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메이드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지배하는 비덴트에 대한 투자를 완전히 회수했다. 빗썸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800억원을 베팅했지만, 비덴트 주가가 기대와 달리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별다른 차익을 거두지 못했다. 그나마 비덴트 거래가 정지된 상황에서 투자원금 회수에 성공했다는 점은 다행인 대목이다.

◇비덴트 투자 완전 엑시트(Exit), 빗썸과 연결고리 끊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비덴트 15회차 전환사채(CB)에 대한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풋옵션 행사가 마무리되면 위메이드는 비덴트로부터 투자금 300억7520만원을 돌려받는다. 300억원은 투자원금이고, 나머지 7520만원은 이자다.

위메이드가 비덴트에 투자한 시점은 2021년 7월이다. 투자금액은 총 800억원이었다. 구체적으로 비덴트 16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500억원, 비덴트 15회차 CB에 300억원을 각각 투입했다. 비덴트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 요인이었다. 위믹스(WEMIX) 사업 확장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됐다.

그만큼 단순 투자에 그치지 않고 비덴트 경영에도 관여했다. 위메이드가 비덴트 CB 및 BW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무려 17%대 지분으로 비덴트 2대 주주 자리에 오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비덴트 사내이사직까지 겸임하며 이사회에 참여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비덴트에 대한 전략이 변화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12월 BW에 설정된 풋옵션을 행사해 투자원금을 전부 회수했다. 비덴트 지분 보유목적도 경영 참여에서 단순 투자로 바꿨다. 이번에는 CB 투자원금마저 모두 회수하면서 사실상 비덴트와의 연결고리가 사실상 끊기게 됐다. 장 대표도 사내이사직에서 사임한 상태다.

◇전환청구기간 '발목'…4배 넘는 투자수익 놓쳐

비덴트에 대한 투자는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선견지명' 평가를 받았다. 위메이드의 투자가 이뤄지던 2021년 7월 무렵 비덴트 주가는 9000원대였다. 위메이드가 가진 CB·BW 전환가액은 모두 8074원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비덴트 주가는 무려 3만6000원대까지 치솟았다. 무려 4배 넘게 주가가 껑충 뛰었다.


하지만 당시 위메이드는 투자수익을 실현하지 못했다. CB·BW 모두 전환청구권 행사기간이 도래하지 않아서다. 전환청구권 행사는 CB·BW 발행일로부터 1년 뒤인 2022년 7월부터 각각 가능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전환청구기간이 도래한 무렵엔 주가가 다시 8000원대로 내려왔다. 전환청구권을 행사해도 투자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그때부터는 비덴트 주가가 본격적으로 침체했다. 올해 들어서는 무려 3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에는 감사의견 거절 문제가 불거지며 상장폐지 위기에도 몰렸다. 위메이드는 설령 비덴트가 추후 기사회생해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전환청구권 행사로 투자수익을 거둘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위메이드 입장에서 비덴트 투자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메이드는 비덴트 투자로 유·무형의 사업적 시너지는 창출했겠지만, 투자 금액적 성과만 놓고 보면 이자 1억2000만원을 얻은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야심차게 투자한 비덴트에서 감사의견 거절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도 불명예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