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빅딜' 제이엔텍, 지역 여론 부담에 매각 잠정 중단 이투파와 우협 기간 종료 후 연장 안 해, 지자체 반발 등 영향
김예린 기자공개 2022-12-08 08:19:5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폐기물 M&A 시장의 빅딜로 꼽혔던 제이엔텍 매각이 잠정 중단됐다. 이지스자산운용 자회사 이지스파트너스가 6000억원 규모에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해왔으나 공식 절차가 중단됐다. 지자체 반발과 지역 여론 악화로 최대주주 측이 부담을 느끼면서 매각 시점을 미룬 것으로 파악된다.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지스투자파트너스가 제이엔텍으로부터 부여받은 인수 우선협상(맨데이트) 기한이 최근 만료됐다. 이지스투자파트너스의 인수 의지는 여전했지만 제이엔텍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조현택 대표 측이 매각 절차 중단을 선언하면서 기한 재연장이 이뤄지지 않았다.
제이엔텍은 충남 당진에 위치한 폐기물 매립지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이면서도 수도권과 가까운 지리점 이점을 갖춰 여러 재무적투자자(FI), 전략적투자자(SI)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조 대표 측은 이자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매각을 추진해왔다. 제이엔텍 최대주주는 기업이 아닌 개인이다. 매립장 규모가 워낙 커 토지 분양과 폐기물 처리시설 조성 등 개발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을 일으켰는데, 하반기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 만큼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난다면 매각 협상 의지가 충분한 상황이었다. 작년 공시 기준 제이엔텍의 차입금은 총 1989억원이다.
인수를 제안한 첫 원매자는 SK에코플랜트였다. 실사를 마치고 계약을 맺기 직전까지 갔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그러나 가격과 불확실한 시장 상황 등 여러 변수로 인해 딜이 무산됐다.
다음 타자로 이지스투자파트너스가 나섰다. 6000억원대 가격을 제시하며 맨데이트를 확보했고, LP 마케팅도 진행했다. 그러나 유동성이 마른 시장 상황 속에서 펀딩 불확실성이 커졌고, 매각 측 역시 여러 돌발 변수로 인해 딜을 미룬 형국이다.
규제 산업의 복잡한 역학관계가 매각 중단 배경으로 꼽힌다. 폐기물 처리시설은 지역사회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조성을 기피하는 지역 여론과 매립지 주변 환경오염 가능성 등으로 인해 지자체 허가가 필요하다. 매립 용량도 국토부와의 협의 아래 지자체가 결정한다. 제이엔텍의 경우, 워낙 규모가 큰데다 지자체 이슈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이번 매각 추진 과정에서 부담이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립지를 운영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점도 리스크다. 제이엔텍는 조 대표가 2017년 설립했다. 2019년 2월 관리·감독 기관인 금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사업계획 허가를 받으며 5월에 착공해 작년 2월 매립을 시작했다. 가동 2년도 채 지나지 않은 사업장을 매각해 개인사업자가 막대한 이윤을 창출한다면, 지역 여론 악화는 물론 지자체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다. 지자체 눈치에 매각 절차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영권이 SI가 아닌 사모펀드에 넘어간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사업 경험이나 장기 플랜이 없는 사모펀드가 매립지 사업장을 인수할 경우, 경영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원매자와 매도자 측 거래 니즈가 여전한 만큼 협상이 물밑에서 진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등 공식 절차를 밟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 여론 악화까지 감수하고 혐오 시설에 대해 어렵게 인허가를 내줬는데 가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자가 이를 팔겠다고 하면 지자체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며 "더 나아가 지자체 입장에선 정상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영업 허가를 취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심 있던 FI뿐 아니라 SI 역시 가격이 더 떨어지고, 부작용 없이 살 수 있는 시기를 기다리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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