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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프로파일]30년 내공 'IPO 고수' 박병기 하나증권 IB1부문장'ECM+DCM' 아우르는 자본시장전문가...하나증권 IB 부활의 중심축

김슬기 기자공개 2024-03-11 07:47:3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6일 14: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하나증권은 전통 투자은행(IB) 파트를 강화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전통 IB를 전담하는 IB1부문을 진두지휘하는 이는 박병기 하나증권 IB1부문장(사진·전무)이다. 하나증권의 전통 IB 강화가 그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하나증권이 그간 IPO 중심으로 IB를 키워왔다면 올해는 기업금융 역시 균형있게 가져갈 계획이다. 그가 하나증권으로 이직했을 당시만 해도 IPO 기반이 잘 닦여있지 않았으나 이제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강자이자 중소·중견(SME) 시장 내 선호도가 높은 하우스로 자리매김했다. 코스피 트랙레코드도 착착 쌓고 있다.

그는 한화투자증권 출신이지만 벌써 하나증권에 몸담은 지 10여년이 지났다. 하나증권 IPO 파트의 성장을 함께 한만큼 근시일 내에 기업금융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은행과 발맞출 수 있는 종합적 IB 업무를 수행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성장 스토리 : 한화·하나증권서 장기근속…IPO 역사 함께 했다

1966년생인 그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했다. 입사하자마자 IB본부에서 근무했다. 당시에는 인수금융부라는 이름이었고 회사채 발행과 IPO를 모두 하는 부서였다.

그는 "경영학과를 나왔는데 회계사 준비도 잠시 했고 재무파트 수업을 많이 들으면서 숫자에 익숙했었다"며 "4학년 때 투자론을 듣는데 인상이 깊었고 증권사를 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얼핏 들으면 단순한 이유였지만 그는 벌써 30여년간 IB 업무를 하고 있다.
*박병기 하나증권 IB1부문장, 사진제공=하나증권
한화그룹 공채로 입사하고 1992년부터 2011년까지 한화투자증권에 있으면서 IB 업무 대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를 골고루 경험했고 대부분은 IPO 관련 업무와 영업에 집중했다. 재직 당시 한국가스공사나 코스맥스(당시 코스맥스비아이티), 아가방 IPO 등을 담당했다.

그는 2012년 하나증권으로 이직하면서 오랜기간 다녔던 직장을 옮겼다. 당시 하나증권은 장승철 전 대표가 IB 부문 대표를 지낼 때였는데 IB를 강화하기 위해 IPO 관련 인력을 한창 세팅할 때였다. 그 때만 해도 연간 1~2건의 IPO를 진행할 때였지만 이를 늘려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2013년까진 자본시장본부 내 ECM담당이었고 이후 2014년부터 2018년까지 ECM실장을 지냈다. 2019년에는 IPO사업단장을 역임했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기업금융본부장을 맡았다. 이 때부터 IPO 뿐 아니라 기업금융업무까지 챙기기 시작했다. 올해에는 IB1부문장이 됐다. IB1부문 내에는 기업금융본부와 ECM본부가 있다.

그동안 하나증권의 ECM본부는 강해졌다. 선데이토즈 스팩 합병, 천보, 웹캐시, 잉글우드랩, 하나기술, 네오이뮨텍,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다양한 업종의 IPO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넥스틸을 통해 코스피 단독 주관 IPO를 진행했고 올해 에이피알 공동주관사로 활약했고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동 주관사 지위도 부여받았다.

◇업무 철학 및 스타일: 이해관계자와의 접점서 균형감각 유지

그는 장기간 IPO 쪽에 집중해온만큼 관련 경험과 네트워크가 탄탄하다는 장점이 있다. 30여년간 IB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균형감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스로 균형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해왔을 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도 해당 부분을 강조해왔다.

그는 "IB는 DCM과 ECM을 막론하고 기업금융, 특히 발행시장에서 발행사, 투자자, 시장, 감독기관과의 접점에서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이해관계자들과 니즈를 맞춰 나가면서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게 균형감각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IPO를 예로 들면 발행사에서는 밸류에이션을 높게 받고 싶어하지만 시장상황이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IPO는 감독기관의 요구사항도 잘 맞춰야 하기 때문에 중간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역시 하나증권에 오기 전 업무에 전력투구하면서 "회사와 나를 동일시 했었다"고 회상했었다. 그는 "IB로서 본인이 진행하는 딜에 집중하다보면 기업 하나하나에 애착을 가지게 되는데 뜻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이런 과정이 IB를 성장시키지만 너무 매몰되선 안 된다"고 밝혔다.


◇트랙레코드1: 선데이토즈 스팩 합병, 시장 전환점 만들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주관 사례를 묻는 질문에 모든 딜이 의미가 있었지만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 스팩 합병을 가장 기억에 남는 딜로 꼽았다. 당시 국내에 스팩 시장이 개화됐으나 1기 스팩들이 청산이 많이 됐을 때였고 하나증권이 상장시킨 '하나그린스팩' 역시 해산 기로에 놓여 있었다.

