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11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가 올해 말로 목표한 인도 현지법인의 상장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르면 이달 말 인도 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예비 투자설명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상장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겉으로는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조용한 쪽은 현대차다. 최소 3조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한 재무 이벤트를 앞두고도 3번의 해명성 공시를 내며 "검토 중이나 확정된 사안은 없다"는 신중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차의 신중함은 이해할 만하다. 인도 증시는 유동성도 풍부하고 성장세도 크다는 평가를 받지만 중복상장 우려를 고려하면 이를 시장에 선뜻 알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자들이 자회사(인도법인)에 몰려 모회사(현대차)의 주가가 하락하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 기존 주주들은 이제 막 큰 기회를 잡은 상황이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에도 큰 반응 없던 주가가 최근 26만~27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1974년 1월 상장 이후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고가다. 저평가 구간을 벗어나기 시작한 이 시점에 자회사 상장을 서둘러 시장에 알릴 이유는 더욱 없다.
하지만 이 침묵이 언제까지 이득이 될지는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단순히 외국의 한 사업장이라고 하기에는 인도법인은 미국법인 다음으로 큰 순이익을 내는 핵심 자회사다. 그러나 이곳의 상장 효과에 대해 시장은 이리저리 추측만 할 뿐이다. 본사가 상황을 정리해 주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그동안 인도에 전기차 생태계 구축과 생산 시설 현대화 등에 조 단위의 투자금을 투입할 계획을 밝혔다. 그런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여러 차례 강조해 온 현대차가 당장의 주가 하락을 걱정하며 침묵을 지키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시장은 확실하고 투명한 비전을 원하고 이는 결국 신뢰로 이어진다.
이 역시 '추측'이지만 시장은 일단 우려보다는 기대감으로 인도 현지법인의 상장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최근 만난 한 인도 투자 자문사 관계자는 "고용이나 매출 그 어느 모로 보나 현대차는 타밀나두주의 왕"이라며 "회수가 아닌 미래 투자의 방향성에서 보면 중복상장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했다.
상장 시간표가 흐를수록 공은 결국 현대차에 넘어간다. 시장은 기대를 현실로 만들 현대차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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