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폴루스가 굴려버린 작은 눈덩이

최은수 기자공개 2022-12-09 14:26:2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8일 08: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자님. 저도 사실 폴루스 주주에요."

폴루스가 공중분해됐다는 기사가 나간 뒤 곳곳에서 투자 피해를 봤다는 관계자들의 하소연이 들려왔다. 창업주를 믿고 퇴직금 일부를 투자한 업계 관계자, 회사를 살리자는 독려에 수천만원씩 들여 우리사주를 확보했던 전직 폴루스 직원과 연구원들까지. 개별 피해 사례는 일일이 언급하기 힘들 만큼 많았다.

투자는 성공도 실패도 본인 책임. '누가 이들더러 칼들고 폴루스에 투자하라고 협박이라도 했냐'고 비난한다면 딱히 할 말은 없다. 다만 투자에 실패한 무능력자들로 단순 치부하기엔 아쉬운 회사의 진면목과 뒷이야기가 있다.

회사는 파산을 신청한 상태에서 다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백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증을 도모했다. 해당 기관투자자 측은 다행히 파산 선고 전 유증에서 손을 뗐다. 기존 주금 납입일과 서울회생법원의 파산 선고일은 고작 이틀 차였다. 돈 내놓으라 아우성치는 기존 주주들에게 밀어줄 요량으로 조달에 나섰던 것이었을까.

임금체불은 이미 2018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폴루스는 앞서 무위로 돌아간 유증을 제외하고서도 설립 1년 차에 확인된 것만 1100억원을 조달했다. 폴루스에 투자할 당시엔 바이오텍 직원이었다가 지금은 설립 6년차를 맞은 바이오텍 대표의 입을 빌리면 '폴루스가 지금껏 조달한 돈이면 자기 회사는 이미 글로벌 임상 3상에 진입했을 거'란다.

그 많던 투자금은 대체 어디로 갔을까. 창업주 남승헌 대표는 횡령과 임금체불 등의 혐의로 영어의 몸이 됐다. 그는 붙잡혀 가기 전까지 투자자와 직원에게 잘 될 거라는 이야기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한때 3000억원 밸류를 책정했던 이 회사는 말로마저 실로 추잡하다.

누군가 고작 비상장사 하나 망한 거로 호들갑이냐 힐난도 감수하겠다. 다만 폴루스 파산을 불특정 다수인 개인투자자의 탐욕으로 치부하고 말기엔 이번 사태가 불러일으킨 파장은 결코 작지 않다.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던 상징성이 있던 업체의 몰락은 대개 시장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도록 부추긴다. 올해 거래재개에 성공한 신라젠이 부활하지 못했을 때를 가정해 보자. 상장사인 만큼 거래재개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폴루스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투자피해자들이 나타났을 것이다.

거래재개 판단을 얻기까지 신라젠 측의 각고의 노력도 있었다. 다만 한국거래소의 최종 판단에 신라젠을 퇴출했을 때 시장에 불러올 부정적 여파, 즉 정성적 요인이 반영됐다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중형급 이상 비상장 바이오벤처가 몰락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비상장 바이오텍 시장을 덮칠 눈덩이가 경기침체라는 내리막을 만나 시장을 향해 굴러오던 중이었는데 이것의 몸집을 키워주는 악재가 더해졌다.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펀딩 초호황기가 끝나고 긴 침체가 시작된 상황이라 이 눈덩이가 시장에 전할 충격은 더 크고 뼈아플 가능성이 높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