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호실적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간 꾸준히 역량을 다져온 전장(자동차 전기장치)부품 사업이 손익분기점을 넘으면서 그룹의 캐시카우로 전체 실적을 떠받치고 있는데다가 올해는 외부환경 변화에 덜 민감한 기업 간 거래(B2B) 중심으로 사업 중심축을 옮기면서 매출이 성장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사진)가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총력을 기울여온 점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올 들어선 사업구조 방식과 변화를 꾀하기 위해 워룸(War Room) TFT를 직접 꾸려 체질변화와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들을 병행해 왔다.

◇B2B로 경기변동성 타격 적어

LG전자가 지난달 7일 발표한 잠정실적에 따르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4178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1분기 실적 중 매출액은 두번째, 영업이익은 세번째로 높은 수치다. 글로벌 경기위축에 따른 수요둔화 기조를 감안하면 호실적으로 분석된다. 오는 27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G전자 실적 개선의 비결은 포트폴리오 고도화다. 단순히 수익성을 개선한 것에서 나아가 수익의 질적 구조를 바꿨다는 설명이다. 증권가에선 수익성 개선에 전장사업, 로봇 등 B2B 중심의 매출 변화 등의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평가한다. 작년 1분기 영업이익에 일시적 특허수익이 포함된 것과 달리 자체적인 노력의 결실이란 뜻이다.

실제로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19개 증권사가 LG전자의 적정주가로 약 15만원선을 제시했다. 올해 초 8만6400원이던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11만원선으로 올라섰다.

LG전자는 일찍이 B2B사업을 위한 토대를 마련해 왔다. 호텔, 병원, F&B(식음료), 물류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형 로봇 솔루션을 제공하는 LG 클로이 라인업을 주축으로 한다. 최근엔 자체 양산체제를 마련하기 위해 경북 구미에 위치한 LG퓨쳐파크에 로봇 생산 라인을 설치하기도 했다.


B2B사업에 공을 들인 이유는 B2C시장 대비 외부환경 변화에 덜 민감하다는 특징 때문이다. 이런 혜안은 작년 하반기부터 심화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빛을 발했다. LG전자의 전장사업은 지난 2015년 이후 7년 만인 지난해에 연간 흑자 전환했다. 전체 매출액 중 전장사업 비중은 처음으로 10%를 넘겼다. 지난 10년간의 투자가 결실로 이어진 전장사업이 LG전자의 주력 포트폴리오 반열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B2B 매출 성장의 한 축으로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충전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 지분을 인수하고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 내 생산라인을 구축 등 전기차 충전 솔루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차량용 전장사업의 성장도 주효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8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가 판매물량 확대로 이어지며 매출액과 영업이익 기여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고성능 제품 중심으로 적극적인 수주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LG전자는 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 합작법인 출범(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헤드램프기업(ZKW) 인수 등 전장 포트폴리오 3각 편대를 구축한 상태다.

◇조주완 사장 취임 후 변화는

LG전자는 조주완 사장 취임 후 줄곧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미래 지향적 사업구조 확보를 강조해 왔다.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에서 플랫폼, 콘텐츠 등 비하드웨어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현재 전 세계 1억8000만대 이상의 LG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독자운영 체제 '웹OS(webOS)'를 앞세운 콘텐츠 사업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작년에도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추가하는 '업(UP)가전'을 론칭해 가전사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업가전은 올해부터 북미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본격 확대한다. 기기 간 연동을 강화하는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ThinQ)'를 활성화해 고객 데이터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는 사업구조와 방식에 변화를 꾀하기 위한 워룸 TF를 가동했다. 체질변화를 통한 질적 성장과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더욱 박차를 가해 기업가치 재평가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미래 핵심기술 준비에도 박차를 가한다. 특히 LG 노바(NOVA)는 북미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메타버스 등 미래기술 유망 스타트업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