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트벤처 활용법]아쉬웠던 SK피유코어, SK피아이씨글로벌은 다를까②SK피유코어 회수 미진…SK피아이씨글로벌 배당 순항에도 순익 적자전환
이민호 기자공개 2023-11-06 13:09:57
[편집자주]
조인트벤처(JV)는 치밀한 경영전략의 산물이다. 기업은 원·부자재 매입처와 완성품 매출처 확보, 기술협력, 신사업 개척과 신규시장 진출 등 다양한 이유로 다른 기업과 손을 잡는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로 투자금을 추가 투입하거나 배당 수취와 유상감자, 지분매각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 자금의 이동도 다이내믹하게 전개된다. THE CFO가 주요 조인트벤처의 그룹 내 역할, 출자·회수 경과, 지배구조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08: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C는 폴리우레탄(PU) 원료사업 밸류체인인 SK피아이씨글로벌과 SK피유코어 모두에 조인트벤처를 도입했다. SK피유코어는 배당과 지분매각 모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SK피아이씨글로벌은 배당이 순항하고 있지만 올해 당기순손실로 전환한 것은 위험 요소다.◇조인트벤처 이용 활발…아쉬웠던 SK피유코어 JV
SKC는 조인트벤처를 사업재편에 유용하게 이용해왔다. 조인트벤처의 다양한 형태 중 SKC가 최근 빈번하게 이용한 것이 현물출자다. 2008년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합작해 SKC코오롱PI를 설립할 때 917억원 규모 폴리이미드(PI)필름 사업을 현물출자했고 2015년 일본 미쓰이화학과 합작해 SK피유코어를 설립할 때 3500억원 규모 폴리올(Polyol) 사업을 현물출자했다.
반면 2020년 쿠웨이트 PIC(Petrochemical Industries Company)와 합작해 SK피아이씨글로벌을 설립할 때는 화학사업부문을 통째로 물적분할했다. 물적분할은 최초 현금출자가 필요없는 점은 현물출자와 같지만 조인트벤처 출범 직후라도 구주매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점이 다르다. SKC는 완전자회사 지분 49%를 PIC에 5358억원에 매각했다. 구주 매각대금은 비즈니스모델 혁신의 일환으로 SK넥실리스 인수(1조2000억원)에 따른 자금소요에 대응하는 데 썼다.
SKC는 SK피유코어 합작기간 동안 배당으로 현금흐름을 만들어냈다. 다만 SK피유코어가 2017년부터 배당금 지급을 시작한 데다 2020년 큰폭 당기순손실(별도 기준 -221억원)을 내면서 2021년부터는 배당금 지급도 중단됐다. 이 때문에 합작계약을 존속한 8년(2015~2022년)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1526억원이었지만 누적 배당금은 435억원에 불과했으며 SKC가 지분율(50%)대로 수취한 누적 배당금은 절반인 217억원에 그쳤다.
◇SK피아이씨글로벌 회수 순항…적자전환은 위험 요소
지난해 5월 합작계약 종료로 미쓰이화학은 SK피유코어 지분 50%에 대한 유상감자로 3709억원을 회수했다. 2015년 현물출자 때보다 209억원 더 많은 것이다. SKC는 올해 안에 SK피유코어 지분 100%, SKC 광학소재사업, 우리화인켐 지분 100%를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4103억원에 매각하기로 이번달 12일 결정했다. 글랜우드PE는 2020년 3월 SKC의 SKC코오롱PI 지분 27.03% 전량 매각(3035억원) 때도 백기사로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SK피유코어가 SKC 광학소재사업과 우리화인켐 지분 100%를 165억원에 사들이는 점을 고려하면 SK피유코어 지분 100%에 대한 가격은 3938억원으로 가늠할 수 있다. 2015년 현물출자 때보다 438억원 더 많은 것으로 8년의 기간을 고려하면 지분가치 상승폭이 두드러진 것은 아니다. SK피유코어 지분 매각대금도 비즈니스모델 혁신에 소요될 예정이다. SKC는 이번달 4일 5225억원을 투입해 반도체 테스트부품 제조업체 ISC 지분 45.03%를 확보했다.
SKC는 SK피아이씨글로벌로부터 지분 49% 매각에 따른 5358억원 회수 외에 현금흐름도 만들어내고 있다. 배당금 지급을 시작한 것은 설립 이듬해인 2021년부터다. SK피아이씨글로벌이 지급한 배당금은 2021년 500억원, 지난해 1500억원, 올해 400억원으로 SKC가 지분율(51%)대로 수취한 배당금은 2021년 255억원, 지난해 765억원, 올해 204억원이며 누적으로는 1224억원이다.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이 3913억원이므로 평균 배당성향은 61.3%가 된다. 유상감자 사례는 없다.
다만 SK피아이씨글로벌이 올해 상반기 35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점은 내년 배당금이 줄어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SK피아이씨글로벌이 출범 이후 반기 동안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해는 올해가 유일하다. 연말까지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더라도 배당재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말 SK피아이씨글로벌 이익잉여금은 1943억원이다.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해 배당재원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본잉여금(주식발행초과금)도 1241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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