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회원사 늘었는데…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정체'⑤지난해 149억 설정, 2022년과 동일…"회원수 증가 연동 아냐, 증가 여부 미정"
김경태 기자공개 2024-04-26 07:32:01
[편집자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옛 전경련)는 2016년 정치적 격변에 휘말려 침체기를 겪었다. 어려움은 ‘실적’에도 잘 드러난다. 2016년 900억원대에 달했던 사업수익이 이듬해 급감했다. 회원사 대거 이탈 영향이다. 하지만 한경협은 위기를 버텨냈다. ‘여의도 회관’이라는 비장의 무기 덕분에 꾸준한 수익을 거뒀다. 작년에는 단체명을 변경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올렸다. 회원사 재유치가 이뤄지며 수익도 예년 수준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모양새다. 한경협의 정상화가 과연 어느 정도까지 이뤄진 상태인지 재무제표 등을 토대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4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는 작년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미국 조야 깊숙한 곳까지 네트워크를 보유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신임 수장으로 선임됐다. 또 재계 1위 삼성을 비롯한 4대 그룹이 복귀하면서 회원사도 늘었다.하지만 한경협이 사단법인으로서 회계상 설정하는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작년부터 시작된 위상 회복과 대비된다. 2020년 역대 최저 수준의 금액을 기록한 이후 증가세를 이어오다가 작년 정체됐다. 한경협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이 회원사 수의 변동과는 무관하며 향후 금액 규모 변화도 미정이라고 밝혔다.
◇작년 금액, 전년과 동일…향후 금액 증가 '미정'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영리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주식회사 등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비영리 법인의 특징적인 계정이다. 고유목적사업이나 지정기부금에 지출하기 위해 일정한 한도 내에서 손금으로 계상한 준비금을 일컫는다.
한경협은 국내 기업들이 자유시장경제 창달 등을 위해 만든 사단법인이다. 운영성과표에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전입액과 환입액을 계상하고 있다. 전입액과 환입액은 동일한 금액으로 설정된다.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아직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쓸 것을 예상해 일종의 비용처리를 할 수 있는 계정이다. 금액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에 고유목적을 위해 많은 자금을 사용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던 2016년 이후 한경협의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출렁였다. 2016년에는 64억원이었는데 이듬해 145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에는 62억원으로 전년의 절반 미만으로 급감했다. 2020년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러다 2021년부터 반전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는 149억원을 기록, 2017년의 금액을 넘어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하지만 작년 증가세가 멈췄다. 149억원으로 2022년과 동일했다.
한경협은 작년 8월 쇄신을 단행했다. 단체명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한경협으로 변경했다. 류 회장이 구원투수로 등판했고 4대 그룹이 회원사로 복귀했다. 류 회장은 한경협이 글로벌 싱크탱크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에는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한경협 관계자는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협회 본연의 사업 운영을 위해 설정된 금액"이라며 "실제 고유목적 사업 수행을 위한 사업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원사 수나 회비 수입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향후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이 증가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유목적사업 준비금) 규모에 대한 계획은 현재 미정"이라고 말했다.

◇재무상태표상 유동성자산으로 기입, 법인세 영향 주목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운영성과표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재무상태표에서는 별도로 계정이 없다. 다만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재무상태표의 일부 계정에 포함돼 처리된다.
한경협에 따르면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을 유동자산 내 유동성자산, 유동부채 내 유동성부채에 포함시키고 있다. 유동성자산과 유동성부채를 상계 처리하면 0원이 된다는 설명이다.
유동성자산·부채는 작년 한경협의 재무상태표에서 가장 급격한 변동이 생긴 계정이다. 한경협의 지난해 말 유동성자산과 유동성부채는 각각 344억원씩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개 계정 모두 전년 말에는 각각 64억원씩이었는데 5배 이상 늘었다.
한경협 관계자는 "유동성자산·부채 항목은 각 회계 구분에 따라 서로 주고받는 금액을 회계상으로 단순 표기하는 것으로 절대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며 "과거에도 유동성자산이 크게 늘었다가 다음 해에 줄었던 경우들이 있으나 그와 관련한 특별한 이슈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으로 인한 법인세 비용 변화를 주목한다.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아직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향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해 일종의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비영리법인의 법인세 비용 산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경협의 작년 법인세 비용은 26억원으로 전년보다 7.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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