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23 승부수]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정교한 비은행 전략으로 파고 넘는다지배구조 잡음, 사업성으로 정면 돌파…'증권·보험' M&A, 경쟁력 지속 강화 추진

고설봉 기자공개 2023-01-06 07:37:18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5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은 올해 비은행부문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로 종합 금융지주사로서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2019년 금융지주사 출범 후 5년째를 맞는 올해 경쟁사 대비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는다는 전략이다. 은행부문의 견조한 실적 상승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비은행부문에서 신성장 동력을 얻는다는 방침이다.

올해 우리금융은 지배구조 이슈로 그 어느 때보다 잠재 리스크가 큰 편이다. 대표이사(CEO) 등에 대한 안팎의 견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온전히 경영전략을 펼쳐나가는데 방해요소도 많다. 그러나 이러한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꾸준히 구상해왔던 비전에 맞춰 비은행부문 강화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금융지주사 위용을 세우고 CEO의 경영권도 강화하는 등 민영화로 마련된 정상화 기회를 확실히 활용할 계획이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사업 핵심역량 밸류업(Value-up)'과 '차별적 미래성장 추진'을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로 종합금융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선포했다

손 회장이 강조한 올해 경쟁우위 확보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핵심 경영전략은 7가지 전략과 21가지 세부 과제들로 압축된다. 이미 업권 내 경쟁력을 확보한 은행부문보단 비은행부문 자회사 외형 확장과 내실 강화가 주요 타깃이다.

이처럼 손 회장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최우선 순위로 강조하는 것은 2019년 우리금융지주 출범 후 지난해까지 은행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우리금융 내에선 우리은행을 제외한 비은행부문 자회사의 영향력이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2019년 우리금융은 총 1조90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 순이익은 1조5408억원으로 80.92%에 달했다. 연결 조정 전 우리은행 실적을 우리금융 연결 조정 후 실적에 대입한 만큼 실제 수치와 소폭 차이가 있지만 큰 차이는 없다.

2020년엔 우리금융이 1조3073억원, 우리은행이 1조3632억원의 순이익 각각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실적이 일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은행부문 약세와 충당금 이슈 등 여파가 있었다.우리은행에 대한 우리금융 의존도는 연결 조정 후 100%를 넘어섰다.

2021년 다소 변화가 감지된다. 우리금융이 2020년 말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을 인수한 뒤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2021년부터 비은행부문 자회사들의 실적 기여도가 일부 상승했다. 2021년 우리금융 2조5879억원, 우리은행 2조3755억원 각각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은행 기여도는 연결 조정 후 82.8%로 낮아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살펴보면 우리은행의 실적 기여도가 한층 더 낮아졌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우리금융은 2조661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2조3735억원을 기록했다. 기여도는 연결 조정 후 83%로 소폭 상승했다.


이처럼 우리금융은 2020년 진행한 단 한 건의 비은행부문 자회사 인수합병(M&A)를 통해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를 일부 낮출 수 있었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의 실적이 저조하거나,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지주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우리은행 순이익은 2019년 1조5408억원에서 2020년 1조3632억원으로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이후 2021년 2조3755억원으로 74% 가량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3분기 만에 2021년 실적과 비슷한 규모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도 이러한 우리은행의 안정적인 성장세는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은 은행업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디지털전환(DT) 등에 더 많은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미 잘 하고 있는 부분에선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과감하게 앞으로 나아간다는 전략이다.

손 회장은 "고객 접점이 풍부한 은행과 카드는 디지털 플랫폼의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연계성을 확대하는 등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그 기능을 대폭 확장해 비대면 고객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올해에는 '고객 중심 디지털 플랫폼 확장' 전략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비은행부문에선 M&A와 대규모 증자 등을 통해 본원 경쟁력을 확대하고 체급을 키우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증권사와 보험사, 벤처캐피탈 등 아직 갖추지 못한 비은행부문 자회사들에 대한 인수 계획은 꾸준히 진행 중이다.

더불어 기존 비은행부문 자회사 가운데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자산신탁, 우리자산운용,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에 대해선 증자 등 방식으로 체급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사업 다각화와 안정화를 동시해 꾀하며 금융지주사로서 위용도 함께 키운다는 전략이다.

손 회장은 "시장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회사들의 핵심사업 시장 지위를 제고해 수익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증권·보험·벤처캐피탈(VC) 등 지난해 시장이 불안정해 보류해온 비은행 사업포트폴리오 확대는 올해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이자 이미 치열한 경쟁시장인 자산운용 및 관리, 연금시장, 기업투자금융(CIB), 글로벌 분야는 2023년 중요한 승부처"라며 "자산운용 본원 경쟁력을 확보하고 연금시장 역시 고객주도형 자산관리 트렌드에 맞춰 질적·양적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사진 중앙)과 우리은행 임원진들이 새해 맞이 홍유릉 참배에 나섰다.
동시에 손 회장 중심으로 짜여진 지배구조를 안정하고 견고하게 만들어 이미 추진 중인 경영전략의 실행력을 끌어올리는데도 집중한다. 당국의 관치금융 압박 등에도 우리금융은 안정적인 조직문화 유지와 리더십간 과당경쟁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잦은 지배구조 손바뀜과 관치금융으로 제대로된 경영전략을 실현하지 못했다.

특히 2021년 말과 지난해 상반기에 걸쳐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정부는 과거 지원한 공적자금보다 몇배 더 큰 수익을 얻었다. 이후 우리금융은 외부 주주들로 구성된 과점주주체제를 통해 지배구조 안정화의 마침표를 찍었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완성한 손 회장과 이를 보좌해 안정화의 초석이 된 이원덕 우리은행장 등 현 경영진은 한 목소리로 우리금융의 미래 발전 방향에 매진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와 본원 경쟁력 강화 등 완전 민영화 이후 손 회장이 주도한 경영전략을 조금 더 세련되게 다듬는 작업이 올 한해 최대 승부처로 부각된다.

손 회장은 "모든 임직원들이 위기를 두려워하기보다 '한 번 날면 반드시 하늘 높이 올라간다'는 '비필충천(飛必沖天)'의 기세로 우리가 가진 저력을 믿고 강력히 돌파해 나가는 한 해로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