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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김성태 체제 1년]무거워지는 은행 어깨…자회사 개선 시급⑤은행업만으로 유지 어려운 성장 폭…시너지가 필요하다

이재용 기자공개 2024-01-29 08:01:09

[편집자주]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내부 출신 은행장으로 중소기업 위기 극복 지원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디지털 고도화로 고객 중심 이용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해외법인을 통해 글로벌금융벨트 확장까지 시도 중이다. 김 행장의 지난 1년간 성과를 평가하고 남은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5일 07: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의 궁극적인 목표는 '초일류 금융그룹'이다. 일류 은행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계열을 이루는 그룹사를 포괄한다. 미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은행 및 자회사의 시너지가 꼭 필요하다. 금융시장이 고도화되고 포화한 현재, 단일 은행의 성과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지주사 전환 이슈가 시대를 막론하고 끊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기업은행 맨' 김성태 은행장은 그룹이 원대한 목표를 준비하는 데 최적의 인물로 평가된다. 자회사 IBK캐피탈 대표이사, 은행 전무이사를 거친 내부 출신 은행장인 만큼 안팎의 기대도 크다. 김 행장도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은행 내에 시너지부를 설치하는 등 자회사와의 동반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IBK금융그룹에서 국내 IBK자회사들이 차지하는 수익성 비중은 10% 수준이다. 오히려 기업은행으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등 부담만 가중하는 자회사도 있다. 기업은행 및 IBK금융그룹 전체의 장기적 순항을 위해서라도 자회사의 재도약 발판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순익 26% 성장…수익 비중은 10% 수준에 머물러

신설 벤처투자를 제외한 국내 주요 IBK자회사는 총 8곳(IBK캐피탈·투자증권·연금보험·저축은행·자산운용·시스템·신용정보·서비스)이다. 김 행장은 취임 이후 이들의 자체 경쟁력 강화 및 은행과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착수했다. 그 일례가 IBK시너지부를 신설해 자회사 운영을 보조케 하는 등 균형성장을 본격화한 것이다.


김 행장의 전략은 자회사 실적 성장의 효과로 나타났다. 기업은행이 공시한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8개 IBK자회사의 연간 누적 순이익은 192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8%(406억원) 증가한 규모다. 신탁을 제외한 총자산은 32조9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6.7%(2조원)가량 성장했다.

그럼에도 수익성 비중은 10% 미만이다. 8개 자회사의 이익 비중은 은행을 포함한 국내 전체 이익의 9.2%(SPC, 수익증권, 내부거래 제외) 수준에 머물렀다. IBK연금보험 등 일부 자회사의 역성장세가 계속된 영향이다. IBK연금보험은 2022년 769억원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에도 318억원(3분기 기준 연간 누적)의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 늪에 빠진 IBK연금보험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새 지급여력비율(K-ICS)이 79.8%를 기록, 법정 기준선인 100%에 미치지 못해 1500억원을 지원받는 등 기업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다. 부진을 면치 못하는 실적과 IBK연금보험이 보유한 부동산PF 부실 우려 등을 더하면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이 요구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 부담만 가중…숙원 지주사 전환은 꿈에 불과

이렇듯 현재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는 시너지 관계라기보단 실질적으로 은행이 자회사를 떠받치는 모양새다. 최근 IBK벤처투자 신설로 은행의 자금 유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자회사에 대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은 은행으로서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규모에 따라 재무 건전성이 훼손될 우려도 있다.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IBK금융이 꿈꾸는 초일류 금융그룹은 멀어진다. 사전 단계인 지주사 전환도 어려울 수 있다. 김 행장이 공식적으로 언급하진 않으나 2008년 윤용로 전 행장부터 김도진 전 행장, 윤종원 전 행장까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뒀을 만큼 기업은행에 있어 최대 숙원으로 여겨진다.

기업은행이 궁극적으로 설정한 초일류 금융그룹이라는 목표도 지주사 체제 전환이 전제됐을 가능성이 크다. 기업은행이 꾸준히 실적을 늘리곤 있어도 규제 및 금융시장 환경상 은행업만으로 성장 폭을 유지하기 어렵다. 금융산업 내 경쟁력을 높이려면 범위의 경제면에서 유리한 지주사 체제가 나은 방안이다.

비은행 자회사를 은행과 병렬 구조로 만들어야 운신의 폭이 넓어지고 수익 규모도 키울 수 있다. 자본 적정성 비율처럼 까다로운 규제를 많이 받는 은행에 자회사로 인한 위험 전염 현상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도 현재 기업은행 상황과 맞닿는다.

다만 은행이 자회사를 떠받치는 현재 모습이 이어진다면 숙원 사업인 지주사 전환이 진행되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은행 자회사의 포트폴리오나 경쟁력이 부족해 여타 금융지주들과 비교 대상이 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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