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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현대차 지도]옮겨가는 글로벌 거점, 실패 아닌 '도전'①중·러 대신 인도·브라질·아중동 등 낙점…그럼에도 핵심은 미국·유럽

이호준 기자공개 2024-02-28 09:56:29

[편집자주]

세계 시장은 늘 어렵다. 급변하는 안보 상황을 체크하는 일, 달라진 경제 환경에 맞게 판매 전략을 짜는 일, 부상하는 시장을 찾아 떠나는 일. 해외 시장을 뚫어온 지 수십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도전과 기회 그리고 위기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배경이다. 국내 제조업 대표 주자인 현대차도 마찬가지. 러시아 상황뿐 아니라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세계 주요국을 대하는 현대차의 대응법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왜일까. 더벨은 현대차의 새로운 글로벌 사업 전략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7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늘날 현대차의 글로벌 사업 전략은 간단하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면 '물러설 줄도 아는 게' 똑똑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시장이 대표적이다. 버티는 것만이 결코 답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패배가 아니라 전환점이라는 게 핵심이다. 현대차는 인도와 브라질, 아중동 등 이제 더 거대한 신흥시장으로 사업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인도와 브라질, 미래차 생산 거점 되나

중국과 러시아 시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 거점 중에서도 가장 돋보여 왔다. 그간의 현지 사정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차는 각각 2002년과 2011년에 잇따라 현지에 생산 공장을 세운 뒤 해외 최대 생산 기지, 해외 최초 월 단위 시장 점유율 1위 등의 화려한 이력을 세웠다.

그러나 사드 배치로 인한 경제 보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실적이 계속 악화됐다. 결국 연간 수천억원의 영업적자와 순손실이 계속되자 중국에서는 베이징(2021년)·충칭(2024년)·창저우(진행 중) 공장, 러시아에서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2023년)을 과감히 매각했다.

아쉬움이 남았겠지만 세상은 넓었다. 현대차는 곧장 인도를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점찍었다. 현대차는 인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제1공장과 제2공장을 두고 있다. 중국에 이어 최대 국외 생산시설(연 82만 대)로 판매 실적도 2021년 63만여대, 2022년 70만여대, 2023년엔 76만여대로 꾸준히 늘었다.

현대차 인도 법인(HMI)은 작년 5월과 올해 1월에 걸쳐 인도에 2032년까지 약 4조2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의 대부분이 수소·전기차 생태계 구축에 쓰여 인도를 사실상의 미래차 생산 거점으로도 보는 평가가 나왔다. 또 현재 현대차는 지난해 인수한 인도 GM 탈레가온 공장을 내년부터 제3공장으로 바꿔 현지 연간 생산량 100만대 시대를 연다는 목표다.


지구 반대편 브라질도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낙점됐다. 브라질은 현대차가 2012년 중남미에 유일하게 생산 공장을 세운 곳이다. 브라질 법인(HMB)의 실적을 보면 2021년 18만여대, 2022년 20만여대, 2023년 20만여대로 소폭이지만 해마다 판매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역시 재빨리 투자 깃발을 꽂았다. 지난 23일, 현대차는 향후 9년간 11억달러(1조5000억원)를 브라질 수소 등 친환경 미래기술에 투자한다고 했다. 작년 말 브라질 탈탄소 부문에 투자하는 자동차 업체에 보조금 혜택을 주겠다고 한 브라질 정부 정책을 선제적으로 겨냥했단 분석이 나왔다.

아예 새로운 거점도 개척하고 일도 잊지 않았다. 행선지는 '아중동'이다. 작년 10월,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5억달러(6600억원) 이상을 들여 현지에 자동차 반조립제품(CKD) 공장을 짓기로 했다. 아중동에 세우는 첫 생산 공장으로 주변국으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단 장점이 있다.

현대차는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의 인도네시아 이차전지 합작공장(HLI그린파워, 2023년 완공),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 2023년 완공) 구축 등을 통해서도 동남아시아도 전동화 거점으로 만들고 있다.

(출처: 현대차)

◇미국과 유럽 공략도 지속 과제…관건은 '전기차'

그렇지만 현대차의 실적을 떠받치는 건 단연 미국과 유럽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대안 거점을 발굴하는 것과 동시에 성장성이 남아 있다고 판단되는 주력 생산 거점을 확실히 공략하는 것도 과제인 셈이다.

현대차도 올해 권역별 판매 계획에서 북미를 아태·중남미에 이어 세 번째로 성장세(4.9%)가 높은 지역으로 꼽았다. 판매량만으로는 113만7000만대를 예상해, 유럽(63만2000대)과 인도(61만3000대)를 합친 가장 큰 수출 시장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일단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기대를 걸고 있다. 올해 연말 가동 예정이라 앞으로는 보조금 혜택이 기대된다. 미국이 아직 전체 자동차 시장 규모에 비해 전기차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현대차로선 더욱 적극적으로 미래차 판매를 늘려나갈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단위:천대)

유럽 시장 공략에도 고삐를 죌 전망이다. 올해 초 현대차는 유럽에서 전년 대비 4000대 감소한 63만대 판매를 예상했다.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그래도 역시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차' 선점에 집중하다. 현재 유럽 전기차 시장은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비야디처럼 압도적 강자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의 유럽 내 완성차 생산 거점은 체코 공장이다. 지난해 자동차 34만500대를 생산해 전년 대비 생산량을 1만8000대 늘린 상태다. 특히 34만500대 가운데 약 13%가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이었다. 체코 공장은 올해 코나 일렉트릭 비중을 17%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거점을 성공적으로 장악하게 되면 그만큼 인도 등 기존 신흥 거점을 키울 여력도 커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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