그 때 찾은 기업이 모바일 게임 '애니팡'의 개발사인 선데이토즈였다. 선데이토즈와 하나그린스팩은 2013년 5월말 이사회를 통해 합병이 결정됐고 7월 25일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주주총회에서 합병 승인이 통과되면서 그해 10월 상장됐다. 합병 직후 주가는 4000원대였으나 다음해 2월 1만원, 9월 이후 2만원대를 돌파했다.

주가 상승은 가파른 실적 성장에 기인했다. 선데이토즈의 2012년 별도 매출은 238억원, 영업이익은 87억원이었다. 상장이 이뤄졌던 2013년에는 매출이 476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전년대비 두 배 성장했다. 2014년에는 매출 1441억원, 영업이익 612억원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갔다.

그는 "선데이토즈는 굉장히 단시일 내에 크게 매출이 성장한 기업으로 합병 이후 '애니팡2'가 대박이 나면서 주가도 큰 폭으로 뛰었다"며 "당시 1기 스팩들이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해산하거나 상폐되는 상황이었는데 선데이토즈 합병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스팩 합병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2: 네오이뮨텍 IPO, 미국 바이오신약 기업 한국 상장 도왔다

미국 항암신약 개발회사인 네오이뮨텍의 상장도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당시 네오이뮨텍은 면역항암제 '하이루킨(IL-7-hyFc)'의 임상을 진행 중이었다. 하이루킨은 면역세포인 T세포를 증폭시키고 T 암세포의 발견과 파괴를 유도하는 물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암환자 대상 임상 승인을 받았었다.

네오이뮨텍의 경우 상장 전 제넥신이 25%의 지분을 보유한 관계기업이지만 미국 소재 기업이었던만큼 외국기업 기술성 특례상장을 택했었다. 2018년 4월 상장주관계약을 체결했고 2019년 새롭게 도입된 외국기업 기술특례 상장을 시도했다. 해당 특례상장을 하려면 전문평가기관 2곳에서 모두 기술성평가 'A'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하지만 첫 시도에서 'A', 'BB' 등급을 받으면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다. 2020년 다시 기술평가등급 'A' ,'A'를 받으면서 IPO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이듬해 1월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2월 진행한 기관수요예측에서 경쟁률 1374대 1을 기록했다. 덕분에 공모가도 희망밴드(5400원~6400원) 상단을 크게 초과한 7500원으로 확정했다.

그는 "미국 바이오 기업의 한국 상장이라는 측면에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당시 바이오 회사들의 IPO가 점점 확대되면서 전문 인력도 뽑았었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트랙레코드가 쌓였다"고 설명했다. 네오이뮨텍 IPO 전후로 하나증권은 이오플로우, 박셀바이오, 선바이오 등을 상장시켰다.

◇트랙레코드3: 천보 IPO, 2차전지 돌풍 시작 만들었다

2019년 1월 IPO를 했던 천보 역시 하나증권에 의미있는 딜로 기록된다. 천보는 당시 공모 규모 1000억원이었다. 하나증권이 1000억원 이상 IPO의 단독 대표 주관사를 처음으로 맡은 사례기도 했다.

천보는 2007년 설립돼 디스플레이 소재 및 반도체 공정소재 등을 제조하는 곳이다. 특히 2차 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곳으로 당시에도 성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다만 상장이 본격화됐던 시기에는 증시 폭락 등으로 공모철회 기업이 속출했을 때였다.

그럼에도 하나증권의 적정 기업가치 설정과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흥행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았다. 기관수요예측에서 89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공모밴드(3만5000~4만원) 상단인 4만원에 공모가액이 결정됐다. 일반청약에서도 426:1의 경쟁률을 거두면서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그는 "하나증권이 단독으로 1000억원 이상 주관했던 최초의 건이었고 산업적으로도 한창 성장 그래프를 그릴 때였고 상장 후 시가총액 4000억원대에서 조 단위로 성장했었다"고 설명했다. 그 해 하나증권은 IPO 리그테이블 6위를 기록, 전년도 대비 순위를 4계단이나 끌어올리기도 했다.


◇향후 목표: DCM과 ECM의 균형성장…스팩합병 시장 1위

그가 하나증권에서 꿈꾸는 올해 목표는 '전통 IB 성장 원년으로 만드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를 기점으로 DCM 시장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3년 안에 리그테이블 5위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하나증권은 금융그룹에 속해있지만 그간 DCM 조직이나 인력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진 못했었다"며 "올해부터 조직을 키워 가장 기본이 되는 비즈니스인 기업금융 파트를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고 올해는 과거 대비 많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IPO의 경우 지난해 6위를 한만큼 올해에는 5위 안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간 열심히 해왔던 스팩 합병 역시 올해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올 들어 한국거래소에 하나32호스팩·33호스팩에 대한 상장 예심청구를 진행했고 지난달 심사 승인을 받았다.

그는 "올해 스팩 합병 5개를 계획하고 있다"며 "합병이 되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스팩 중 대략 20개 정도 합병을 했는데 국내 증권사 중 합병 완료한 기준으로 보면 최상위권"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계획된대로 합병이 완료되면 업계 1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IPO 수익 극대화를 위해 지분투자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1~2년 안에 상장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회사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사실 숫자의 목표를 많이 얘기했지만 결국 직원들이 모두 행복한 회사가 되는게 가장 큰 소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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