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부서장 70% 교체…68년생 지원으로 재배치③전체 부서장 25%가 공채…70·71년 생, 금감원 핵심 세력으로 등장
고설봉 기자공개 2022-12-15 08:27:57
[편집자주]
금융감독원 정기인사가 그 어느 때보다 큰 폭으로 단행된다. 취임 후 한 차례 조직을 뒤흔들었던이복현 원장은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색깔을 한층 더 드러낼 예정이다. 원칙과 공정을 앞세워 실력과 실적 위주로 평가 시스템을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권역과 출신에 따른 자리 나누기를 지양하고 공채 기수 위주 예측 가능한 인사제도를 정착시키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더벨은 금융감독원의 인사를 조망하고 그 속에 내포된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4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개혁 의지는 인적 쇄신으로 표면화됐다. 취임 첫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서장 70%를 물갈이하며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공채 기수들을 주요 보직으로 올리고 이전 기관 출신 60년대 후반생들을 지원으로 빼면서 세대교체도 단행했다.금융감독원은 조직개편과 함께 부서장 보직자 79명 중 56명(70%)을 변경하는 부서장 인사를 단행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부국장 및 팀장(2S) 가운데 31명을 승진해 신규로 부서장 직위를 부여했다. 기존 부서장 보직자 가운데 25명을 전보했다. 부서장 23명은 유임됐다.
◇공채 기수·70년대생 전면에 등장
이번 인사 특징은 업무능력과 효율성 중심의 8월 수시인사 기조가 그대로 이어져 내려왔다는 점이다. 현안 업무 대응 및 조직개편에 따른 인재들의 적재적소 배치에 중점을 맞춘 인사가 단행됐다.
이에 따라 과거 부국장에서 실국장으로 승진하던 관례를 깨고 팀장(2S)에서 곧바로 실국장으로 승진한 사례가 더 많다. 실국장 승진자 가운데 5명이 팀장에서 부국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실국장으로 승진했다. 부국장 가운데선 4명이 실국장으로 승진했다.
이전 세대들에 가려 주요 보직으로 진출하지 못했던 공채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다만 지난 8월 수시인사 과정에서 큰 폭의 공채 위주 승진이 있었던 만큼 이번엔 공채 승진 규모를 일부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 결과 본부 부서장 보직자 중 공채 비율은 25%를 기록했다.
특히 기존 권역 출신들이 주로 맡았던 검사부서 등 주요 부서에 공채 출신 부서장들이 대거 진출했다. 공채 부서장들을 요직에 적정규모 배치하면서 세대교체를 지속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더불어 조직 내 균형과 탕평을 위해 이전 기관 출신 인사들의 승진도 이어졌다. 다만 70년대 이후 출생 위주로 승진자를 제한하면서 인사원칙은 분명히 가져가는 모습이다. 60년대 생 승진자들은 제한적이다.
새로운 업무 수요가 집중되는 민생금융과 디지털, 국제, 법무 등 부서에는 해당 분야에 정통한 최고의 전문가를 발탁해 업무 전문성을 높였다. 아울러 금융산업 공정 및 신뢰 제고를 위해 자본시장(금투·회계 등) 및 은행 부문 검사 부서장에 해당 분야에서 가장 잘 일할 수 있는 적임자를 배치해다.
지난 8월 수시인사 때보다 여성 인재를 더 많이 요직에 배치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번 인사 때는 3명이었던 여성 부서장 승진자 수를 이번엔 5명으로 늘렸다. 더불어 업무능력과 리더십이 돋보이는 여성 국장을 본부 부서에 기용했다.
◇기존 부서장 유임…68년생들의 지원 재배치
기존 부서장 가운데 23명은 자리를 지켰다. 주로 기존 권역 출신 인사들 가운데 전문성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있는 부서장들이 유임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이선후퇴가 예상됐던 60년대 후반 생들도 일부 포함돼 있어 실력 위주 인사를 발굴한다는 인사 기조가 잘 지켜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이 원장은 인사 원칙으로 능력을 강조해왔다. '금융시스템 안정 및 금융현안 적시 대응을 위해 주요 감독국장에 경험과 업무능력을 겸비한 기존 부서장을 유임한다'는 기조를 여러번 강조했다. 이러한 인사 원칙에 부합하는 인물들은 내년에도 주요 포스트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다만 1968년생 기존 권역 출신 실국장들은 이번에 대부분 지원장으로 발령 받았다. 이번 인사에서 국실장 전보 및 직위를 부여받은 1968년생 국실장은 총 13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양진호 신임 감사실 국장과 박용호 신임 뉴욕사무소장 외 11명은 모두 지원장으로 발령 받았다.
1968년생의 지원장 발령은 금감원 내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내년 금감원 부서장 주축은 1970년과 1971년 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젊은 금감원장 취임을 계기로 조직도 한층 젊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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