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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시멘트 BIG3]보수적 차입기조 속 엇갈린 재무건전성[레버리지 지표]⑤쌍용C&E, 단기차입 확대로 유동성위기 대응…한일·아세아, 기존 보수적 기조 유지

이민호 기자공개 2023-02-17 07:37:08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13일 17:1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이었던 시멘트 ‘빅(BIG) 3’(출하량 기준)의 차입 기조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있다. 2015~2017년 시멘트시장 재편에 따른 활발한 인수합병(M&A)에 이어 최근 순환자원 사용 확대를 위한 자본적지출(Capex) 소요가 커지면서 ‘BIG 3’ 재무건전성도 엇갈리고 있다.

현금흐름 악화와 현금성자산 고갈의 이중고에 부딪힌 쌍용C&E는 단기차입을 급격히 늘리면서 부채총계가 자본총계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는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차입부담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쌍용C&E, 부채비율 100% 첫 돌파…단기차입 중심 차입부담 확대

국내 시멘트산업은 전통적으로 레버리지에 대한 선호가 낮다. 시멘트산업 특성상 국내 건설경기와 주연료인 유연탄 가격변동의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자본적지출 소요부담이 적고 과점체제도 확립돼있어 기본적으로 현금흐름이 우수하고 보유현금도 풍부하다. 이 때문에 대부분 업체가 보수적인 차입 기조를 이어오면서 부채비율도 100% 이하로 유지돼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시멘트시장 재편에 따른 M&A에 더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위해 순환자원 활용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시멘트업체들의 차입 기조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왔다. 유연탄을 대체할 폐타이어나 폐합성수지 등 순환연료 활용을 늘리려면 소성로(kiln) 효율을 개선해야 하는데 여기에 막대한 자본적지출이 소요된다.

소성로 개조에 3~4년이 걸리는 만큼 관련 예산을 분할투입해 대응하고 있지만 2021년과 지난해 유연탄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해 현금흐름이 저하되면서 차입부담을 관리할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시멘트 ‘BIG 3’ 중 당장 차입부담이 커진 곳은 쌍용C&E다. 쌍용C&E는 지난해 3분기말 별도 기준 부채비율이 105.1%로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 당장 재무건전성에 위협이 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향후 추가 악화를 막으려면 레버리지 관리는 필수다. 총차입금이 1조원을 돌파(1조1469억원)한 영향이 컸다. 특히 2021년말까지 ‘제로(0)’였던 단기차입금이 2403억원으로 단숨에 큰폭 확대됐다.

산업은행 등 은행권에서 1600억원 규모 회전대출을 일으킨데다 지난해 9월 8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한 탓이다. 회사채는 쌍용C&E의 주요 조달원 중 하나다. 2019년 2000억원, 2020년 1787억원, 2021년 1300억원을 회사채 발행으로 잇따라 조달했다. 2021년 1300억원 중 300억원을 ESG채권(녹색채권)으로 발행해 금리를 나머지 1000억원 공모채(2.96%)보다 낮은 2.24%로 조달하는 기법을 선보일 만큼 적극적이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발행한 800억원 규모 사모채의 만기가 1년에 불과한 점이다. 2019~2021년 회사채 발행내역을 봐도 만기 3년이나 5년만 있을 뿐 1년은 없다. 이는 쌍용C&E가 2019년부터 대대적으로 순환자원 사용 확대를 추진한 결과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소성로 효율을 개선하는 1단계 생산혁신공사에 1041억원을 투입했으며 2021년부터는 2단계 생산혁신공사에 1898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여기에 2021년 그린에코솔루션 등 순환자원 처리업체를 인수와 설립의 방법으로 잇따라 확보하는 방법으로 환경자원사업부문을 강화하는 데 1000억원 가까운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지분투자와 설비투자에 자금소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연탄 가격상승을 판가에 제때 전가하지 못하면서 차입부담이 커졌다. 2020년과 2021년 잉여현금흐름(FCF)이 적자를 기록한데다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는 적자폭이 오히려 확대되면서 현금성자산은 1억원 아래로 추락했다.

