총 500억원에 이르는 손오공 지배력을 확보하는 데 쓴 돈은 28억원 수준이다.
김 대표는 주당 1800원에 지분을 인수했다. 거래 당일 종가가 1905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05년 손오공에 입사해 대표 자리에 오른 뒤 창업주와 마텔에 이어 오너십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까지 차지하는 끈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김 대표가 처한 환경이 녹록진 않다. 무엇보다 6%대의 낮은 지배력은 경영권 행사에도 변수다. 이번에 김 대표가 마텔서 인수해 확보한 지분율은 6.27%다. 일부 우호 지분이 있다 하더라도 10%를 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지분율은 향후 이사 선임이나 신규 사업 추진 등 주주총회를 통해 추진할 경영 전략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손오공은 올해 3월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모든 안건들이 부결됐다. 특히 이사회가 추천한 사내이사를 선임하지 못했던 점은 경영 전략 수립과 이행에 문제가 있음을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적대적 M&A 등 대외 변수에 노출됐을 때 낮은 지분율이 김 대표의 오너십을 위협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최대주주 자리를 넘긴 마텔은 손오공 지분을 2% 정도 남겨뒀지만 김 대표와 특수관계인으로 묶이진 않았다. 이에 시장에선 마텔이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장내에서 잔여 지분을 처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변화로 손오공이 전략적 투자자이자 글로벌 파트너인 마텔과의 관계가 희미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텔은 바비 인형 등 글로벌 완구회사로 손오공이 일으킨 매출액의 30%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초 마텔과 '2+2'년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연장하면서 2024년 말까진 시간을 벌어둔 상황이지만 재연장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
비슷한 사례는 손오공의 창업주였던 최신규 전 회장에게서 찾을 수 있다. 손오공은 과거 터닝메카드 등 유명 IP를 보유한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제작한 완구를 유통하며 사세를 키웠다. 최 전 회장은 당시 손오공과 초이락컨텐츠팩토리에 각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유명 IP 완구를 제작하고, 이를 손오공이 판매하는 형태로 사업을 영위했다.
이와 관련 손오공은 초이락컨텐츠팩토리의 주요 완구를 대형마트에서만 판매하는 유통 계약을 맺고 있었다. 손오공 전체 매출의 70% 상당이 대형마트에서 발생했다. 문제는 최 전 회장이 손오공 지배력을 마텔에 넘긴 후 초이락컨텐츠팩토리와의 유통 계약을 점차 축소했다는 점이다.
2018년 8월에는 손오공이 롯데쇼핑과 홈플러스, 이마트 가운데 이마트를 제외한 2곳에서만 완구를 유통할 수 있도록 계약을 바꿨다. 그동안 기간을 정하지 않았던 계약도 2년 후 1년씩 합의 연장으로 바꾸는 등 입지를 줄여나갔다.
결국, 지난해 8월 연장을 하지 않게 됨으로써 손오공은 더 이상 초이락컨텐츠팩토리 완구를 판매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김 대표로선 최 전 회장과의 관계를 고려하면 아쉬움이 큰 거래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마텔마저 엑시트를 시도하고 있어 김 대표와 손오공으로썬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손오공 관계자는 "김 대표는 책임 경영의 의지를 갖고 향후에도 지배력을 확대하기 위해 지분 확보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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