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M&A]한화 5사 '분할 출자' 배경은…실탄은 '충분'단일 법인 인수 부담 분산, 오너 3세 보유한 한화에너지 성장 포석
박기수 기자공개 2023-05-04 07:35:06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8일 10:5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지분 취득을 위해 한화그룹은 5개사가 출동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싱가포르가 그 5개사다. 단일 법인이 아닌 계열사 5곳이 출자하는 이유와 5개사의 선정 배경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한화그룹 지배구조도는 두 부류로 나눠진다. 김승연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화 계열과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한화그룹 3세들이 주주인 한화에너지 계열이다. 지배구조 상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한화 계열에, 한화임팩트파트너스와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싱가포르는 한화에너지 계열에 속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가 지분 33.95%를 보유하고 있고, 한화시스템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분 46.73%를 보유 중이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한화임팩트의 100% 해외 손자회사고, 한화컨버전스와 한화에너지싱가포르는 한화에너지의 100% 자회사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가 지분 52.07%를 보유하고, ㈜한화의 36.66% 자회사인 한화솔루션이 지분 47.93%를 가지고 있다.
◇부담 분산, 한화에너지 성장 포석
우선 5사 분할 출자는 재무 부담을 분산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한화 계열사 5사가 출자하는 금액은 2조원이다. 계열사 한 곳이 2조원을 부담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이번에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보유 현금성자산이 작년 말 기준 1조1784억원이다.
업황을 타는 조선업 특성과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특성상 추후 추가수혈의 필요성이 있을 때도 한 곳보다 여러 곳의 계열사가 자금을 수혈하는 것이 부담이 덜하다. 잠재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분산하는 개념이다.
그중에서도 최대 출자자로 나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 시너지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우조선해양을 품으면 육·해·공 방산업에서 모두 역량을 보유하게 된다.
이외 5사 분할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가치 상승을 노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한화에너지 계열도 관여하면서 추후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한화에너지 계열이 이용할 수 있는 여력을 사전에 만들어놓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김승연 회장 이후 김동관 부회장 등 3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승계의 핵심 회사로 거론된다.
비슷한 예로는 한화에너지가 보유 중인 한화시스템 지분이 있다. 2018년 한화S&C가 분할 과정을 거쳐 한화시스템으로 탄생하는 과정에서 한화에너지(당시 에이치솔루션)는 한화시스템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게 됐다.
이후 한화시스템이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으면서 한화에너지는 한화시스템 지분을 정리할 기회가 있었지만 매각하지 않았다. IPO 직후와 비교해 현재 한화시스템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시스템 지분가치도 상승했다.
◇실탄은 '충분'
5사들의 유상증자 참여 재원은 충분해 보인다. 작년 말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은 각각 1조1784억원, 1조1597억원을 보유 중이다.
4000억원을 출자하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도 유상증자 재원 마련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임팩트파트너스는 한화임팩트의 자회사인 한화임팩트글로벌의 미국 국적 자회사다. 한화임팩트는 한화임팩트글로벌로 자금을 출자하고, 한화임팩트글로벌은 이 자금으로 한화임팩트파트너스같은 각 국 투자사로 자금을 출자해 투자활동을 이어간다.
작년 말 기준 한화임팩트글로벌의 연결 기준 유동자산은 9705억원이다. 이중 상당 부분이 현금성자산일 것으로 추측된다. 연결 기준 자본총계 역시 2조1011억원으로 부채총계(7130억원)를 고려하면 재무구조도 우수하다.
700억원을 출자하는 한화에너지싱가포르 역시 작년 말 기준 6949억원의 유동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300억원을 출자하는 한화컨버전스는 작년 말 별도 기준 133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추가 재원 마련책을 통해 유상증자 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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