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2월 08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올해를 '브랜드 경영의 원년'으로 삼고 리오프닝에 따른 제 2도약을 이뤄낼 계획이다. 카지노·호텔 등 관광시설을 운영하는 기존 사업구조를 유지하면서 기획·마케팅 기능 등을 일원화해 파라다이스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전략이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올해 2월 주력 계열사 ㈜파라다이스에 브랜드경영실과 H&R(Paradise Hotel&Resort)본부를 신설했다. 브랜드경영실은 지난해 지주사 파라다이스글로벌에 신설된 전략실을 이끄는 CJ그룹 출신의 권중현 전무에게 맡겼다.

이를 통해 '파라다이스'라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나가는 가운데 사업장별로 분산된 기획·마케팅·영업 기능을 H&R로 통합시켰다. 또한 재무지원실·디지털혁신실 등 재무와 IT의 전사 통합 관리 기능을 확보하면서 체질을 개선해나간다.

◇‘음지서 양지로’, 시대 변천사 '사행→관광' 인식변화

국내 카지노의 역사는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전락원 창업주는 인천 올림포스호텔 경영에 참여하면서 카지노시장에 발을 디뎠고 향후 워커힐 카지노 운영권을 인수하면서 기초 토대를 닦았다.

1970년대에는 정부가 지역 관광활성화 목적으로 전국 각지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 개설을 허가하면서 파라다이스그룹도 전폭적으로 사업장을 확장할 수 있었다. 2005년 경쟁사 GKL(그랜드코리아레저)가 등장하기까지 파라다이스는 국내 카지노시장 독과점 지위를 누렸다.


업계에 따르면 카지노 설립의 법적 근거가 된 최초 법률은 ‘복표발행현상기타사행행위단속법’이었다. 1969년에는 개정을 통해 내국인 출입을 금지시켰다. 그 이전까지는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않고 카지노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러다 1991년 복표발행현상기타사행행위단속법이 ‘사행행위 등 규제법’으로 바뀌고 1994년에 들어서야 관광진흥법에 의한 관광사업으로 규정됐다. 드디어 카지노가 사행성의 처벌의 대상이 아닌 관광시설로서 인식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파라다이스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1993년 국세청 세무조사결과 워커힐 카지노 탈세규모가 수백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VIP에게 칩으로 먼저 대출을 하고 이를 일본지사에 상환 받는 일이 잦았는데 여기서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카지노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초점을 맞췄다. 관광시설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운영 규정 등을 신설했다. 카지노 사업자가 관광진흥법에 따라 총 매출액의 10% 가량을 관광진흥개발기금으로 내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에 역량 집중, 이제 통합관리

㈜파라다이스는 일본 세가사미홀딩스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2012년 파라다이스세가사미를 설립했다. 양사는 파라다이스세가사미에 총 1조5000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인천에 복합리조트 건설에 착수했다. 2017년 개장한 인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건립된 배경이다.

이후 ㈜파라다이스는 2018년 제주 롯데호텔에 운영 중이었던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를 롯데관광개발에 매각해 150억원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파라다이스그룹이 제주보다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 힘을 싣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분석했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2019년 영업이익 199억원을 발생시키면서 흑자전환을 이뤄냈다. 다만 그 다음해인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파라다이스시티에 위치한 카지노·호텔 등을 정상 운영하기가 힘들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방한해야지만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영업 자체를 할 수가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로 인해 2020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파라다이스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유다.

다만 올해 ㈜파라다이스는 그룹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브랜드 전략에 맞춰 리오프닝을 대비하고 있다. 그동안 단순한 카지노 혹은 이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로서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파라다이스그룹 측은 해외 관광객 유입 증가에 대비해 고객 친화적 게이밍 환경을 조성하는 등 선제적인 대비를 마쳤고 시장 선점과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브랜드 가치 혁신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바로 최근에 신설된 브랜드경영실이다. CJ그룹 출신 권 전무를 중심으로 '파라다이스' 인지도를 제고하고 이미지를 개선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시티의 다양한 체험 상품을 개발해 관광사업을 육성해나갈 계획이기도 하다.

또한 브랜드경영실과 함께 조직된 H&R본부를 통해 사업장마다 별도로 실시한 마케팅과 영업을 본사에서 통합 운영할 방침이다. VIP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사업장별 기능을 통합해 본사가 직접 운영해나갈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파라다이스그룹 관계자는 "올해 세가사미홀딩스와 협력관계를 통해 핵심시장 중 하나인 일본을 집중 공략하고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며 "여기에 중국 리오프닝이 본격화되면 점진적인 실적개선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