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풍향계]IPO 분주한 하나증권, 1월에만 예심청구 '5건''직상장부터 스팩까지' 전방위 공략…코스피 '빅딜' 주관 노린다
이정완 기자공개 2024-01-29 07:51:2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6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통 IB(기업금융) 확대에 한창인 하나증권이 연초부터 IPO(기업공개) 주관 업무에 적극 나서고 있다. 1월에만 5개 기업의 상장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했다.직상장 주관은 물론 IPO 비즈니스 주요 영업수단 중 하나인 스팩까지 고르게 증시 입성을 시도한다. 지금까지 다수의 코스닥 기업을 상장시키며 쌓은 트랙레코드가 예비 상장사의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코스닥 상장 '트랙레코드' 쌓였다
26일 IB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10개 기업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 중 5개 기업의 대표주관사가 하나증권이다. 지난 17일 아이비젼웍스의 스팩 소멸합병을 시작으로 18일 하나32호·33호스팩과 이안의 상장을 한 번에 청구했다. 뒤이어 19일에는 케이쓰리아이가 청구서를 접수했다.
특히 동시에 두 개를 선보인 스팩이 눈에 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2월 하나30호스팩을 상장시킨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재차 스팩 상장에 돌입했다. 하나증권은 다음달 하나31호스팩의 일반청약도 앞두고 있다.
하나증권은 상장시켜 놓은 스팩에 중소형 규모 예비 상장사를 합병시키는 IPO 주관 비즈니스에 한창이다. 시장 관심은 덜하지만 알짜 실적을 자랑하는 기업은 스팩을 통해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스팩 소멸합병 제도가 도입되면서 절차가 간소해졌고 IPO 과정에서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이번에 예심을 청구한 스팩 모두 공모액 100억원 이내로 중소형 기업과 합병을 목표로 한다. 하나32호스팩의 공모 예정 주식 수는 300만주, 하나33호스팩의 공모 예정 주식 수는 350만주다. 두 개 스팩의 발행가액은 각 2000원으로 공모규모는 각 60억원, 70억원이다. 최근 소형 스팩은 무리 없이 증시에 입성하는 만큼 무난한 상장이 전망된다.
스팩 외 주관을 맡은 기업 역시 코스닥 시장을 노리고 있다. 하나금융24호스팩과 합병을 추진하는 아이비젼웍스를 비롯해 이안과 케이쓰리아이가 그 대상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그동안 다수의 코스닥 기업 상장을 성공시킨 덕에 시장에 레퍼런스가 쌓였다"며 "이로 인해 연초부터 여러 기업의 IPO 주관을 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협업으로 경쟁력 강화 추진
하나증권은 코스닥 상장을 넘어 유가증권시장으로 주관 영토를 확장하려 한다. 올해 1호 코스피상장이 예정된 에이피알 IPO에 공동 주관사로 참여해 실적을 쌓을 예정이다. 다음달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 돌입한다. 공모 규모는 560억~760억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1조원을 상회한다. 하나증권은 이 밖에 지난해 12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HD현대마린솔루션 IPO 주관사단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나증권은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라는 장점을 살려 은행과 협업을 통해 대형 딜을 수주하려 한다. 하나은행이 대기업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IPO 주관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이 같은 인연으로 주관 경쟁에 참여한 IPO도 있다. 10조원 넘는 기업가치가 거론되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로부터 입찰제안서(RFP)를 받아 주관 경쟁에 참여했다.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 가량을 가지고 있는 주주사다.
코스피 빅딜에 참여하면 리그테이블 주관 경쟁에서도 더욱 앞서나갈 수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2136억원의 IPO 주관실적을 기록해 전체 증권사 중 6위에 자리했다. 2022년 주관 실적인 2100억원과 유사한 수치였으나 대형 딜 부재로 IPO 시장 규모가 축소된 탓에 순위는 12위에서 6위로 여섯 계단 뛰었다. 강성묵 대표이사가 올해 신년사에서 전통 IB 강화를 강조한 만큼 IPO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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