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 현대홈쇼핑, 렌탈사업 팔아 '선택과 집중' 그룹 M&A 주도, 경기 침체기 유동성 확보 및 사업 재편 대비
변세영 기자공개 2022-11-21 08:14:10
이 기사는 2022년 11월 18일 15시2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홈쇼핑이 장기간 적자를 지속해 온 현대렌탈케어 지분 매각을 추진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렌탈업계 경쟁이 치열한 만큼 사업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동성 악화 국면에 대비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현대렌탈케어의 지분을 앰캐피탈(구 효성캐피탈)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현대홈쇼핑은 현대렌탈케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지분 매각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부 지분만 팔아 전략적 협업을 도모하는 방안과 아예 경영권을 넘기는 통매각까지 검토하고 있다. 경영권 매각가는 약 20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지난 2015년 출범한 현대렌탈케어는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 등 가정용 가전을 빌려주는 서비스를 전개한다. 렌탈업계에 따르면 코웨이가 업계 1위 사업자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SK매직, 쿠쿠, 청호나이스, 교원웰스 등이 치열한 중상위권 경쟁을 펼친다. 후발주자인 현대렌탈케어는 홈쇼핑과 백화점 등 그룹 유통망을 활용해 입지 확대를 시도해 왔지만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현대렌탈케어는 2016년 사업 초기부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누적 영업적자만 1200억원 규모에 달했다. 그러다 올해 42만 계정을 돌파하면서 흑자전환했다. 기업가치가 개선되면서 현대홈쇼핑이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금리인상 기조로 글로벌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시장이 얼어붙었고 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도 악화됐다. 이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기업들은 투자 계획을 수정하고 현금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그동안 그룹의 자금조달 중추 역할을 해왔다. 매년 순이익 1000억~1500억원 가량을 꾸준히 올리는 캐시카우인데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40%, 10% 내외다. 지난 10년간 현대백화점그룹이 단행한 대규모 투자는 지누스(8800억원), 한섬(4200억원), 현대L&C(3700억원) 등이 있다. 이 중 한섬과 현대L&C 인수는 현대홈쇼핑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다만 현대홈쇼핑의 현금창출력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홈쇼핑 본업 매출이 정체되는 가운데 송출수수료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회사인 현대L&C도 원가상승 타격을 받으면서 상장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L&C가 상장하면 모회사 현대홈쇼핑은 구주매출로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현대홈쇼핑은 과거에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케이블TV를 운영하던 현대HCN을 KT스카이라이프에 약 4900억원에 매각했다. 통신사 기반의 사업자들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사세를 넓히면서 현대HCN의 입지가 작아졌기 때문이다. 대신 HCN 매각대금을 활용해 현대바이오랜드를 인수(27.94%)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종합해보면 현대홈쇼핑은 렌탈사업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향후 경기 회복 국면에 대비한 성장 전략을 준비할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홈쇼핑 측은 "투자 유치를 통한 자본 확대부터 경영권 매각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면서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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