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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그룹 CEO 인사 코드]GS칼텍스 오너가 옆자리 지킨 '생산·화학' 전문가②지분구조 변화 속 오너·전문경영 구축…4세 허세홍, 신사업 관리자 중용

김동현 기자공개 2024-01-31 10:56:51

[편집자주]

2020년 GS그룹을 이끌기 시작한 허태수 회장은 줄곧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미래 사업 환경에 선제 대응할 것을 강조했다. 이는 매년 인사 키워드로 작용하며 그룹은 변화와 안정을 동시에 추진할 최적의 인물을 선발했다. 올해의 경우 내부에서도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인사라 평가할 정도로 새로운 인물을 중용하며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더벨이 GS그룹 에너지 계열사 CEO를 거쳐간 인물의 면면을 분석하며 인사 코드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첫 민간 정유회사인 GS칼텍스는 1967년 출범 때부터 해외 석유회사 쉐브론의 자회사 칼텍스와 지분을 나누는 구조였다. 지분구조에 따라 이사회는 럭키금성(현 LG, 2005년 GS 계열분리)과 칼텍스 측 인사가 동수를 이뤄 구성했고 대표이사 역시 양사에서 각자대표 1명씩을 선임하는 공동경영 체제였다.

약 20년 동안 이어진 공동경영은 1986년 쉐브론이 지분(50%)만 유지한 채 경영권은 럭키금성에 넘기겠다고 발표하며 끝이 났다. 양사의 오랜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이 결정으로 칼텍스 측 임원은 비상근으로 이름만 올리며 럭키금성의 독자경영이 완성됐다. 호남정유로 시작한 회사는 이후 LG정유, LG칼텍스정유를 거쳐 지금의 GS칼텍스로 성장했다.

단독경영 체제 이후 GS칼텍스의 대표이사는 줄곧 오너가의 몫이었다. 다만 생산현장을 두루 거친 전문경영인을 오너 경영인과 나란히 배치해 경영과 생산현장의 간극을 메꾸도록 했다. 오너 4세 경영으로 들어선 뒤에도 이러한 인사 전략은 유효하게 작용했다. 여기에 석유화학 사업 진출과 맞물려 전문경영인에겐 신사업 관리자라는 역할도 추가됐다.

◇GS그룹·GS에너지 출범, 오너가 손발 맞춘 생산본부장

GS칼텍스는 2005년과 2012년, 지분구조 측면에서 두차례 큰 변화가 발생했다. 먼저 2005년 GS그룹의 계열분리로 주주사가 ㈜LG에서 GS홀딩스(현 ㈜GS)로 바뀌었으며 2012년 ㈜GS가 에너지 중간지주사 GS에너지를 출범하며 다시 한번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두차례 지분 변경으로 지금의 ㈜GS→GS에너지→GS칼텍스로 이어지는 구조가 완성됐다. 이 사이 쉐브론 측 지분율(50%)은 변동이 없었다.



지분구조상 중대한 변곡점이 있을 때 GS칼텍스는 대표이사 체제에도 변화를 시도했다. 오너가 중심의 지배구조가 아닌 생산현장 전문가를 대표이사로 올려 함께 경영하는 체제를 구축한 것이다. 1994년 GS칼텍스의 지휘봉을 잡은 오너 3세 허동수 사장(현 명예회장)은 2002년 회장을 달 때까지 단독경영을 이어오다 2008년 당시 가스전력자원개발사업본부장이던 명영식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이를 통해 오너가와 전문경영인의 공동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 체제는 오너 3세 허진수 회장(현 상임고문), 4세 허세홍 사장으로 이어지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특히 중간지주사 GS에너지가 출범한 뒤부터는 전문경영인이 생산본부장 대표를 역임하며 생산현장을 챙겼다.

GS에너지 출범 이듬해인 2013년 허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만 역임하며 대표이사진은 허진수 당시 부회장과 전상호 사장으로 꾸려졌다. 허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챙기고 전 사장이 생산을 총괄하는 생산본부장을 맡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후 김병열 사장(2014~2017년), 김형국 사장(2018~2020년), 이두희 사장(2021~2023년) 등으로 이어진 전문경영인은 모두 생산본부장을 거쳐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들 전문경영인의 또다른 공통점이라 한다면 대학 시절 화학을 전공했다는 점이다. 김병열 사장과 김형국 사장은 각각 서울대 공업화학과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명영식 사장(2008~2010년), 전상호 사장(2012~2013년), 이두희 사장은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나왔다. 올해부터 신임 각자대표로 허세홍 사장과 호흡을 맞추기 시작한 김성민 부사장 역시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다.



◇오너 4세 옆 전문경영인의 조건, 신사업 관리

그동안 GS칼텍스는 정유업 기반의 사업으로 모회사(GS에너지·쉐브론)에 안정적으로 배당을 올려보냈다. 중간중간 폴리프로필렌(PP), 파라자일렌(PX) 등 석유화학 사업에도 진출하긴 했으나 핵심 사업은 여전히 정유업이었다.

다만 유가 변동성에 따라 사업 실적이 요동치는 한계는 벗어나기 어려웠다. 이에 오너 4세인 허세홍 사장 체제에 들어서며 GS칼텍스는 창사 이래 최대 투자(2조7000억원)에 나섰다.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비롯해 폴리에틸렌, 열분해가솔린 등 다양한 기초 소재를 생산하는 MFC(Mixed Feed Cracker)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에 맞춰 오너가와 호흡을 맞추는 전문경영인에게도 신사업 관리 역량이 필수 조건으로 떠올랐다. 2019년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으며 오너 4세 경영의 시작을 알린 허세홍 사장 체제가 들어서며 김형국 사장의 직책은 석유사업총괄 겸 생산본부장에서 생산본부장 겸 MFC프로젝트추진단장으로 바뀌었다. MFC 프로젝트의 안착을 위해 각자대표가 직접 추진단장을 맡은 것이다.

김 사장의 뒤를 이은 이두희 사장과 김성민 부사장(2024년)의 경우 공식 직책은 최고안전책임자(CSEO) 겸 생산본부장이다. 겉으로 봤을 때 신사업과는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이들 두사람 모두 각자대표에 오르기 직전에 사업 프로세스 관리 및 신사업 추진을 담당하는 PIP(Performance Improvement Program)실을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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