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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라이프, 바이오회사에서 CEO 영입한 노림수는 김영석 SK바이오 전략실장 대표 선임…전략 전문가 통한 빅테크 협업 기대

김형석 기자공개 2023-12-05 08:18:08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4일 11: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1년여 만에 대표 교체를 단행했다. 새로 선임된 대표는 외부 출신인 김영석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실장(사진)이다. 교보라이프 출범 이후 외부 인사를 대표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표 선임은 교보라이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출범 이후 10년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새로운 변화 없이는 생존이 불가하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보라이프는 지난 1일 서울 용산구 본사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하고 김영석 전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임기는 2년으로 오는 2025년 12월까지다.

이번 CEO 선임은 기존 강태윤 대표의 임기가 1년가량 남은 상황에서 빠르게 진행됐다. 강 대표는 경영 상담역으로 자리를 옮긴다. 경영 상담역은 일종의 고문직으로 전직 대표의 예우 차원의 인사다. 신임 대표의 고문 역할을 맡지만 사실상 일선 경영에서는 제외된다. 앞서 2022년 대표직에서 내려왔던 이학상 대표는 교보생명 상임고문을 맡기도 했다.

교보라이프가 기존 대표의 임기 만료 전 외부에서 CEO를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초대 대표를 지낸 이학상 고문은 교보생명 e비즈니스추진단 임원을 지냈다. 강 전 대표 역시 교보생명 출신이다. 그는 2013년 교보라이프 설립 이후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다.

교보라이프가 조기 대표 교체 강수를 둔 데에는 실적때문이다. 교보라이프는 사업 첫해인 2013년 50억원의 적자를 낸 이후 지난해까지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는 3분기까지 12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61억원) 대비 적자폭이 2배 이상 커졌다.

10년간 적자를 지속하면서 결손금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10년간 교보라이프의 결손금 규모는 1700억원에 달한다. 이익잉여금은 -1252억원이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악화에도 모회사인 교보생명과의 관계는 소원한 상황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교보라이프의 자금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7월부터 교보생명이 비대면 영업채널을 직접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교보라이프와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교보생명은 추가 자금 지원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은 앞서 교보라이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위기 때마다 교보라이프 지원을 해왔다. 지난 2020년에는 교보라이프 설립 자본금을 투입한 뒤 일본주주의 풋옵션 행사로 인한 지분매입을 진행하기도 했다. 설립 이후 5번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교보생명이 비대면 채널을 운영하면서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교보라이프를 흡수통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교보생명 내부에서는 흡수합병은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결국 교보라이프의 경우 모회사의 지원 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해야 하는 위기감이 이번 조기 대표 교체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보라이프가 김영석 대표를 영입한 것은 그의 과거 경력 때문이다. 교보라이프는 온라인생명보험사로 인가를 받아 대면영업채널을 활용할 수 없다. 대면영업채널을 활용할 수 없어 카카오와 네이버, 토스 등 빅테크 플랫폼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1972년생인 김영석 대표는 서울대 사범대를 졸업한 뒤 경영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에서 경험을 쌓았다. 2011년부터는 EY한영에 합류해 아시아태평량 PI리와 한국 디지털 리더를 경험했다. 이 당시 그는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했다. 이후 이후 AIA생명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역임했고 최근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최고 전략기획담당을 역임해왔다.

교보라이프는 지난 2021년 9월 카카오페이의 암보험 제휴 중단에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카카오페이가 운영하는 보험 중개 플랫폼에 제공을 걸었다. 금융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있다며 상품 구조 보완을 지시했다.

당시 카카오페이는 DB손해보험과 교보라이프 등 주요 보험사의 암보험상품을 중개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국의 제동으로 관련 상품은 결국 판매되지 못했다. 타 보험사의 경우 대면채널을 보유한 만큼 카카오페이와의 제휴 중단이 큰 타격이 없었지만 교보라이프는 수입보험료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면 금융 붐으로 성장세를 보이던 교보라이프는 플랫폼에서 보험상품 가입에 어려움을 겪은 2022년부터 교보라이프의 신계약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교보라이프의 지난해 신계약액은 8259억원이다. 이는 전년도 2조1424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해 역시 9월 말까지 신계약액은 7216억원에 불과하다.

생보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의 협업 중단 이후 대형 빅테크와의 협업이 어려워진 점이 교보라이프의 흑자전환이 더욱 어려워진 이유"라며 "과거 카카오뱅크 설립 등 김 신임 대표가 보유한 빅테크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이 교보라이프에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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