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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하나증권-메릴린치, 아리랑본드 '굳건한' 파트너십2019년 첫 인연 뒤 네번째 발행…외국계 증권사 '주관 확대' 전략

이정완 기자공개 2024-03-08 14:19:06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이 이번에도 BoA메릴린치의 아리랑본드 파트너로 나섰다. 조달 규모는 크지 않지만 2019년 첫 번째 발행부터 지금까지 단독으로 주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이를 계기로 다른 외국계 증권사의 조달 수요에 더욱 적극 대응하려 한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발행 의사가 이어지고 있어 이를 빠르게 포착하겠다는 전략이다.

◇골드만삭스·노무라 주관실적 '뒷받침'

6일 IB업계에 따르면 메릴린치(메릴린치BV)는 지난달 말 1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아리랑본드는 외국 기업이 원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운영 자금으로 쓰기 위해 발행한 만큼 국내 시장에서 증가할 자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다.

메릴린치는 아리랑본드 발행 주관사로 하나증권을 줄곧 활용하고 있다. 메릴린치가 처음으로 아리랑본드를 발행한 때는 2019년이다. 2019년 12월 15년 만기로 200억원을 마련했다. 해가 바뀌자마자 재차 조달을 택했다. 2020년 2월에는 만기와 조달 규모를 모두 늘려 30년 만기로 300억원을 확보했다.


한동안 뜸하다 지난해 다시 아리랑본드 시장에 돌아왔다. 작년 7월 200억원을 시작으로 이번 발행에 이르렀다. 이번에는 만기 20년으로 5년 뒤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하나증권은 2019년 맺은 인연이 지금에 이르렀다고 평했다. 아리랑본드 발행은 국내에서 발행되는 다른 회사채보다 절차가 복잡하다. 해외 법인이다 보니 우리 기업이 발행할 때보다 검토할 내용이 많다. 사모채 총액인수 계약을 맺고 기관투자자를 연결하는 구조라 관련 계약도 복잡하다. 메릴린치 입장에서도 다른 증권사를 찾기 보다 익숙한 파트너와 손을 잡는 게 유리하다는 의미다.

메릴린치는 하나증권이 다른 외국계 증권사와 쌓은 아리랑본드 주관 실적에도 주목했다. 하나증권은 이미 골드만삭스와 노무라그룹의 아리랑본드 발행 파트너로 함께한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이란 법인을 앞세워 2017년 200억원 어치 회사채를 한국에서 찍었다. 2021년까지 7차례로 나눠 아리랑본드를 발행했는데 모두 하나증권이 주관사였다.

노무라그룹 역시 싱가포르 자회사인 노무라인터내셔널펀딩피티이를 통해 국내 시장을 2015년부터 우리 시장을 찾았다. 발행 초창기에는 KDB산업은행과 SK증권을 주관사로 선택하다가 2010년대 후반 들어 하나증권에 관련 업무를 맡겼다.

◇'한국물' 비즈니스로 이어질까

하나증권은 연이은 외국계 증권사 아리랑본드 주관을 계기로 다른 외국계 IB로 주관을 확대하려 한다. 메릴린치의 발행을 지켜본 IB가 발행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조달처 다변화를 노리는 외국계 증권사가 한국 시장에서 지속 발행하려는 의지를 표하고 있다"며 "이들은 오랜 만기를 제시하고 있어 장기물을 원하는 보험사나 대형 기관투자자 수요에도 부합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글로벌 IB와 협업을 늘리는 것을 비롯해 장기적으론 한국물(Korean Paper) 비즈니스 확대를 꾀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10월 산업은행의 20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 때 보조 주관사 역할을 맡았다.

최근 한국물 발행 규모 확대로 인해 국내 증권사도 글로벌 DCM(부채자본시장) 사업 강화에 한창이다. 지난해 공모 한국물 발행액은 500억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통 발행사인 국책은행을 비롯해 다수의 민간기업이 새롭게 시장에 등장했다. 토종 IB 역시 이를 사업 확대 기회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도 핵심 발행사 중 한 곳인 산업은행 주관사단에 참여하며 발행 경험을 축적했다. 다만 아직 다른 토종 IB와 다르게 해외 신디케이션(Syndication) 조직이 꾸려지지 않았다. 장기적 관점에서 세일즈 역량 강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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