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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코스닥이 '반도체'에서 미래를 찾는다면

서하나 기자공개 2024-02-06 13:06:28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6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Semiconductors are the rice of industry)이란 표현을 챗GPT가 어떻게 이해하는지 궁금했다. 챗GPT는 "쌀이 상당수 인구의 중요한 식량인 것처럼 반도체는 현대 산업 환경에 없어서는 안 될 기본 요소를 의미한다"는 교과서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정작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란 표현을 제대로 체감한 건 최근이다. 4차 산업혁명,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이 화두로 떠오르며 도처에 반도체가 필요한 세상이 열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올해 반도체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넘어 역대 최고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산업은 더 이상 기업의 수익 사업이 아닌 국가의 명운을 건 안보 사업으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속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기술·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반도체 1위 기업 TSMC는 1987년 전례 없던 사업구조를 제시했다. 반도체 시장에서 설계와 생산을 분리한다는 발상이었다. 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생산 비용에 가로막혀 반도체 제조사 설립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을 꿰뚫었다. 미국, 일본, 유럽에서 자원을 투입해 생산 설비를 갖추는 동안 위탁 생산에만 집중해 세계 1위에 올랐다.

독특한 사업 구조를 가진 TSMC의 탄생은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산업의 흐름을 한 발 앞서 이해하고 방향성을 제시한 리더의 만남으로 가능했다. 대만 정부는 자국 기술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국책 연구 기관을 설립했다. 지식과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하고 세제 혜택까지 주면서 벤처 기업 창업을 유도하고 많은 기업을 유치했다.

TSMC 설립자 모리스 창은 반도체 선두 기업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부사장까지 올랐지만 정부의 요청을 수락해 창업 길에 올랐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초창기 유전 탐사 과정에서 얻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군수 산업에 진출, 훗날엔 초기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주도했다.

지금 K-반도체 산업은 새 돌파구와 성장 동력이 절실한 때다. 나아갈 길을 찾기 위해선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방향성, 그리고 경기를 뛰어줄 다양한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정부에선 300조원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상 계획을 밝혔다.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도 신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시장에선 AI반도체와 계측, 후공정 테스트 분야 등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들이 파고들 틈이 생기고 있다. 실제로 많은 중소·중견 제조사들이 이미 반도체로 사업 다각화의 손을 뻗고 있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걸음마 단계에 불과한 반도체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주가가 2배 이상 뛰어오른 기업이 있다. 적어도 돌파구가 필요한 중견제조사들이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만한 방향성 하나는 분명하다. 코스닥 디스카운트가 지겨운 기업들에도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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