늘어난 자금소요를 1년 만기 사모채 발행 등 단기차입금 확대로 대응한 것은 현금흐름의 단기회복 가능성을 높게 본 결과로 해석된다. 단기차입을 일으켜 당장 급한 불을 끄면 지난해 4월에 이어 11월 시멘트 판가를 인상한 효과가 올해 가시화되면서 차입부담도 줄어들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조달금리 부담은 안고가야 한다. 1년 만기 사모채 금리는 1년 전인 2019년 발행한 공모채보다 약 2%포인트나 상승한 4.94%로 책정됐다. 은행권 회전대출 금리도 3.74~4.98%다.

◇한일, 잉여현금흐름 적자에도 ‘버티기’…아세아, 인수금융 중심 장기차입 부담 지속


한일시멘트나 아세아시멘트는 쌍용C&E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으로 기존 보수적인 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먼저 한일시멘트의 부채비율은 43.1%로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편이다. 총차입금도 3248억원으로 2021년말(3762억원)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이 기간 단기차입금이 제로(0)를 유지하는 등 차입금 세부항목이 모두 감소했다.

한일시멘트도 순환자원 관련 투자와 유연탄 가격상승의 영향에서 자유로웠던 것은 아니다. 잉여현금흐름이 지난 3분기 누적으로 처음으로 적자전환했고 여기에 2021년부터 소성로 개조에 725억원을 투입하는 등 자본적지출 소요로 현금성자산이 1000억원 아래로 떨어졌다. 한일시멘트 총차입금 중 장기차입금이 1364억원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데 이 중 대부분이 산업은행 등 은행권에서 설비투자 용도로 빌린 자금인 점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일시멘트가 차입부담을 다른 ‘BIG 3’보다 덜 수 있었던 데는 한일현대시멘트 인수에 따른 자금부담을 내재화하지 않고 지주사 한일홀딩스로 전가한 이유가 크다. 2017년 7월 한일시멘트와 LK투자파트너스가 각각 48.72%와 51.28%의 지분율로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한일현대시멘트를 인수했다.

2018년 7월 한일시멘트 인적분할로 한일홀딩스가 출범했고 SPC 지분은 한일홀딩스가 쥐게 됐다. 이후 2019년 7월 한일홀딩스가 LK투자파트너스 보유지분 전량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SPC 지분 100%를 확보하고 2020년 8월 한일시멘트가 SPC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한일현대시멘트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때문에 분할 전 한일시멘트가 최초 SPC 지분출자를 위해 2017년 4월 발행한 200억원 규모 공모채가 2018년 7월 분할 후 한일홀딩스로 승계됐으며 이후 2019년 7월 콜옵션 행사에 따른 SPC 지분매입에 필요한 자금도 한일홀딩스가 책임졌다.

이를 위해 한일홀딩스는 2019년 7월 22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했으며 현재는 상환을 완료했다. 현재 한일시멘트의 미상환 회사채는 원재료 및 자재 매입을 위해 2018년 발행한 500억원 규모 공모채와 2021년 발행한 300억원 규모 사모채 정도다. 이 중 2018년 발행분의 만기가 올해 4월 돌아온다.


아세아시멘트의 경우 ‘BIG 3’ 중 가장 보수적인 차입 기조를 보이고 있다. 아세아시멘트의 부채비율은 41.9%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으로 잉여현금흐름 흑자를 유지하고 현금성자산도 확대되면서 총차입금은 2036억원으로 감소했다. 아세아시멘트도 2020년 1월부터 소성로 효율개선에 700억원을 투자해왔지만 이번달말 완료를 앞두고 있는 등 자본적지출 부담도 비교적 덜하다.

아세아시멘트는 차입구조도 단순하다. 장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장기차입금이 1463억원으로 총차입금의 71.9%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채 미상환잔액도 없다. 장기차입금 의존도가 큰 이유는 한일시멘트와 달리 한라시멘트 인수자금 대부분을 아세아시멘트가 직접 부담했기 때문이다.

2013년 10월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작업을 이미 마무리하고 2018년 1월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자회사로 편입하도록 인수구조를 짰다. 이 때문에 지주사 아세아㈜의 총차입금은 1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아세아시멘트는 2018년 1월 베어링PEA가 보유한 한라시멘트 지분 100%를 3760억원에 인수하면서 이 중 25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이후 리파이낸싱과 일부상환을 거쳤지만 지난해 3분기말 아세아시멘트의 장기차입금 중 1475억원(유동성 대체분을 포함한 원금)을 여전히 인수금융이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총차입금의 대부분이 인수금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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