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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 IB 대수술]정영균 그룹장 영입, '변화 신호탄' 쐈다① 비정기인사로 IB 베테랑 영입...1년만에 다시 '단독 IB그룹장 체제'로 선회

김슬기 기자공개 2023-11-16 07:29:42

[편집자주]

하나증권이 전통 투자은행(IB)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일단 IB그룹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면서 힘을 실었다. 하나증권은 그간 부동산 및 대체투자 사업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워왔지만 금리인상기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 때문에 전통 IB도 균형감 있게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벨은 하나증권 IB의 현재와 성장 방안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06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이 투자은행(IB) 부문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간 하나금융지주의 든든한 지원으로 외형 키우기에는 성공했지만 IB 부문 성장속도는 더뎠다. 부동산이나 해외 대체투자 영역에서의 성장은 가팔랐으나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등 전통 IB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하나증권은 올해 부동산·해외 대체투자 등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만큼 균형있는 성장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를 위해 정영균 IB그룹장(사진)을 신규 선임하면서 변화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가 인수합병(M&A) 및 인수금융, 구조화금융, 커버리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만큼 하나증권의 IB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 전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 영입, 이미 하나은행·증권 'DNA' 보유

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자로 하나증권은 정영균 전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IB그룹장(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올해 IB그룹장은 성영수 하나금융지주 그룹 CIB부문 부사장이자 하나은행 CIB그룹 부행장이 겸직해왔다. 이번 신규 IB그룹장 선임으로 겸직체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신임 정 부사장은 직전까지 삼성증권에 있었으나 원래 하나금융과 인연이 깊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그는 보람은행(옛 하나은행)에 입사, 국제부와 영업부를 거쳤다. 1999년 보람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된 후에는 기업개선부 팀장, 투자개발본부 팀장이기도 했다.

그가 기업개선부 팀장으로 지낼 때 하나은행은 당시 SK글로벌(옛 SK네트웍스)의 워크아웃 주채권은행이었다. 그는 2007년 은행에서 하나대투증권(현 하나증권)으로 이동했고 커버리지, 신디케이션실 등을 맡으면서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M&A 자문 등을 담당했다.

2015년에는 오랜기간 몸 담아왔던 하나증권을 떠나 삼성증권으로 이동했다.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을 지내면서 해외인프라, 부동산, 인수금융 등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특히 그는 자산관리(WM) 강점이 있던 삼성증권이 IB도 강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삼성증권에 있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지분 인수, 맥쿼리 대성산업가스 인수금융, CJ 대한통운과 제일제당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EMC홀딩스 인수금융 딜 등을 주도했다. 은행과 증권을 종횡무진하면서 IB 업무 전반을 다룬 전문가이면서 하나금융에도 밝은 인물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정 그룹장이 출근한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이미 오랜시간 하나증권에 몸담았던만큼 업무 파악이 빠르다"며 "현재 부동산 및 대체투자 쪽 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벌써 조직개편을 논하기에는 이른 측면이 있고 내부 현황 파악이 이뤄진 후에 조직 개편이든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 은행·증권 겸직 체제에서 다시 '단독 그룹장'으로 선회

하나증권 IB그룹장에 증권 IB 출신이 선임되는 것은 처음은 아니다. 다만 전통적으로는 하나은행 CIB그룹장이 증권 IB그룹장을 겸직해왔다. 2016년부터 금융지주사들이 계열사간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매트릭스 조직을 적극적으로 도입했고 하나증권 역시 은행 출신이 IB그룹장을 겸직하는 체제가 굳어졌다.

그 결과 하나증권은 2016년만 하더라도 IB부문장을 뒀지만 2017년부터는 IB그룹장을 선임, 은행 임원이 IB그룹을 겸임하도록 했다. 당시 박승길 은행 IB사업단장이 증권의 IB그룹장을 겸직했고 2018년엔 배기주 은행 IB사업단장이 해당 자리를 겸했다. 배 그룹장 역시 하나은행 출신으로 2012년부터 증권 리스크관리본부장을 맡기도 했었다.


2019년부터 2021년말까지는 박지환 은행 CIB 그룹장이 IB그룹장으로 활약했다. 은행과 증권 겸직 체제가 깨진 것은 2022년이었다. 이은형 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증권 대표로 있을 당시 은행·증권 겸직 체제에서 탈피하고자 했고 편충현 단독 증권 IB그룹장을 선임했다. 다만 해당 체제는 오래 가지 못했다. 올해 다시 성영수 은행 CIB그룹 부행장이 IB그룹장을 맡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년만에 다시 단독 IB그룹장을 선임하면서 변화를 알린 것이다. 하나증권 IB그룹장은 통상 연말 인사가 이뤄지고 그 다음해부터 임기를 시작해왔지만 중간에 외부 인사를 영입할 정도로 변화에 대한 열망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IB 부문을 재정비하고 강화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다만 그간의 선례를 봤을 때 하나증권 IB그룹장의 임기는 그리 길지 않다. 2017년 이후 선임된 IB그룹장은 통상 1년의 임기를 보냈고 박지환 IB그룹장만 2년 근무했다. IB 조직을 재정비하는 데에는 짧은 시간인만큼 시장에서는 정 그룹장 선임 이후 큰 변화가 가능할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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