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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를 움직이는 사람들]장철혁, SM 3.0 시대 열었다①SM엔터 사상 첫 '재무통' CEO…카카오와 시너지·경영목표 달성 '관건'

이지혜 기자공개 2023-08-02 14:03:09

[편집자주]

2023년은 SM엔터테인먼트의 28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변화를 맞은 해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 비전 'SM 3.0'을 선포하는 동시에 카카오그룹의 계열사가 된 첫해이기도 하다. K-pop(케이팝)의 선두주자로서 위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SM엔터테인먼트의 정체성을 지키며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SM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이끌 이들은 누굴까. SM 3.0을 실현할 '키맨'과 그들이 짊어진 과제를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7월 31일 07:2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 3.0'. 이 키워드를 빼놓고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를 설명할 수 없다. 2022년 초 SM엔터테인먼트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잡았던 장 대표가 CEO에 오를 수 있었던 명분이자 과제가 SM 3.0이다.

SM 3.0은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경영시대를 알리는 기치이자 새 거버넌스 정책의 명칭이다. 이 전략은 올 초 SM엔터테인먼트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에서 벗어나 독립 경영을 구축하기 위해 제시한 것으로 장 대표가 중심이 되어 이끌었다.

그만큼 장 대표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SM 3.0을 주창할 초기까지만 해도 장 대표의 역할은 CFO였다. 하지만 이제 그는 CEO가 되어 이 전략의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 카카오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이한 상태에서다.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 SM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열 인물이 장 대표인 셈이다.

◇장철혁, SM 3.0 열었다…사상 첫 CFO 출신 대표

2023년 3월 31일 SM엔터테인먼트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제28기 정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장철혁 CFO가 사내이사로, 뒤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한 기업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일이야 흔하지만 SM엔터테인먼트 사(史)에서 장 대표의 선임은 상징성이 크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SM 3.0'을 장 대표가 열었다는 점에서 그렇다. 장 대표는 “SM 3.0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앞둔 상황에서 대표이사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SM엔터테인먼트가 팬과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SM 3.0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SM 3.0은 △선진화한 기업지배구조를 구축하고 △멀티 제작센터 시스템을 도입하며 △카카오와 사업협력을 통해 IP가치를 극대화하고 △음악 퍼블리싱 사업과 레이블 인수에 대한 투자를 단행하며 △최적자본구조에 기반한 주주환원정책을 적극 펼치는 새 거버넌스 전략을 의미한다. 핵심은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의 정체성이자 경영 의사결정권을 쥐었던 이 전 총괄이 더이상 회사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1995년 이 전 총괄 프로듀서에 의해 창립되고 K-팝 문화를 확산시켰던 시기를 SM 1.0, 그리고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해 이 전 프로듀서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고 K-팝 문화가 부흥한 시기를 SM 2.0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올해는 SM 3.0의 원년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회사에 자리잡은 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장 대표를 SM 3.0을 이끌 수장으로 점찍은 데는 그의 색다른 커리어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2011년 이래 처음으로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이사에 오른 '재무통'이다.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글로벌사업 전문가, 음악사업 전문가가 맡아왔다.

반면 장 대표는 1974년생으로 고려대학교에서 경영학으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1997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삼정KPMG와 삼일PwC에서 13년 동안 회계감사와 기업인수, 매각 자문, 인수실사, 기업가치 평가 등 업무를 진행했다.

일반기업인 바디프랜드로 자리를 옮긴 그는 해외사업부장, M&A 팀장을 맡다가 스킨푸드와 동아탱커에서 CFO로 활약했다. 파인트리파트너스PE의 피투자회사인 그곳에서 장 대표는 부실기업의 흑자전환을 위한 조직개편 작업 등을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이를 인정받아 2022년 초 SM엔터테인먼트로 다시 한 번 자리를 옮겼다.

장 대표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장 대표가 CFO로 부임했던 2022년 초 SM엔터테인먼트는 얼라인파트너스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장 대표가 CFO로 선임된 것도 이 때문이다. 2012년 이종인 전 CFO를 끝으로 공석이었던 이 자리에 장 대표를 선임해 자본시장과 갈등을 풀려는 게 당시 경영진의 복안이었다.

자본시장과 투자자 상황에 밝았던 장 대표는 기관투자자의 공개주주 캠페인 등에 적극 대응했다. 이에 따라 SM엔터테인먼트는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를 받아들여 올 1월 20일 12개 합의사항을 밝히며 거버넌스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시 말해 그동안 SM엔터테인먼트가 본업에 충실해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K팝 명가로 거듭났다면, 장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경영인으로서 사명을 지녔다는 의미다.

◇경영목표·1조 투자계획 달성 자신감, 카카오와 시너지는

장 대표의 임무도 기존 경영진과는 조금 다르다. 장 대표는 사내이사로서 직무 수행계획에 △SM 3.0 전략의 수행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 재무 효율성 제고 △음악 퍼블리싱 자회사 설립 및 관련 투자와 사내외 레이블 독립 의사결정 시스템 구축 △ERP프로젝트를 안작시키고 관리회계를 시스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대표가 SM엔터테인먼트의 회계와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좀더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다. 그는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지분을 놓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분쟁을 벌일 당시 시장을 설득하기 위해 위해 SM엔터테인먼트의 실적 청사진과 투자로드맵을 구체적 수치로 제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올 2월 ‘SM 3.0: 글로벌 확장 및 투자 전략’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2025년까지 연결기준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508억원, 영업이익 910억원을 냈는데 3년 안에 매출은 2배 이상, 영업이익은 5배 이상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를 위해 SM엔터테인먼트는 2025년까지 1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카카오와 시너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40%가량 확보한 카카오그룹은 글로벌사업에 있어서 SM엔터테인먼트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장 대표가 카카오그룹에서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어떻게 시너지를 내느냐에 따라 당초 약속했던 경영목표의 성패가 달려 있다는 의미다.

장 대표는 이에 대해 올 주총에서 “SM 3.0을 수립하는 과정에 참여한 만큼 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며 “SM엔터테인먼트가 본궤도에 올라서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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