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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보험사는 지금]한국시장 엇갈린 시선 '매력 감소 vs 전략 요충지'[총론] 철수냐 유지냐, 저출산·고령화로 어두운 전망 VS 인구 대비 큰 규모 매력

강용규 기자공개 2024-04-30 16:03:19

[편집자주]

외국계 보험사는 한국 보험시장의 한축이다. 적지 않은 점유율로 소비자의 보험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역할도 수행한다. 최근 한국 보험시장의 위기론이 불거지는 가운데 외국계 보험사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크다. 사별로 본사의 사업 지속 의지에 따라 상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의 경영 현안과 전략을 살펴보고 이들의 앞날을 조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5일 09: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보험시장에서 외국계 보험사는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를 합쳐 모두 23곳 운영 중이다. 이 중 지점이나 지사 형태가 아닌 법인으로 운영 중인 곳만 따지면 11곳이다. 이들 중 다수는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고자 하는 본사의 의지에 따라 매각이 거론되고 있다. 주된 이유는 저출산과 고령화의 가속화로 인한 보험시장 매력의 감소다.

반면 한국을 아시아권 보험사업의 전략적 요충지로 여기는 본사의 전략에 따라 사업 확대의 첨병이 된 외국계 보험사들도 있다. 이들에게 한국은 아시아에서 단일국가 기준 3위의 보험시장이라는 규모가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잇따르는 외국계 철수 움직임, 일부는 대표 교체도

2000년대 초반 한국 보험시장은 글로벌 보험사들에게 '신천지'와 같았다. 세계시장에서 갈고 닦은 사업 노하우를 장착한 글로벌 보험사들은 종신보험과 변액보험 등 자신들만의 강점 분야를 앞세워 한국 보험시장에 잇따라 진입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까지 외국계 보험사들은 보험료수입 기준으로 국내 시장에서 2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0년대 들어 이러한 추세는 반전됐다. 금융위기 이후 변액보험의 매력이 줄어든 데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부각되면서 한국 보험시장 의 전망에 그림자가 졌다. 이에 2013년 네덜란드계 ING생명(현 신한라이프)을 시작으로 외국계 보험사들의 한국 탈출이 본격화됐다. 2023년 국내 보험시장에서 외국계 보험사들의 점유율은 9.3%에 불과했다.

현재 국내 보험시장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는 법인 기준으로 생보사 8곳, 손보사 3곳이다. 이들 중 ABL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AXA손해보험 등 다수는 대주주에 의한 매각 절차가 공식적으로 논의되거나 추진된 바 있으며 AIA생명과 동양생명, AIG손해보험 등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되는 곳도 있다. 사실상 외국계 보험사의 반수 이상이 한국 철수 가능성을 내재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시장 축소뿐만 아니라 보험 가입률이 98%에 이르는 시장의 과포화 문제, 당국의 과도한 규제와 회계제도 변경 문제 역시 한국 보험시장의 매력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분석한다.

업계에서는 한국시장 철수 의사가 있는 글로벌 보험사들의 한국 법인 매각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각설에 휩싸인 외국계 보험사들 중 동양생명이나 AXA손해보험 등 대표이사를 교체한 곳에 대해 매각 작업 본격화의 사전 작업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일부는 한국사업 의지 여전, 인구 대비 큰 시장규모 매력

다수의 글로벌 보험사가 한국 철수를 고려하는 가운데 한국에서의 사업 의지를 이어가는 곳도 있다. 스위스 처브그룹이 대표적이다. 처브라이프생명과 ACE손해보험을 운영하다 미국 시그나그룹으로부터 라이나생명까지 인수해 3사 체제를 구축한 뒤 라이나생명을 중심으로 자회사형 GA(법인보험대리점) 라이나원까지 출범하는 등 입지 강화에 적극적이다.

처브그룹은 한국을 아시아 보험시장 공략의 요충지로 보고 있다. 지난해 에반 그린버그 회장이 직접 한국을 찾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한국시장에서의 투자 확대 및 상호 협력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AIG손해보험 역시 한국에서의 사업 지속 의지를 보이는 외국계 보험사다. 매각설이 불거진 보험사들 중 대표이사를 교체하지 않고 기존 사업전략을 유지한 곳이기도 하다. AIG손해보험은 회계기준 변화에 대비해 일반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장기보험 중심으로 개편해 왔다. 지난해는 순이익 774억원의 실적 신기록을 내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 바로 다음 가는 규모의 보험시장이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7위 시장으로 인구 대비 규모가 큰 편이다. 보험 가입률이 높은 포화시장이기는 하나 이는 소비자들의 높은 보험 접근성을 방증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 보험시장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전망이 다소 어둡기는 해도 한국 보험시장의 규모 매력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외국계 보험사들은 한국 보험사 대비 자본구조가 튼튼한 편이며 이를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해나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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