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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체제 1년]산업 재편의 과업 '항공빅딜'…'배수진 쳤다'③강석훈 회장 직접 '미국행' 합병 당위성 설명…무산 가정 없이 합병 조력

김서영 기자공개 2023-06-21 08:12:21

[편집자주]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강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매각 작업을 매듭지으면서 취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신속 매각' 방침을 실천했다. 다만 국정 과제로 손꼽았던 본점 부산 이전 작업이나 한국전력공사의 대규모 순손실에 따른 자본적정성 경고, 대한항공을 포함한 항공빅딜 마무리 등 산적한 문제들은 여전하다. 더벨은 강 회장의 지난 1년간 경영 성과를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대우조선·현 한화오션)의 인수합병(M&A)은 강석훈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의 의지대로 신속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M&A, 이른바 '항공빅딜'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강 회장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이기도 하다.

산업은행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빅딜의 직접적인 주체는 아니다. 다만 빅딜이 무산될 경우 져야 하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산업은행은 한진칼 주식과 교환사채 등으로 8000억원을 한진그룹에 투입했다. 빅딜이 마무리되고 한진그룹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산업은행의 자금 회수는 물론 항공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 중요한 일이다.

강 회장 작년 9월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당시 그는 "여러 일정을 감안했을 때 올해(2022년) 안에 미국 측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 회장의 전망과 달리 미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는 다시 한 번 해를 넘겼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기업결함심사에서 막힌 대우조선의 재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대우조선은 작년 초 현대중공업그룹(현 HD현대)과의 M&A가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함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020년 9월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과의 딜이 깨졌다.

(출처: KDB산업은행)

결국 강 회장은 직접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지난달 말 강 회장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 등과 함께 미국 법무부(DOJ) 차관을 면담했다. DOJ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한 당위성이나 경쟁 제한성 완화 포인트를 설명하기 위해 이들과 함께 배석했다.

지금까지 산은은 합병 당사자는 대한항공이라며 입장 밝히기를 자제해왔으나 기업결합심사가 상당 기간 지체되면서 직접 미국을 설득하기 위해 강 회장이 직접 움직였다.

산은이 항공빅딜에 드라이브를 걸게 된 시작은 아시아나항공이 2020년 두 번째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되면서부터다. 당시 HDC현산과 매각 협상 중 인수 의사 철회하며 딜이 좌초돼 채권단 관리에 진입하게 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20년 산은 주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은 뒤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2014년 자율협약을 졸업한 바 있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같은 해 12월 그다음 인수자로 낙점, 양대 항공사의 합병이 진행됐다.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을 재편한다는 게 주된 명분이었다.

산은은 항공빅딜에 모두 8000억원을 투입했다. 구체적으로 한진칼 주식 5000억원, 교환사채 3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합병이 성사된다면 산은은 투입한 자금을 회수할 방안 세운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무산된다면 5000억원치 주식과 교환사채 처리 문제가 걸려 있어 단시간에 한진그룹과의 관계를 정리하긴 어렵게 된다.

이 경우 산은은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할 새로운 원매자를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이 자금난을 겪지 않게 도와줘야 한다. 항공업 특성상 유동화할 자산이 많지 않을뿐더러 모기업인 금호그룹으로부터 자금 수혈을 받을 상황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곳은 모두 세 곳이다. 합병 성사의 열쇠는 미국에 있다. 현재 2차 심사를 받고 시정 조치를 계속 이행하고 있다. EU는 오늘 8월 3일을 기업결합 심사 데드라인으로 설정해뒀다.

남은 한 곳은 일본이다. 일본과의 내부 사전협의는 순조로운 분위기라고 전해진다. 다만 유럽, 미국 경쟁당국의 결정에 일본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 관계자는 항공빅딜과 관련해 "무산을 가정하지 않고 합병을 위해 조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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