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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략장비 빌드업]이오테크닉스, TSMC에 신규공정장비 '디본더' 공급지난해 하반기 수주, 상반기 고객사 인도 예정…DISCO 대항마 존재감↑

조영갑 기자공개 2024-01-05 10:11:46

[편집자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반도체 섹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테크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전선에 나서면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이를 대비해 그간 전략장비를 개발, 테스트해온 제조사들 역시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벨은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킬 아이템'을 중심으로 호황 싸이클 지형도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4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공정 장비 제조사 '이오테크닉스'가 파운드리 세계 1위 TSMC의 정식 밴더사로 등록된 데 이어 신규 공정 장비인 '디본더'를 공급하면서 글로벌 메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삼성전자 HBM(고대역폭메모리) 양산라인에 레이저 어닐링 장비를 입고한 이오테크닉스는 올해 TSMC 공급라인까지 잡으면서 파운드리 양대 라이벌의 정식 밴더사로 등극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오테크닉스는 대만 TSMC 측에 개발을 완료한 디본더 장비를 입고하고, 셋업(set-up)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하반기 퀄(품질인증) 테스트를 거쳐 TSMC의 정식 밴더사로 등록된 이오테크닉스는 TSMC의 정식 PO(구매주문)를 받아 디본더 장비 4대 가량을 설치하고 있다. 통상 리드타임(조립에서부터 완제품 입고까지 기간)이 6개월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올 2분기에서 3분기께 TSMC 양산라인에 설치,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디본더의 ASP(공급가)는 약 15억원에서 20억원 수준이다. 총 4대의 인도, 설치가 완료되면 60억원에서 80억원 가량의 신규 매출액이 발생할 전망이다. 이오테크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다운 사이클의 늪에서도 매출액(시장 추정치) 3300억원, 영업이익 360억원 가량을 기록했다. 올해 HBM 시장을 중심으로 D램을 집적한 칩렛,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 등의 파생 기술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후공정 상에서 이오테크닉스의 지명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오테크닉스가 지난해부터 본격 개발하기 시작한 디본더 장비는 HBM 공정 프로세스의 핵심인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과 관련된 공정 장비다. D램이 적층된 HBM의 특성상 TSV를 통해 구멍을 뚫는데 이 과정에서 WSS(Wafer Supporting System) 공정이 수반된다.

WSS는 그라인딩 작업으로 얇아진 웨이퍼에 추가 공정을 할 수 있도록 캐리어 웨이퍼를 붙이는 작업이다. 캐리어를 붙이는 본딩과 범프 형성 뒤 다시 캐리어를 떼어내는 디본딩(de-bonding) 공정이 필요한데, 이오테크닉스가 개발한 장비가 바로 이 디본딩 장비다. 웨이퍼 뒷면 공정이 완료되면 캐리어를 떼어내는 동시에 본딩 접착제 성분이 남아 있지 않도록 세정까지 수행하는 디바이스다. 스펙에 따라서 ASP가 다르지만, HBM의 경우 적층구조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공급가가 높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애플의 최대 패키징 밴더사로 HBM 시장이 개화하면서 현재 GPU(그래픽처리장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엔비디아를 비롯 퀄컴, AMD 등을 두루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팬아웃(Fan-out) 패키징인 CoWoS 공법을 앞세워 고사양 칩용 2.5D 패키징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기판 위에 GPU, HBM, SoC(시스템온칩) 등이 군집을 이루고 있는 패키징에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TSMC향 고객사 발주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TSMC 역시 CoWoS 캐파 투자를 재차 확대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향후 TSMC 내 이오테크닉스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커질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사 섹터에서 경쟁하고 있는 일본의 디스코(DISCO)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을 거라는 평가도 나온다. 단순히 장비 입고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오테크닉스는 이미 국산화 시장을 에이밍하고 개발한 웨이퍼 후공정 장비 레이저 그루빙(Laser Grooving) 장비를 TSMC에 납품하면서 디본딩 외 선행 레퍼런스를 확보한 이력이 있다. 레이저 그루빙은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자르기 전 웨이퍼의 상당 부분을 레이저로 제거해 블레이드나 레이저 다이서(Dicer)가 통과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그리는 디바이스다. 웨이퍼 위에 바둑판 무늬처럼 선을 그으며 좁은 논두렁을 파내려가는 장비다. 디스코가 해당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고객사와 진행하고 있는 성능평가 등에서 디스코를 뛰어넘는 수율 데이터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디스코가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활용, IDM 및 파운드리와의 단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상황에서 디스코를 대체할 경쟁사가 나올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이와 관련 이오테크닉스 관계자는 "(고객사와 강력한 수준의 NDA로 인해) 어떠한 언론사와도 접촉할 수 없다"면서도 "디본딩 공급 현황이 현재 매출단까지 올라와 있는 것은 맞으며, 장비의 출고와 셋업 등을 감안하면 올해 2분기 혹은 3분기 경 디본딩 매출이 산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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